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초등학교를 들어가는 아이를 위한 생활 속 노력들
나도 내년에 드디어 학부모가 된다. 안 그래도 초등 1-2는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짧아 워킹맘들이 고민이 많은데, 코로나 여파로 집에서 더 케어를 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
9 to 6 회사원이었던 때 조부모님께 맡겨진 아이들이 학습관리나 생활습관 관리가 어려워 고민이던 시절도 있었고,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를 옆에서 더욱 잘 돌보기 위해 처음에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장 더 나아가 지금은 재택이 가능한 직업을 갖게 되었다.
집이라는 공간 안에 나의 개인 사무실이 생기다 보니,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엄마가 일하고 책상에 붙어있는 모습을 보게 되어 좋고 공부할 맛 나는 분위기가 잡힌 공부방에서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명문대 합격생들 또는 그 어머니들의 생생한 후기들은 하나같이 '환경'이 중요하다고 한다.
유치원이 육아에서 자녀교육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라면 초등학교는 그야말로 자녀교육의 기본기가 닦이는 시기이다. 선배 엄마들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이며 동시에 너튜브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후기 인터뷰들은 하나같이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작은 화분 하나를 잘 키우는 데에도 온습도와 물 주는 양, 흙까지도 중요한데.. (하물며 분갈이하다가도 많이 죽는다고 한다..) 사람은 오죽하겠나..
최근 수능 만점 겸 서울대 경영학과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특목고 진학을 안 맞는 성격이나 성향도 있겠지만 그 환경 때문에 본인은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내가 쉬고 싶거나 나태해지고 싶을 때 내 뒤를 돌아보면 아직도 열정적으로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 보이고, 6시에 도서관에 나가면 5시부터 공부하고 있던 아이들이 눈에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나 역시도 집안 환경 자체를 즐겁게 공부하며 배울 수 있게 해주고 싶었고 나의 노력은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직업으로 전환이 되며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내가 스마트 폰을 쳐다보면서 또는 TV를 보면서 아이에게는 공부하라고 손가락으로 시키는 건 최악의 자녀교육이다. 나도 책상에 붙어 있으면서 솔선수범하면 좋고 더 좋은 것은 집에서 선생님이 되어주는 것이다.
#자기 주도 습관을 잡아주기 위한 생활습관을 잡는 시기
요즘 교육계에서 다들 이야기하는 '자기 주도 학습'.. 자기 주도는 단어만 보았을 때와 달리 절대 혼자 하는 학습이 아니다. 유아기 때 생활습관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마치 두 발 자전거를 가르치듯 자전거를 부모가 잡아주면서 나아가다가 혼자 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식이어야 한다.
유치원 종일반을 다니는 첫째는 '규칙'이 있으면 반드시 따르기를 좋아한다. 처음에는 '약속 노트'라는 것으로 시작해서 내가 그 날 지키고 싶은 3가지를 써보고 지키면 스티커를 받고 그 스티커 수만큼 용돈을 받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그 약속 노트가 시간표가 되었고, 부득이하게 친구와 꼭 놀고 싶은 날이나 병원에 가는 등의 변수가 생기면 빠지게 되지만 그래도 80% 이상은 지켜지고 있다.
단순히 시간표만 보면 7살 아이가 저걸 소화해 낼까 싶은 생각도 얼핏 들지만 우리 집에서는 둘째도 오빠 따라 시간표를 만들어 지켜나가고 있다. 가정교사가 함께 하듯 엄마와 함께 놀이하듯 숙제하고 공부 개념의 책 읽기나 문제 풀기 뿐만이 아니라 자기 전에 하는 스트레칭 시간도 엄마가 먼저 리드해 준다. 다만 스트레칭 시간에는 돌아가며 5분씩 선생님이 된다. (큰 아이가 선생님으로 가르치기도 하고 작은 아이가 가르치기도 하는데 5살 꼬맹이는 개구리 포즈나 캥거루 흉내 등을 가르치면서 즐거워한다. 정통 스트레칭이 아니더라도 웃으며 신체를 움직이면 긴장도 풀리고 아이가 하는 몸짓을 가족들이 다 따라 해 주면 아이가 리드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활 속에 배울 수 있어 좋다.)
중고생이 되어 자기 주도 학습을 시작을 하려면 공부에 대한 계획은 필수이다. 마치 내비게이션을 가진 자동차처럼 내가 어디로 갈지 목적지를 설정하고 그 방향으로 따라가야 한다. 그래서 약속 지키기와 시간표 만드는 것을 선택했다. 지금은 엄마에 의해 만들어진 시간표지만 앞으로는 아이가 습관화를 통해 본인의 시간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그동안은 주로 유치원 외에 학습지만을 했는데, 처음에 두 과목으로 시작했지만 아이가 원해서 4과목으로 늘어났다. 학습지는 비용이 효율적인 장점이 있지만, 결국은 엄마와 학습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월요일에 수업을 받으면 4과목을 매일 나누어 엄마가 함께 대화를 주고받으며 공부해야 한다. 단, 엄마가 옆에서 함께 참여해야 아이도 지루해하지 않는다. 글을 읽을 때도 엄마 한 줄 나 한 줄 이렇게 해주기를 바라고 문제를 풀고 나서 빠뜨린 부분도 지금 시기에는 엄마가 챙겨줄 수밖에 없다.
*참고로 시간표 속 'History Book Time'은 역사책을 읽는 시간이 아니다. 나만의 역사책을 만드는 시간으로 그림일기 처럼 그날 아이가 기록하고 싶은 일을 사진을 붙이거나 그림을 그려가며 쓰게 하고 있다. 이 시간이 아이가 하루를 돌아보게 함과 동시에 그림그리며 수다떨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 학습을 만들어 주려면 '생활습관'을 통해 아이의 성향도 다져주어야 한다.
육아기 때부터 내가 항상 지켜왔던 철칙이 있다. 혼자 하려는 의지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그때 내가 천천히 손을 놓는 것이다. 이유식을 시작할 때 혼자 숟가락을 쥐고 싶어 할 때가 첫 시작이 었던 것 같다. 단,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음식을 한동안 치우는 데에 인내가 많이 필요하다. 그다음은 걷기 그리고 기저귀 때기 수순으로 넘어갔던 것 같다. 기저귀를 차기 싫어할 때 오줌 이불 빨래를 한 달 내내 하면서 아이가 배워나간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에게는 육아책에 나오는 몇 개월 때 이러하다 라는 기준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아이가 관심을 보일 때 밀어주었다. (물론 빠른 편이기도 했다. 걸음도 7개월부터 시작한 아이였으니..)
그래서인지 '스스로 하기'가 자연스러워진 지금 아침에 일어나서 유치원 버스를 타기까지 아침을 준비해 주고 새로 씻은 물병과 수저세트를 내어주는 것만 빼면 모든 것은 아이가 스스로 한다. 일어나서 세수하고 이불을 정리하고 밥 먹고 양치하고 옷 갈아입는 일까지... 지금은 익숙해져서 그 순서를 바꿔 보거나 엄마에게 무엇이 빠졌는지 물어보기보다 머릿속에 큰 순서를 그려보고 체크해 나가는 방식으로 까지 발전했다.
학습지 과목 선택도 마찬가지였다. 글을 읽고 쓸 줄 알아야 폭넓게 책도 보고 학습이 되기에 한글과 함께 창의수학 과목은 엄마가 선택해 준 것이지만 한자와 중국어는 아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시작이 되었다. 내년에 초등학교를 가면 오후 시간이 비어 아이는 미리 본인이 관심 있는 몇 과목을 정해 두었다. 예체능 과목들을 추가해서 학교 끝나고는 어떤 학원을 가고 싶은지 엄마에게 이야기해두었다. 그래서 우리 모자는 내년 계획을 함께 만들었다.
#제대로 된 자기 주도 학습을 위해 메타인지를 함께 훈련한다.
학습지를 같이 하다 보면 아이가 대충 넘어가고 싶어 하거나 틀린 부분을 본다. 우리 아이의 경우는 지적받는 것을 엄청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함께 리뷰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노트를 하나 따로 챙겨 적어 두었다가 시간이 좀 지나 질문하고 머릿속에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그와 동시에 모르는 것이 창피한 것 또는 짜증 나는 것이 아니며 몰랐던 부분에 더 엄마와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메타인지를 제대로 하는 우등생 아이들을 보면 내가 아는 것을 막연히 뿌듯해하며 그냥 두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100% 익히는 데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학습지 한 권을 하더라도 몇 번 아이와 같이 반복하는 것이 좋은데 쉬운 일이 아니다.
단, 메타인지는 아이를 관찰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혼자 이겨 나갈 수 있도록 툭툭 방향 제시를 할 뿐 엄마의 잔소리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 핵심이다.
#엄마의 가장 큰 역할 - 호기심을 유지시켜 주는 것
관심을 보이고 호기심을 가진 그 순간부터 그 호기심을 발전시켜 주어야 하기에 선택한 방법은 '현장학습'이다. 아이가 100명의 위인들 노래를 흥얼거리며 노래에 나온 인물들을 궁금해하여 우리 가족은 매주 토요일 현장학습을 간다. 엄마 아빠가 장소를 몇 군데 추천하고 아이가 선택해서 가는 방식을 택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간표에 현장학습을 하는 날로 잡혔다.
매주 박물관 투어를 다녀서 인지 (코로나 걱정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큰 박물관만 다니고 있다. 박물관들도 매 시간 입장인원 제한하고 방역에 철저해 그나마 안심이 되고 요즈음에는 사람이 많이 없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그다음엔 어디를 갈지 아이의 호기심도 방향을 찾아가는 것 같다.
어른도 같은 것을 반복하면 금방 질리기 마련인데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과 자극이 필요하다. 그런 풍부한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엄마의 몫이기 때문에 현장학습도 좋고, 가족끼리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Family Legacy (가족 문화유산)를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다.
여행도 좋고 우리 가족의 경우는 테마가 있는 저녁식사도 있다. 멕시코 음악을 틀고 집에서 만든 퀘사디아와 나쵸로 저녁식사를 하거나 이탈리아 음식을 먹을 때에도 홈 레스토랑이 되는 것이다.
별거 아닌 것 같이 보이는 작은 이벤트에도 아이들은 너무나 즐거워 하기에 그렇게 뿌듯함을 느끼는 맛도 있다.
이제 본격 학부모의 시기가 시작되면 또 많은 고민과 과제들이 생길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 철칙은 늘 지켜나갈 것이다. 작은 관심의 불씨가 생겼을 때 더 크게 만들어 주는 것. - 지금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