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주변에 있는 그 사람.
사랑한다는 말.
그리고
좋아한다는 말.
둘 다 간질간질, 들으면 기분 좋은 소리다.
아들아, 사랑한다.
진심이 담긴 고백은 뭉클하다.
나 너 좋아해.
학창 시절 때 이보다 설레는 문장이 있는가?
둘 다 긍정적인 말이다.
언어의 사회성, 역사성에 의하면
단어마다 각각 어울리는 때와 상황이 있다.
하지만 오늘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건
사랑한다는 말과 좋아한다는 말의 사전적 정의나 쓰임새가 아니다.
나는 관계에 있어서의 구별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당신만의 사랑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의 구별법.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지
아니면 그저 좋아하는 건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그 사람과 함께 할 때에 있어서
그가 당신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면
좋아하는 것일 확률이 크다.
그 사람과 함께 할 때에 있어서
그가 행복해하는 모습이 당신을 행복하게 한다면
그것은 사랑하는 것이다.
여기서 뿌듯함과 행복감을 잘 구분해야 한다.
도움을 준 제삼자가 기뻐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다면
그건 스스로 뿌듯한 것이지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건 아니니까.
누군가와 함께 할 때 있어서 너무 좋고 행복하지만,
그 사람이 실망감을 안겨 주었을 때
그 사람이 싫어진다면 그저 그 사람이 좋았던 것이다.
만약 안타깝고 고쳤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둘 다 분노가 표출될 수 있다.
둘 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
내가 반응하는 행동은 동일할 수 있다.
그래도 확연히 다르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만약 사랑하는 내 동생이 도둑질을 하다 걸렸다.
너무 슬플 것이고 화도 낼 수 있고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마음의 뿌리는 변치 않을 것이다.
동생을 사랑하니까.
아주 관계가 좋던 친구가 도둑질을 하다 걸렸다.
말로는 왜 그랬냐고 하고, 사정을 들어보니 딱하기도 하다.
근데 뭔가 이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바뀌었다.
그저 좋아했을 뿐이니까.
사랑하는 우리 형과 바다로 놀러 왔다.
같이 모래성을 쌓고 놀고 있다.
재미있어하는 형을 보니까 내가 다 행복하다.
사실 난 성 쌓는 게 재미가 없는데도 말이다.
형을 사랑하니까.
좋아하는 직장 동료와 낚시를 하러 갔다.
동료도 낚시를 참 좋아하는 눈치다.
동료가 낚시를 잘 즐기는 모습이 굳이 날 행복하게 하진 않는다.
낚시를 지루해해 불편한 상황이 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낚시 자체가 참 재미있었다. 그렇게 같이 낚시를 즐겼다.
이 친구가 참 좋다.
솔직히
모 아니면 도 하는 식으로
흑백논리를 펼치자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간단한 사칙연산이 아니니까.
사실 이 둘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분명 한 줄의 긴 스펙트럼 안에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구분 짓는 법을 알면
필요한 상황에 판단하는 것을 도와준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꽃을 꺾는다.
그 꽃이 주는 느낌과 향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을 가꾼다.
무럭무럭 키우며 행복을 느낀다.
꺾어버렸는데 시들시들해지는 모습을 보고 뒤늦게 가슴 아파하지 말아라.
사랑하지 않는데 화분과 분토를 미리 사놓고 설레발치지 말아라.
조금만 더 생각해 보고,
조금만 더 시간을 보내 보아라.
당신은 그 사람을 사랑하는가? 아니면 좋아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