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하게 빛나는 겨울 유럽 밤 풍경들
도시의 밤을 사랑한다. 까맣게 내려앉은 어두운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 그리고 그것보다 빛나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조명들.
여행자에게 밤은 또 다른 도시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낮에 봤던 풍경도 밤이 되면 마치 처음 본 것과 같은 낯선 매력을 뽐내니까.
이번 여행은 겨울에 하는 터라 도시의 밤을 즐길 기회가 너무나도 많다. 사실 낮을 즐길 기회가 너무나도 부족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오후 3시만 되면 해 질 녘의 보랏빛 분홍빛으로 하늘이 물들다가 4시가 되면 어둑어둑해지고, 이내 깜깜한 어둠이 가라앉는다. 하지만 도시의 밤을 사랑하는 나도 처음엔 너무 빨리 찾아오는 밤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아직 둘러볼게 많이 남아있는데, 밤이 되면 시야가 좁아지고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온몸이 수축되니까 말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나는 겨울에 여행을 왔고 어쩌면 이렇게 겨울의 밤 풍경을 다시 보기 힘들지도 모르니
내가 사랑하는 도시의 밤을 마음껏 즐겨야지. 2017년 겨울 유럽의 밤하늘과, 밤거리를 쉽게 잊지 못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