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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ie Bomi Son 손보미 Feb 22. 2020

우정은 지혜로운 사람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오디오북] 우정에 관하여 - 키케로 Cicero

"인생에서 우정을 앗아가는 자들은 
말하자면 세상에서 태양을 앗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네." 


권력자가 될수록 외로워지고 부자가 될수록 주변에 친구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친구는 하나도 없는 모습은 어쩐지 외롭고 맥 빠지는 일인데요. 잘 나갈수록, 이익을 바라는 이들이 늘고, 그런 탓에 다가오는 사람들에 대한 의심은 계속 늘어납니다. 속내를 나눌 친구를 만들기가 점점 어려워지죠.


오늘 읽어볼 책은 키케로의 ‘우정에 관하여' 파트입니다. 아내와 이혼하고 딸까지 잃은 만년의 키케로(106~43, 63세)는 카이사르의 집권 후 공화국 회복에 대한 희망마저 버리게 됩니다. 그의 곁에 남은 건 평생지기 앗티쿠스(110~32, 78세) 뿐이었죠. 일명 ‘라일리우스' 라고 하는 이 대화의 글은 B.C.44년(당시 키케로 62세, 앗티쿠스 66세) 노인이 된 친구의 우정에 고마움을 표하고자 책을 헌정합니다.


우정의 본질은 무엇이며, 우정이 지켜야 할 원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줍니다. 우정은 미덕에 기초하고 미덕에 의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우정의 핵심은 조화와 안정과 신뢰인데, 이는 미덕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이 대화편은 격조 높고 차분하고 운치 있는 문장으로 키케로의 대화편들 중에서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단테는 자신이 동경하던 여인 베아트리체가 죽은 뒤 이 작품을 읽으며 위안을 얻었다고 합니다.


신곡의 원천이 되었던 단테의 베아트리체 사랑


키케로는 뛰어난 자질을 지닌 정치가이며 공공 관리였습니다. 무명의 변호사에서 국가의 리더가 되기까지, 그는 매우 뛰어난 행정 능력이 있었으며, 당대의 탁월한 웅변가였습니다.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의 한 분인 키케로가 말하는 우정에 대해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좋았던 부분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우정은 지혜로운 사람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부는 소비하는 데, 권세는 존경받는 데, 관직은 명망을 얻는 데, 쾌락을 즐기는데, 건강은 고통에서 벗어나 신체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만 이바지하지만, 우정은 모든 곳에 이바지합니다. 그중 가장 큰 이점은 미래를 향하여 밝은 빛을 투사하여 영혼이 불구가 되거나 넘어지지 않게 해 줍니다.


우정의 본질은 인간의 본성에서 유래했습니다. 우정(amicitia)이란 말이 사랑(amor)에서 파생되었듯이, 필요와 계산보다는 사랑의 감정과 결합된 호의에 의해 맺어집니다. 우리는 부자나 권력자보다 정직, 명예 등 미덕을 갖춘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끼는데, 이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듯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우리가 친구에게서 가장 즐기는 것은 그에게서 얻는 이익이 아니라 친구의 사랑 그 자체입니다.


우정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우정을 위협하는 상이한 이해관계, 상반된 정치적 견해, 점점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성격적 결함, 여자나 관직 등을 두고 벌이는 경쟁 등을 피해야 합니다. 우정 대신 부와 명예를 택하는 친구보다 신뢰가 있고, 견실하며, 의연한 사람을 만나야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정을 맺어주는 것도 미덕이고 우정을 지켜주는 것도 미덕입니다. 조화와 안정과 신뢰는 모두 거기서 비롯됩니다. 우정은 미덕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만큼 미덕을 높이 평가하되 미덕 다음에는 우정보다 더 탁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친구의 의미를, 우정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살아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의 명문장들을 자주 듣고 싶어서 몇 부분 녹음해봤습니다.



지적인 여성을 위하여 #BomiTV ♥ 손보미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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