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ntment 다루기
기상: 5시 55분
착석: 6시 30분
새벽기상 일지를 며칠만에 쓴다. 금요일에는 기상은 이르게 했지만 쓸 시간이 없었고, 월요일 휴일이 끼어있던 Long Weekend에는 새벽기상까진 아니더라도 아침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정해진 루틴보다 독서 위주로만 했었어서 따로 일지를 적진 않았다.
요즘 나는 'Resentment (원망, 억울함, 분노)'라는 감정을 다루고 있다. 아침에도 불쑥불쑥 이 감정이 치고 밀려와 집중력을 흐트린다.
Resentment. 화보다 오래 남는 감정, 나를 소모시키고 나 자신을 자책하게 되는 감정- 한마디로 좋을 것 하나 없는 감정이다. 최근 부모님이 겪고 계시는 일로 부모님 및 한국 계신 친척분과 통화가 잦았는데, 부모님과 얘기할 때마다 마음이 가라앉고 유쾌하지 않은 것은 내가 보기에 고마워해야 할 주변의 간섭과 챙김인데도 자존심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이고 관계를 악화시킨 다는 점,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니들 알아서 해'라고 말하며 화를 낸다는 점 등등이다. 이것은 본인들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억울함, 키운 자식이 더 해줘야 하는데 본인들이 느끼기에 아쉽기만 한 원망, 형제 간에 금전 문제 및 거취문제에 대한 대화를 하게 되면서 깎아내려져 가는 듯한 자존심과 그에 대한 분노의 감정. 이 모든 것이 복합된 'Resentment' 때문일 것이다.
자존심보다 자존감이 더 중하다. 나이 먹으면 먹을 수록 느낀다. 나도 자존심을 내세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남겨지는 감정은 '옹졸, 치졸한 나에 대한 자책'이다. 자존심을 내세울 수록, 자존심을 깎아먹는 역효과가 난다. 그렇다면 필요한것은 나를 낮추는게, 한발짝 물러나는 게, 화를 쌓아놓는 것보다 용서하는거다. 이는 '나는 내가 소중하다. 흔들릴수 있지만 그래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라는 인식, 즉 자존감이 형성되어 있을 경우 가능하며 역설적으로 나를 낮추고 양보하고 용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상태이기도 할 것이다.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 나 또한 resentment라는 감정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겪었던 감정적 파도와 그를 만들어냈던 사람들에 대해..
Resentment는 보통 이 조합에서 생긴다 한다.
“나는 참았는데 / 배려했는데 / 양보했는데 그에 대한 인정·보상·존중이 없었다”
핵심은 ‘미해결된 기대(expectation)’ 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상대방이 알아주기를 은근히 기대했나? 내가 그 기대를 분명히 말했는가?
전자였을것 같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마음고생하는데, 그 성취를 제대로 알아주기를 '바랬던'거다. 결국 제대로 말하지 않았던 것은, 그걸 선택하고 막연히 기대한 것은 나였다. 또한 그에 대한 실망감을 감정적으로 풀어냈던 것도 결국 나였다. 냉정했어야 하는건데, 보다 명확하게 얘기했어야 하는건데- 라는 자책감도 들지만 사람이 어찌 항상 논리적으로 행동할수 있으랴. 이미 해버린 것은 어쩔 수가 없고, 그 후처리는 나의 몫이다.
후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렇게 노력해보고자 한다.
- 다 잘해야 한다 라는 요구와 그에 대해 다 잘 해 낼것이다 라는 책임감도 좋지만, 우선순위에 대한 명확한 정렬을 해나간다. 나만 아는 우선순위는 필요없다. 상사도 알아야 한다.
- 과거에 대한 감정이 아닌, 미래를 위해 내가 지켜야 하는 규칙을 생각해본다. 내가 할 것과 하지 말것, 상대방에게 얘기할 것과 얘기하지 말아야 할것. 감정은 얘기할 수록 감정이 쌓인다. 이 점을 명심하자.
- 회피하지 말자. 대신 전략적 거리두기를 하고 나서 대면하자. 우선순위의 정리, 내가 지켜야 하는 규칙, 이것을 다룬다는 나와의 약속을 제대로 하고 나서 편안한 마음으로 대면하자.
월요일 휴일 이후 이번주 첫 출근이다.
할일은 쌓여있고, 내 머리속 다뤄야 할 감정과 일들도 많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단순하다. 잘 마음먹고 생각한 대로 잘 해나가면 되는거다. 그러다 미끄러지더라도 내 자신은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일어나면 되는거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