자부심을 가져도 좋은 전문직 서비스업
외국에서 흔히들 쓰는 ‘Hospitality’라는 단어에 들어가는 직업은 상당히 많다. 비단 호텔뿐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에서 손님을 접대 하는 일도 이에 포함이 되고, 숙박업은 물론이거니와 공항에서 안내하는 사람 그리고 승무원들 까지.. 사람을 돕는 역할을 주로 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는 업계를 통틀어 부른다.
스위스 호텔학교에서 ‘Tourism’ 첫 시간에 몇몇 단어의 어원과 역사에 대해서 배웠는데 ‘traveler’에 대한 기원은 이러했다. 집을 나서서 그 거리가 1km가 되었든 10km가 되었든 집을 떠나 다른 곳을 가는 모든 사람들이 ‘traveler’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레져로 여행을 가는 모습을 많이 상상하겠지만 어원으로 보자면 집을 나와 학교에 왔다 갔다 하는 그 행위조차도 ‘travel’에 해당하는 것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한국의 옛말이 있듯이 그 말이 요즈음의 호텔 업계에서도 많이 적용이 되는 것 같다. 글로벌 시대에 다양한 나라에서 손님들이 오다 보니 그 나라들의 특징에 걸맞는 서비스들을 추가로 등록을 한달 지... 예를 들면 식사 전 따뜻한 물을 찾는 많은 중국 손님들을 위해 커피 메뉴 제일 마지막에 ‘따뜻한 물’도 추가로 넣거나, 아랍계열의 ‘할랄’음식을 먹는 손님들을 위해 식당 메뉴에 ‘우리 식당에서 쓰는 모든 고기는 ‘할랄’ 과정을 거친 것들입니다.’ 라도 따로 표기를 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본인들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집’에서 하던 일들을 하게 해 줌으로써 그 편안함을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에서의 서비스의 일환이기도 하다.
사실 Hospitality 는 Hospital과도 연관이 많다. 초장기 호텔 산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아픈 사람들이 치료를 목적으로 의사가 있는 곳에 같이 머물면서 ‘hospital’에 ‘입원’해서 지낸다는 개념이 있었고 1970년에 공식적으로 유럽이나 북미에서 호텔산업이 번창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훨씬 전부터 ‘스위스’라는 나라에서는 유럽의 수많은 나라의 왕족들이 휴향을 오면서 접대 문화가 발달을 하게 되었고 그를 계기로 스위스식 럭셔리 서비스 스타일이 발전함과 동시에 ‘스위스 호텔학교’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대표적인 스위스 호텔리어로 우리가 많이 들어본 ‘리츠 칼튼’이 있다. ‘Ladies and Gentlemen serve Ladies and Gentlemen’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 셨듯.. 왕족을 접대하려면 그에 맞는 예의범절 및 격식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를 수행하려면 적어도 귀족계급은 되야 접대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현대에도 고급 호텔일수록 직원들의 그루밍이나 서비스 룰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쓰는 이유도 이렇게 연관이 있는 것이다.
‘Service’라는 단어의 의미를 보자면 Action of helping or doing work for someone 이다. 결국 우리가 고객으로 또는 손님으로 오는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주거나 그 사람들을 위해서 일을 해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매장 또는 식당에 갔을 때 시큰둥한 표정으로 별 관심도 없는 자세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자면 손님으로써 기분이 불쾌한 것이다. ‘봉사’의 의미도 있는데 실제로 남을 잘 도와줄 줄 아는 오지랖에 넓은 성격이 서비스업에서도 잘 살아남는 것 같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일을 해본 나의 개인적 경험으로는 한국에서는 ‘서비스직’에 관한 이미지나 사회적 통념이 해외에 비해 긍정적이지 않은 것 같고.. ‘전문직’이라고 딱히 인정을 받거나 대접을 받는 것 같지도 않다. 내가 현재 일을 하고 있는 뉴질랜드에서도 사실 Hospitality 쪽의 직업은 대학생들의 알바 또는 커리어로는 부적합 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팽배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뉴질랜드에서 운영하는 호텔 또는 조리전문학교도 많아졌고, 호주 및 뉴질랜드의 관광산업이 더욱 활성화 되면서 직업으로써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추세다. 호텔리어의 연봉만 비교해 봐도 그 인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 뉴질랜드에서는 ‘메니저’ 정도의 팀장급들도 한국 돈으로 환산시 4500만원 전후를 받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월 280정도인 3400만원 전후라고 했을 때 이 또한 차이가 많이 난다. ‘서비스 직이 힘든 일이다’라는 것은 뉴질랜드에서도 같은 인식인 것 같다. 오전반 오후반 야간반등 근무 교대 시간이 있고 아무래도 근무 내내 서있는 직업이고 주말에 일하고 주중에 쉬다 보니 이 직업을 기피하려는 젊은 층들도 많다.
하지만 요즈음 같이 인공지능이 많은 직업들을 앗아가는 시대에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만한 직업이 또 없다고 생각한다. 유럽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서비스업의 맛은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데서 온다. 일본의 몇몇 호텔들은 리셉션부터 로봇화 되어 로보트가 짐을 날라주기도 하는데.. 유럽에서는 아직까지 전통적인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고 오히려 사람과 대면하기를 더 원한다.
또한 서비스 업은 ‘IQ’ 중요하겠지만은 ‘EQ’가 높은 사람들이 잘 할 수 있는 직업이다. 마치 연기자가 연기를 잘하면 인정을 받듯이 본인이 맡은 역할에 맞는 서비스를 충실히 이행하고 인정을 받으면 훌륭한 ‘호텔리어’가 되는 것이다. 호텔에는 부서가 여럿인데 주변 관광지나 식당등을 예약해주고, 차를 주차도 해주며 짐을 방까지 날라주는 ‘Concierge’도 전통이 있는 부서 중 하나이다.
프랑스에서 운영하는 Les Clefs d’Or 라는 호텔 컨시어지 협회는 전 세계에 호텔에 있는 전문 컨시어지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나눔을 갖는다. 이 들이 자부하는 면 중 하나는 단순히 짐을 나르는 것뿐 아니라 손님과 대화하고 그 손님들이 웃을 수 있도록 즐거운 농담을 나눌 수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능력. 그것은 아무나 갖을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이 아닐 까 생각한다. 서비스업에 있는 많은 분들이 그런 자부심으로 즐겁게 일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