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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May 28. 2022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노시보 효과

휴먼카인드 - 뤼트허르 브레흐만

“우리가 믿는 것이 우리를 만든다” 작가가 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인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내가 선하다고 믿으면 착해질까? 공부 안 하고 놀기만 좋아하는 자식에게 ‘언젠가 하겠지’하고 믿고 내버려 두는 게 좋을까? 내 머릿속 답은 ‘NO’다.


뉴스를 보면 전 세계는 온갖 끔찍한 사건들로 도배가 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고, n번방 같은 성범죄와 아시아인에 대한 ‘묻지 마 폭력’ 같은 인종차별과 각종 혐오가 가득하다.


왜 이렇게 부정적인 뉴스가 대부분일까? 그건 그래야 팔리기 때문이다. 평화는 뉴스거리가 아니다.

뉴스는 예외적인 것만 보도하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심지어 정신 건강에 해롭다고 말한다. 뉴스만 보면 인간은 이기적이고 폭력적이며 구제불능이다. ‘과연 진짜 그런가?’하고 저자는 묻고 있다.


많은 소설과 영화와 드라마가 인간을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설정을 기반으로 쓰였다. 또한 그걸 뒷받침하는 수많은 심리학 실험들이 있다. 과연 정말일까?


심지어 근대 자본주의, 민주주의, 법치주의는 모든 사람이 이기적이라는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플라시보 효과는 아픈 사람에게 가짜 약을 투여해도 진짜 약이라고 믿고 낫는 효과를 말한다. 노시보 효과는 그 반대다. 어떤 것이 해롭다는 암시나 믿음이 실제적인 효과나 반응을 부정적으로 나타나게 하는 효과를 말한다.


작가가 주장하는 것은 이런 인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노시보 효과라는 것이다. 이렇게 노시보 효과를 노리는 주체는 누굴까? 바로 권력자들이다. 인간이 이기적이어야 통제하는 것이 정당화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민주주의도 실제로는 ‘선출된 귀족제’라고 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권력을 전혀 갖고 있지 않고, 대신 누가 우리를 지배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맞다. 옳은 말 같다. 참여하는 시민이 주도하는 민주주의에는 직업 정치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그래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느낌이다.


저자는 우리가 천사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복잡한 존재이고, 좋은 면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고 분명히 말한다. 하지만 선하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복잡한 존재에게 계속 나쁜 놈이라고 말하면 진짜 나쁜 놈이 된다. 더 이상 그러면 안 된다.


저자는 인간은 위기에 닥치면 더 이타적이 된다고 말한다. 전쟁은 본능이 아니라고 말한다. 전쟁에서 실제 사격을 한 병사는 10분의 1밖에 안되고,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 중 절반 이상이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한다.


반대로 인간에게 악을 끌어내려면 상당한 노력과 선을 행하는 것처럼 악을 위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명한 스탠리 밀그램의 전기충격 실험의 전모는 실험 주관자들이 인류를 위한 실험이라며 피실험자들에게 전기고문을 강권했다는 점이다.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기가 속한 집단에 맞서는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인간의 선함을 옹호하는 것은 존재하는 권력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자신의 의견보다 집단의 의견이나 결정에 따르는 것이 편하고 옳은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이나 세상에 맞서는 사람들이 있다.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두드리고, 질문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희망이다.


저자는 우리가 사람을 신뢰하고 믿는 것이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실용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적인 이득이 있다는 것이다. 교도소를 호텔처럼 꾸미고 재소자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했더니 재범률이 실제로 더 낮아졌다는 것이다.


평화와 용서를 믿는 것이 더 용감한 것이고 현실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동의하는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 그 이유는 반목하고 원한을 품는데 당신의 에너지를 더 이상 낭비하지 않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상 스스로 살기 위해 용서해 주는 것이라 말한다.


결론은 인간이 뉴스나 소설가, 과학자, 정치가들이 떠드는 것처럼 그렇게 이기적이거나 나쁘지 않다. 대부분 선하다. 그렇게 믿는 것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고, 더 실용적이며 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의 주장 중에  이해가 안됐던 부분은 공감보다는 연민하라고 설명한 부분이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많이 공감할 수록, 타인에게는  혐오하기 쉽다는 생각 때문 인 갓 같다.   생각에 공감은 주로 타자에 대한 공감이고 없어서 문제다. 혐오로 빠지는 이유는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 때문이다.


가장 큰 악들은 인류를 위한다는 신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읽은 룰루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도 가장 큰 주제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잘못된 신념이나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건 아닌지 항상 자문하고 의심해 보는 수밖에 없다. 나는 지금 무엇을 믿고 있나? 내가 지금 믿고 있는 것이 옳은가?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이 우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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