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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Tree Mar 26. 2022

미국의 무차별적 낙태 금지법

성폭행, 근친상간으로 인한 낙태도 금지

미국에선 요즘 보수 성향 주들의 무차별적 낙태 금지법으로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낙태 금지법을 통과했는데 텍사스형과 미시시피형으로 나뉜다. 


텍사스 주의회는 사실상 모든 낙태를 금지한 낙태금지법을 통과시키면서 낙태 찬반 논쟁에 불을 붙였다. 텍사스주 낙태 금지법은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것으로, 성폭행 또는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조차도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한다. 그리고 임신 6주가 지났는데 낙태 과정에 도움을 주거나 방조한 이들도 처벌할 수 있다. 특히 고소를 장려하기 위해 일반인에게 1만 달러의 포상금을 준다. 낙태를 받은 사람, 낙태 시술을 집도한 의사, 임신부가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병원까지 태워다 준 우버 기사, 그리고 낙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가족과 친구도 낙태를 방조한 혐의로 고소할 수 있고 1만 달러의 포상금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서 낙태를 원하는 텍사스 임신부들이 옆동네인 오클라호마주에 가서 낙태를 받았는데 오클라호마 역시 임신부의 생명을 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전면 금지시켰다. 찬성 78 반대 19의 압도적인 의회의 지지로. 그런데 임신 6주 전은 극초기라서 임신이 되었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  


미시시피형 낙태금지법은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며 역시 강간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도 예외가 없다. 그리고 낙태한 사람, 낙태를 집도한 의사를 신고하면 2만 달러의 포상금을 받는다. 텍사스형보다 두배의 포상금을 준다. 미시시피형의 특이한 점은 강간범의 가족도 그로 인해 임신부가 낙태한 것을 알고 신고하면 2만 달러의 포상금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시시피형은 낙태를 집도한 의사는 감옥에 가거나 의사 자격증을 박탈당한다. 현재 애리조나, 아이다호, 플로리다주가 이런 미시시피형 낙태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미들베리 칼리지 (Middlebury College)의 케이틀린 마이어스 경제학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낙태를 하려는 사람의 약 4분의 3은 저소득층이며, 절반 이상은 실직이나 파트너와의 이별 등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라고 한다. 낙태를 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저소득층이거나 실업상태인 점을 고려할 때, 낙태가 무조건적으로 금지될 경우 이들의 경제 상황은 더욱 처참해질 것이다.  


실제로 여성들의 신용 보고서 조사에 따르면 원치 않는 임신을 중단하지 못한 여성의 경우 부채를 연체하거나 파산이나 강제퇴거에 몰리는 경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텍사스형의 낙태금지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공유차량업체 리프트와 우버는 자사의 운전기사가 이로 인해 고소당할 경우 소송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많은 주에서 이런 무차별적인 낙태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는데 “난 이런 사람이야”라고 유권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것이지 아님 또 다른 문화전쟁인지 모르겠지만 극히 퇴보적이고 여성의 헌법적 권리를 공격하는 비미국적인 법이다. 


어느 어두운 구석에서 텍사스형 또는 미시시피형 무차별 낙태금지법으로 괴로워할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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