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에서 말하는 헛똑똑이 오류 Ludic fallacy
아니 이게 무슨 소리냐구요? 똑똑하니까 돈도 잘 버는 거, 투자도 잘 하는 거, 당연한 거 아니었나요?
물론 많은 똑똑한 분들 중에 투자를 정말 잘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오늘 제가 설명드리는 오류는 이런 똑똑한 분들이 자주 빠지는 경우를 말한다고 합니다.
일례로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 S대에서, 투자에 대해 가르치는 C 교수님 사례가 참 유명해요.
투자를 알려주는 첫 수업에서 교수님이 이러십니다. “여러분, 주식투자 하지 마십시오.” 사람들이 막 웃죠. 투자를 가르치기로 한 교수님이 시작부터 투자를 하지말라고 하시니… 이 분이 사실 투자로 돈도 많이 벌으셨다가 엄청 손해를 많이 봤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죠.
오늘 제가 알려드릴 이야기는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 오류. 정확한 명칭은 “루딕 오류(Ludic fallacy)" 다른 말로는 ‘헛똑똑이 오류'. 단어만 들어도 대충 감이 오시겠지만, 어떤 배경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제가 투자할 때 꼭 읽어보라고 추천 받은 책 중의 하나가 <블랙스완> 이라는 책이에요. 이걸 최근에 읽었는데요. 오늘 할 이야기가 이 책에서 나옵니다.
이 책은 2008년 금융위기를 예언했던, 나심 탈레브 교수님이 쓴 책입니다. 금융위기를 예언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블랙스완의 원래 뜻은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왜냐하면, 18세기에 호주에서 검은 백조가 실제로 발견된 거예요. 이전에 기존의 관찰과 경험으로는 이를 예측 못했죠. 하지만 예측과 다르게 검은 백조가 실제로 출현한 겁니다.
그래서 ‘블랙스완’은 요즘 예측을 벗어나서, 예기치 못한, 극단적 상황이 일어나는 일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블랙스완은 검은 백조를 통해 관찰했던 경험, 학습, 지식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제한적이며 허약한 것인지를 지적합니다.
일반적일 것 같이 느껴지는 현상,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현상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과 의견을 이야기 했는데요. 오늘 루딕오류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옛날에 뚱보 토니와 존 박사가 같이 살았대요. (이름만 들어도 왠지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뚱보 토니는 객관적으로 과체중은 아닌데, 다만 체형 탓에 어떤 옷을 입어도 어울리지 않아 보였대요. 비싼 맞춤 양복을 걸쳤지만, 조금 저렴해보이는 느낌이 있고. 금팔찌를 걸치고, 털이 수북한 두툼한 손, 특유의 검정색 감초 사탕 냄새가 뚱보 토니의 인상이었다고 합니다.
인상과는 별개로 그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었대요. 사람들도 많이 알고, 마당발이었다고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유일한 골칫거리는 체중이었다고 하네요. 토니는 미국사람인데, 가끔 애리조나 주에 있는 다이어트 캠프에 가서 밥을 굶고 살을 좀 빼긴 하지만, 돌아오는 일등석 비행기 안에서 너무 많이 먹어서 다시 원점이 되었다고 해요. 높은 자제력은 가지고 있었지만, 뭐 뱃살 관리는 잘 안되는 캐릭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뚱보 토니는 1980년대 초반 뉴욕 시의 한 은행 신용장 담당 부서의 사무원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사무 업무뿐만 아니라 은행에서 시키는 잡동사니 일을 다 떠맡았죠. 이후에 작은 기업에게 대부를 해주는 자리로 (돈을 빌려주는 자리로) 승진을 했고, 거대 은행에서 자금을 얻어내기도 하고, 관료 체계의 작동 규칙이나 서류작업에 대한 노하우를 빠르게 파악해가지고, 이 금융 사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은행 직원 신분이면서도 기업 청산 절차나, 금융 기관을 상대로 자산을 취득하는 일에도 관여하면서 배우고, 나중에는 이 노하우를 가지고, 작은 마을 금고에서 돈을 빌려 주기도 하고, 주유소를 매매하는 사업도 했다고 해요.
아. 이런 능력자! 이 뚱보 토니는 힘 하나 안들이고 돈을 버는 놀라운 수완을 타고 나게 되었습니다. 출퇴근도 노동도 회의도 필요없이, 자기 방에서 편하게 간단한 거래만 하면 그만이었대요. 추가 요금 없이 일등석을 얻기도 하고, 꽉 찬 주차장에서 인맥이나 혹은 개인적 매력을 발휘해가지고, 없는 자리도 확보하는 빼어난 능력도 보유했다고 합니다.
반면에, 존 박사는 본래는 전기공학을 공부한 박사였지만, 지금은 보험 회사에서 회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컴퓨터와 통계학에 모두 능통한 덕택에 보험회사 시뮬레이션 담당으로 채용됐대요. 보험회사에서 설계, 시물레이션 파트는 진짜 똑똑해야 한다고 저도 알고 있거든요.
그 분의 생김새는 이렇습니다. 꼬장꼬장하게 마른 체격, 검은 양복에 안경을 쓴 사람!
존 박사의 집은 뚱보 토니의 집에서 그리 멀지는 않았지만, 서로 마주치지도 않는 사이였다고 합니다. 존 박사는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시간표의 달인이고, 일과가 시계추처럼 딱딱 정확하게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존 박사는 근면하고 합리적이고 신사적인 사람이었어요. 토니와는 반대로,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존 박사의 근무 시간과 여가 시간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선이 그어져 보였대요. 근무시간에는 진짜 열심히 일한거죠.
존 박사와 뚱보 토니는 극과 극처럼 보이는데, 이런 두 명이 동전 던지기에 대해서, 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면이 나올 확률과 뒷면이 나올 확률에 대해 논의를 했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너무 쉽나요?
존 박사는 당연히 50% 이지! 앞 또는 뒤! 둘 중에 하나이니까. 2분의 1 확률!! 여러분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아닌가…?
뚱보 토니는 이 얘기를 듣고 막 웃네요.
“어림 없는 소리! 현실에서 그런 ‘50퍼센트' 게임을 하는 사람은 봉 아니면 사기꾼 뿐이야! 공정한 게임을 기대하다니…하하하. 현실은 아흔아홉 번 던져서 모두 뒷면이 나왔다면, 동전의 앞뒤 확률이 똑같다는 가정이 무저건 잘못된거지. 내가 은행다닐때 부터 알았는데, 이런 헛똑똑이들은 머리가 제대로 돌질 않는데다가 너무 일에 치였어. 이런 사람은 현실에 작업 걸면 딱 쉽게 넘어가더라고!”
여러분, 뚱보 토니의 말이 왠지 틀린 것 같지 않아 보이죠? 뚱보 토니 이야기를 듣고 나니가, 왠지 존박사는 완전히 틀에 박힌 사람처럼 보이고, 뚱보 토니는 이 틀을 완전히 무시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나요? 뭔가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이런 현상에 대해서 루딕 오류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루딕’은 라틴어 ‘ludus’에서 가져왔는데요. ‘게임’을 뜻하는 말입니다. 마치 온라인 게임을 잘 하는 논리를, 현실세계에서도 적용하는 거죠. 그런데 현실은 어때요? 불확실성이 크고, 운도 많이 따르는데, 근데 그 게임의 이론을 현실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하려는 오류를 루딕 오류라고 합니다.
이론은 이론일뿐, 현실은 좀 다를 수 있잖아요.
왜~ 학창 시절 모든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수재가, 사실 사회에 나가서는 적응을 못하기도 하고요. 오히려 공부 못하고 낙제생이었던 친구들이 큰 돈을 주무르기도 하잖아요. 실제로 응용 의학 분야에서인가 노벨상을 수상한 분이 학교 때 낙제생이 있다고 합니다. 낙제생이 노벨상까지 가능하네요!
실제로 제 주변에 똑똑한 언니 오빠들, 형들이 이런 케이스가 있었어요. 수학도 잘하고, 아는 것도 많고, 성적도 좋고, 컴퓨터도 엄청 천재적으로 잘 하시는 분인데, 사실 주식 투자로 돈을 많이 날린 케이스가 있어요. 근데 이런 이야기는 공식적으로는 못하고 암암리에 친한 친구들만 아는 진실이죠.
루딕 오류는 이런 현상을 설명해줍니다. http://bit.ly/Kosho_app
똑똑한 사람일수록 스스로가 믿는 이론에 갇히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왜냐면, 나 똑똑이가 정리한 이 가설이 맞을 확률이 아주! 매우! 높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제 논리가 틀린 적이 거의 없다니까요!! 라고 하면서 현실에서 자신의 의도대로 되지 않는 것들, 예를 들면, ‘금융 투자 시장'에서 ‘주식을 투자한다' 자기가 정확하게 분석하고 들어갔는데, 이게 아니다 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거 사실 많이 힘들잖아요? 이게 힘들어서 살 때 팔 때,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하기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왜냐하면 이론은 맞는데, 현실이 정확히 딱 이론은 아닌데도. 완벽한 이론이나 분석, 설명 가능한 정확한 상황 같은 현상을 선호하는 거죠. 그래서, 어떠한 한 현실을 고정된 이론에 맞춰 재단하고 판단하는 경향을 ‘루딕 오류’가 발동된다고, 그리고 ‘헛똑똑이 오류’가 발동된다고 합니다.
자신의 똑똑함이 가끔은 지나치게 틀에 잡히게 되어, 손실을 확정짓는 순간이나, 기대하지 않았던 의사 결정을 빠르게 해야 할 때, 실수를 하기가 쉬워지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바둑을 잘 둔다고 ‘삶’ 에서의 추론 능력이 더 뛰어나지는 않죠.
학교에서의 배움, 게임의 법칙은 오히려 현실에서는, 이론처럼 아름다운 가설과 환경이 아니기때문에, 무질서한 삶에 방해가 될 수가 있다고도 합니다.
실제 현실에서도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것’ 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투자에 접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의 교훈!
똑똑하다고 자만하지도 말고, 잘 모른다고 기죽지도 말자.
투자에 있어서 현실적인 접근법이 무엇인지 항상 생각해보자.
http://bit.ly/Kosho_app
참고자료:
책 <블랙스완 The Black Swan> by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Nassim Nicholas Tal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