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청년 박재관 May 02. 2021

연습없이 잘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스토아 수업 - 라이언 홀리데이, 스티븐핸슬먼

‘왜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명확해졌다. 철학을 공부하는 유일한 이유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다.


술자리에서 주저리 떠들던 나의 개똥철학은 내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가 아니라, 내 말과 행동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것이어야 했다.


이 책에서 계속 주장하는 것도 가르침을 행동으로 옮기라는 것이다. 책을 읽거나 외우는 것도 아니고 좋은 글을 쓰는 것도 아닌 실천을 하라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암기가 아니라 연습을 해야 한다. 내가 세운 원칙에 따라 살고 싶다면, 살면서 그 원칙을 계속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철학을 설명하려 들지 말고 나의 일부가 되게 하라.”라고 에픽테토스는 말했다.


상황이 다 끝나고 나서야 ‘내가 왜 그때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지 못했지’하고 후회가 반복되는 이유는 내가 평소 그런 상황에 대한 고민이나 사유, 즉 연습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26명의 스토아 철학자의 삶과 죽음에 대한 내용은 대부분 키케로와 세네카라는 유명한 학자들의 저작물에 인용된 글들을 바탕으로 쓰였다. 하지만 그들이 쓴 글과는 다르게 살아온 삶에 대해서 작가는 강하게 비판한다.


키케로는 권력과 부를 좇아 고리대금업까지 하며 호사스럽게 살았고, 세네카도 성공을 위해 네로의 스승이었음에도 폭정을 막지 못했다.


대신 카이사르에 맞서 공화정을 수호하려고 한 카토나, 노예 출신 철학자 에픽테토스, 최초의 철인 황제이자 명상록의 저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칭찬한다.


스토아 철학은 그리스에서 출발해 로마로 넘어가 정치 권력자들의 핵심 철학이 되면서 부와 명예, 합리적인 삶, 노동, 가족과 결혼생활, 공공선을 강조하는 지배 이데올로기에 부합하며 2500여 년을 넘어 지금까지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인 제논은 덕을 좇으면서도, 동시에 부나 명예를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로마에 스토아 철학을 전한 디오게네스는 삶을 사색적인 삶과 행동하는 삶, 그리고 합리적인 삶의 세 단계로 나누고, 궁극적으로 합리적인 삶을 추구했다.


주창자 클레안테스는 노동과 철학은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했다.


안티파트로스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온당한 행동 중 가장 중요하고 꼭 해야 하는 것이 결혼"이라고 했다. “벌집에 좋지 않은 건 벌에도 좋지 않고, 벌에 좋지 않은 건 벌집에도 좋지 않다.”라고 하며 공공선을 강조했다.


스토아 철학은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은 수용하자고 말한다.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일과 통제할 수 있는 일을 식별하고 분류하는 게 인생 최고의 과제라고 말한다.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인 일에 마음쓰기 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신경쓰는 게 옳다.


“네게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화를 내는 건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 일들은 네게 아무런 감정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말했다.


결론은 스토아 철학은 현실과 실천의 철학이다. "정신적, 신체적 탁월성은 의식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몸에 배어 자연스럽게 발현된다."라고 한다. 사유한 것을 실천에 옮겨보는 반복적인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지 않고서는 몸에 배일 수 없다. 철학은 사상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걸 이 정도로 강조한 철학이 있나 싶다.


"타인의 삶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삶은 가치가 없다"라고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은 말했다고 한다. 내 삶은 정말 타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가? 상처 주고 아픔을 주고 있지는 않은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연습하고 있는가?


- 이 책은 다산북스 서평 이벤트로 받은 책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독창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