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답답해진 아침
기상: 5시 40분
착석: 6시 10분
어제는 전날 음주로 새벽기상을 하지 못하였다. 나이를 먹을수록 음주의 영향력이 그 다음날 더 크게 느껴진다. 맥주 두잔 정도만 먹어도 그 다음날 찌뿌둥한 몸과 머리. 이런 찝찝한 느낌을 경험할 때마다 술과는 점점 멀어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시원한 맥주를 들이킬때의 속시원함이 있는데, 이런 것을 앞으로는 점점 삼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아쉽지만..
오늘은 기존과 같이 명상, 독서, 영어공부의 루틴을 수행했지만 평시보다 답답하게 시작했다. 새벽간에 와있는 아버지의 문자때문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이런저런 일을 처리해 드려야 하는데,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시차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기도 하고 자꾸 자존심을 내세우는 아버지의 문자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에게 감사함은 분명히 있지만, 성장 과정에서 따뜻한 대화보다는 단절이 더 많았고 나를 위해주는 마음은 분명히 느낀적이 많지만 표현과 전달 방식은 뭉툭하기 그지 없어 제대로 유대감을 느낀적이 없다. 이런 생각을 할때마다 내 자신이 불효녀라 생각하지만, 나도 가슴이 답답해지는걸 어쩌랴.
언젠가부터 나와 대화할때는 항상 돈이 앞서고, 무슨 말을 드린다 치면 듣기싫다고 말을 막아버린다. 대강 듣기에 도움을 주려는 친척들에게도 그러시는것 같다.
자식이니 맘 편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실수도 있겠다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주변사람들의 모든 말에 자존심으로 대응하고 조금만 복잡한 얘기가 나와도 듣기 싫다 알아서 해라 라고 하시고, 동시에 불안하고 처지가 한탄스럽다며 계속 연락을 해 오시면 나도 불안하고 부담스럽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걱정과 불안 한가득과 자존심이 상해서 못살겠다는 문자를 받으며 한숨짓는 내가 부끄럽다가도, 이런 느낌을 갖는 내가 그럴만도 하다 라고 위안하다가도, 믿을 만한 자식 하나 해외에 나가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죄스럽고 그러하다. 죄책감과 연민, 전염되는 불안감과 마음의 부담, 책임감과 회피하고 싶은 마음. 복잡다난한 마음의 생각과 감정들이 이 아침을 지배했다.
자식으로서의 책임도 있지만, 나는 타향에서 일하면서 가족을 이끌고 있는 워킹맘이다. 내 가족을 위한 책임을 수행하는 것도 가끔가다 버겁다. 그럴 때마다 도망가는 공상을 한다. 모든 것을 그만두고 자유로운 순간을 누리고 있는 내 자신을 상상한다.
그러나, 모든 책임의 굴레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이 어디 있으랴. 인생이란 그런것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크게 한번 숨을 내쉬고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순리대로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