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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Tree Aug 23. 2023

미국마트에서 완판 된 '냉동김밥'

경북 구미 '냉동김밥' 오픈런 

경북 구미의 신생 식품업체가 미국 트레이더조스 (Trader Joe's)를 통해 8월 초 현지 판매를 시작한 '냉동김밥'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트레이더조스는 미국 전역에 56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마트'이다. 쉼 없이 쏟아지는 재미난 콘셉트의 신상품, 믿을 수 있는 품질 그리고 무엇보다 착한 가격 때문이다.  


상품명은 ‘김밥(Kimbap)’이라는 한국어를 그대로 썼다. 그 아래 영어로 ‘한국 두부와 야채로 만든 쌀밥 김말이’라는 소개 문구를 넣었다. 가격은 3.99달러(약 5300원)다. 이 생소한 '냉동김밥'이 미국 대형 유통 채널과 만나면서 '초대박'을 터뜨린 거다.  


냉동식품이지만 가격경쟁력으로만 봐도 승산이 있다. 김밥은 주로 한인마트에서 파는데 코로나 이후 한 줄 가격이 12.99달러 (약 17,000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 내용물보다는 밥이 많아서 목이 메고 맛이 없다. 


매체에 의하면 '냉동김밥' 수십만 개가 들어간 250t 규모 물량이 순식간에 완판 됐다고 한다. 트레이더조스 직원에게 김밥이 잘 팔리냐고 물었더니 "매장오픈 시간을 기다렸다가 새로 배달되는 김밥 박스에서 10개씩 한꺼번에 사 간다. 이런 반응이 있을 줄 몰랐다."라고 한다. 그야말로 '냉동김밥' 오픈런이다. 


육류 수출에 제약이 있어서 유부와 야채를 넣고 만든 것 같은데 두부 (Tofu)를 대표 건강식품으로 인정한 미국사람들은 소고기보다 유부를 훨씬 더 좋아할 것 같다. 실온 해동해서 참기름을 살짝 발라먹으니까 밥도 쫄깃쫄깃하고 조금 달지만 유부맛도 좋았다. 학교와 직장도시락, 여행, 비상식량으로 그리고 손이 많이 가는 김밥을 만들어 먹을 시간이 없거나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SNS에는 김밥 먹는 영상, 냉동김밥 조리법, 계란에 구워 먹는 김밥, 한국 라면과 함께 먹는 김밥, 냉동김밥의 품절과 마트 오픈 대기영상이 올라와 있고 수십만의 '좋아요'와 엄청난 댓글이 달렸다. 


트레이더조스는 이미 많은 한국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김, 김치, 잡채, LA 갈비, 떡국떡, 떡볶이, 파전, 고추장 등. 하루는 우리 동네 트레이더조스에 갔더니 작은 사이즈 고추장 수백 개를 피라미드처럼 중앙에 쌓아놓은걸 보고 '웬 고추장?' 싶었다. 그런데 다음날 가보니 (나는 운동삼아 걸어서 매일 트레이더조스에 간다) 그 피라미드의 바닥이 보였다. 한국사람들은 한인마트에서 큰 용량을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걸 알고, 한인마트도 5분 거리에 있으니까 굳이 여기서 안 살 텐데 그 많은 고추장을 누가 다 집어갔을까? 싶었다. 

                  LA 갈비, 떡국떡, 불고기 김치볶음밥, 잡채, 떡볶이, 파전은 오래전부터 인기상품이다.


내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수십 년 전에는 한국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어떤 나라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이제 미국은 K팝, K드라마와 영화, K푸드 그리고 '냉동김밥'에까지 포위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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