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화된 자원, 희토류가 흔드는 세계 질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다." 최근 자주 등장하는 말입니다. 첨단 제조업의 필수 재료인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이 희토류를 '무역 전쟁'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뜻입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중국 외 국가에서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한 국가들을 둘러싸고,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대격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반도체법'에 따라 반도체 연구 등에 쓰일 자금을 희토류 사업으로 돌리는 방안까지 검토 중입니다. 신규 광산 투자, 희토류 정제·가공 기술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생산기업 ETF'는 VanEck Rare Earth and Strategic Metals ETF를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습니다. 이 ETF의 주요 편입 기업은 MP Materials, China Northern Rare Earth, Lynas, Albemarle 등입니다.
그렇다면 왜 서방은 이제 와서 희토류 공급망을 서둘러 키우려 할까요? 갑자기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을 깨달아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맞서기 위해 공급을 통제하고, 희토류를 무기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희토류를 지나치게 무기화할 경우 문제가 생깁니다. 서방이 더 빠르게 대체 공급망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죠. 당장은 중국이 쌓아온 '희토류 장벽'이 견고해 보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서방의 투자 성과가 하나둘 나타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딜레마입니다. 무기를 자주 휘두를수록 그 무기는 점점 무뎌집니다. 현재의 공급 우위를 이용해 강하게 압박할수록, 그만큼 서방이 빠르게 대응할 여지가 커집니다. 결국 희토류는 향후 몇 년간 중국이 압박은 하지만, 서방도 완전히 굴복하지 않는 '팽팽한 대치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정제 및 자석 생산의 9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급이 불안해지면 중국 기업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중국 정부는 보조금과 정책 지원을 통해 희토류를 계속 육성할 것입니다.
서방 기업은 아직 중국만큼의 영향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미국·일본·EU 등이 '공급망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정책 모멘텀은 강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광산 개발 지연이나 높은 비용으로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혜가 예상됩니다. 밸류에이션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전 세계 희토류 공급 통제에 따른 '쇼크' 확률이 존재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한 연구개발과 첨단산업 수요가 뒷받침됩니다. 서방과 비서방의 장기 대치 구도가 '자원 무기화'와 '전략적 비축'을 촉진해, 핵심 광물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국적에 상관없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