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gtington Beach - 젊음, 서핑, 그리고 캠프화이어
심심할때 하는 짓들 중 하나가 구글맵으로 장소찾기이다. 그러다 알게 된 곳 헌팅턴 비치 선셋 비스타 rv park 이다. 헌팅턴 시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recreation.gov 나 reserveamerica.com를 통해 예약을 못하고 다른 시나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곳들 처럼 자체 예약 시스템이 있다. 10월1 일부터 5월31 일까지 운영 캠프사이트를 운영한다. 말이 캠프장이지 그라운드 주차장을 캠프장으로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기에... 아스팔트 위가 내 캠프사이트이다. 도착 3개월전에 예약할 수 있다. 내가 5월1 일부터 31일까지 사이에 캠핑을 하고 싶다면 3개월전인 2월 1일부터 예약이 가능한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여행이나 캠핑이 이미 몇개월 혹은 일년전에 계획이 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2월2일 혹시하고 봤는데 메모리얼 연휴 주말에 딱 한자리 남아 운좋게 예약을 했다. 좋은 자리들을 미리 다 예약이 되고 안 좋은 자리가 남았을 것이라 지레 짐작하며 걱정 된 마음으로 리뷰들을 찾아봤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에게 정말 인기 많은 바닷가 도시의 캠프장이여서 인지 " 자전거 도둑 많으니 꼭 잠겨두어라" "시끄럽다 " "드럽다" 등등 걱정스러운 리뷰들이 꽤 많았다. 캠프장 가격도 다른 곳과 비교해서 비싼편이다. 한편으로 이런 단점을 제쳐두고 사람들로 북적대는 바닷가 도시의 해안 캠프장을 어떨지 무척 궁금하기도 했다. 캠프장 북쪽 해변에 위치한 dog beach를 갈때 마다 북적이는 해변과 헌팅턴 다운타운을 목격했기에 메모리얼 연휴에는 얼마나 더 북적일지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다. 집에서 고작 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니 운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없고 8시30 분쯤 도착했다. 10시에 캠프장 게이트가 닫혀 그 전 도착해야만 한다.
캠프장 예약을 하고 나서도 캠프 사이트 번호(4번)만 알고 우리사이트가 캠프장 어디쯤 위치 했는지 몰랐다가 도착해서 보니 우리 사이트가 바닷가 모래사장쪽으로 향해있고(우후!!) 우리사이트 바로 옆에 캠프장에서 바다로 향햐는 계단이 있다(흠!). 모든 사이트가 전기와 물은 공급되고 오수 연결이 없는 partial hook up 이였다. 캠프장내 rv 오수를 처리할 수 있는 dump station는 있으니 나가면서 한꺼번에 덤핑하면 된다.
남편과 내가 뽑은 가장 좋은 사이트는 17번이다. 앞줄 끝인데다 옆에는 장애자주차라 텅 비어있어서 넓게 쓸 수 있다.
바로 계단 옆이라 당황스러웠지만 수시로 강아지들을 산책시켜야 하는 나로써는 오히려 편했다. 다른 캠퍼들과 교류도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자전거로 근처 월마트에 가서 까먹고 안가지고 온 강아지 harness을 사오고.. 자전거로 왕복 20-25분 정도 걸렸다.
밤이 되어도 캠프파이어를 하는 젊은 사람들이로 가득하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음이 바닷을 가득 메우고 있고 캠프장의 나이 지긋하신 분들을은 각자 캠프체어에 몸을 맡기고 젊음을 펜스 넘어로 구경하고 있었다. 10시가 되자 경찰차와 파크레인저 트럭들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내달리며 백사장에 있는 사람들을 내쫒는다. 산더미 같이 쌓아 놓은 장작들을 미처 다 태우지도 못하고 아쉬움으로 몇 번 더 백사장에 발을 딛다가 쫒겨나기를 반복하곤 철수를한다. 그러자 캠프장 몇몇 사람들이 백사장 캠프파이어링들에 널려 있는 장작을 주워 온다. 주변 캠퍼들과 이미 안면을 튼 남편도 정보를 얻어 나무줍기에 동참해서 8덩이를 주워 왔으니 한 10여불 어치는 될 것 같다. 하지만 정잗 캠프사이트에는 화이어링이 없어 캠프화이어를 하기 위해 개인이 준비해 와야 하는데... 우리부부는 그동안 캠프사이트마다 설치 된 화이어링을 사용했기에 필요성을 못 느껴 준비를 하지 못했다.
캠프장 바로 옆에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있는 pacific coast highway (1번 도로/고속도로)에서 차소리가 들리기에 '아 내가 도시 안에 있구나 ' 알게 된다. 그 동안 조용하고 도시에 좀 떨어진 곳들만 다니다가 도시 한 가운데서 캠핑을 하다보니 낯설기고 재미있다.
Surf city 답게 바다엔 파도를 기다리는 서퍼들로 가득했다.
요즘 잘사는 해안가 도시들이 바닷가 캠프사이트들에서 캠프화이어 못하게 법으로 정하는 추세인데... 이 헌팅턴 비치는 바닷가에 오히려 캠프화이어를 할 수 있게 화이어링을 만들어 놓았다. 먼저 오는 사람 맡으면 사용할 수 있는 first come first serve다. 아침 8시부터 와서 화이어링에 자리잡은 사람들도 많았다.
동시에 화이어링에서 올라오는 연기나 곳곳에 친 간이 천막덕분에 피난을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어찌보면 현실에서 벗어난 현실 피난민이기도 하다. 나 역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