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semite upper pine campground
지난 11월 1일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 6개월 후 날짜인 메모리얼 연휴에 맞춰 요세미티 캠프사이트를 예약하려고 광클을 했으나, 그 많은 캠프사이트가 30초 만에 솔드아웃되서 허망하게 스크린을 바라봤다. 그 뒤로 마음을 닫고 요세미티 빌리지 안에 있는 캠프그라운드에서 캠핑하는 것은 포기를 하고 살았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지난 목요일 오후 요세미티 안에 있는 캠프 그라운드들의 사이트를 봤더니..... 이게 왠 떡인지 몇 자리 있는 것이다. 좀 더 좋은 자리를 비교할 마음의 여유도 없이 35' 길이의 사이트가 보이자 마자 예약을 해버렸다. 남편에게 쪽지를 보냈다 " 내일 요세미티로 캠핑가요. 예약 했어요" 하루 전날 예약해서 다음날 캠핑가는 일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아마도 Tioga Pass( 요세미티를 중심으로 동쪽으로 향하는 도로 아주 유명한 도로)가 눈 때문에 도로가 폐쇄되고,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서 예약을 취소한 이들 덕분이리라.
저녁 5시에 출발했지만 엘에이 근교에서 금요일 저녁 교통 체증과 5fwy 북쪽 Tejon ranch 부근에서 머드 슬라이드가 생겨 치우는 동안 도로가 폐쇄되는 등등 여러가지 안 좋은 상황 덕분에 새벽 2시가 되서야 upper pine campground 사이트 151에 도착했다. 계속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과연 내일 돌아다닐 수 있을지 걱정과 함께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강아지들 데리고 캠프장을 한바퀴 산책을 했다. 우리 사이트는 화장실이랑 가까워서 사람들이 우리 사이트 쪽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캠핑을 가면 항상 어느자리가 좋은가 둘러보는 습관이 있는데 upper pine campground는 211 그리고 239가 캠프 사이트 끝에 위치해 있고 그 옆으로 creek이 흐르고 있어서 좋았다. 어제 새벽에 도착해서 요세미티 파크 입구에서 entrance fee 를 내지 못했고( 나가면서 내도 된다. 나갈때 파크 레인저가 물어본다) 캠프사이트 입구에 있는 사무실이 닫아서 체크인을 못해 아침 8시반쯤 갔더니 10시 체크인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자전거를 타고 바람도 쐴 겸 비지터 센터로 향했다.
자전거를 타고 나오자 마자 내 눈을 사로잡은 이 황홀한 풍경을 보곤 자전거를 더 이상 밟을 수가 없었다. 숨을 멈추고 내 눈 가득 믿을 수 없는 풍경을 담았다. 비가 와서 모든 자연색이 진해졌다. 구름의 다양한 색들과 순간 순간 바람에 움직이는 구름들 사이로 살포시 들어난 아름다운 바위들. 다양한 침엽수들의 녹색의 향연..눈, 귀, 코가 자연에 위해 치유가 되니 당연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행복함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었다. 그동안 공과사 모두 정신적으로 지쳐 있었는데... 정말로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비지터 센터에서 추천 받은 트레일중 일부러 챙겨온 자전거를 타고 다닐 요량으로 자전거 도로 위주로 오전에 다니기로 했다.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있다) 요세미티 안은 자동차로 다니기 너무 복잡하다. 무료 셔틀을 이용해도 좋지만 걷으면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싶다면 걷는 것을 강추한다. 도보와 셔틀 사이 이용수단이 자전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부부도 오후에는 셔틀을 타기도 하고 중간중간 걷으면서 내 성격엔 없는 여유를 가지고 둘러봤다. 다 못보면 어떤가.. 이렇게 눈 앞에 아름다운 풍경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면 바보 같을 것이다.
어떻게 바라보는 모든 각도다 다 예술이다. 왜 사람들이 요세미티 요세미티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폭포 이고 전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폭포란다 700미터가 훌쩍 넘는다.
주말을 이용해서 이 넓은 곳을 다 볼 수 없었다. 계절이 바뀔때 마다 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쌓인 meadows은 어떨까? 봄에는 다채로운 봄꽃들과 꽃향기는 얼마나 다양할까? 이번 요세미티 캠핑은 사전 탐사로 의미를 두기로 했다. 다음 요세미티 캠핑은 언제 올 수 있을까?기약 할 수 없지만 언제 비 맞으면서 자전거를 타고 트래킹을 할 수 있겠는가! 이 메마르고 메마른 캘리포니아에서.. 마른 사막의 베이지색 흙땅만 보다가 촉촉하게 젖은 짙은 갈색을 땅과 바위는 정말 생소하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