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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Jul 10. 2022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나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 - 정혜윤

이 책은 한마디로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정확히 말하면 평범한 사람들 살아온 이야기 속에도 진짜 배울 만한 것들이 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힌다. 작가는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의 가치는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가치와 같다고 말한다.


과연 내가 살아온 삶 속에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리고 그 이야기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 너무나 평범하게 살아온 나에게 과연 그런 이야기가 있기나 한 것일까? 만약 그런 이야기가 없다면 잘못 살았던 건 아닐까?


어르신들이 그렇게 옛날이야기를 하시려는 것들이 이런 이유에서였나 보다.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바다에서 고기 잡는 어부에게 어떻게 아무도 없는데 작은 물고기는 풀어주고, 금지 어종은 잡지 않을 수 있죠라고 물으면 ‘그건 내가 자유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바다에서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사람은 내일이 있기 때문에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 고생을 하는 이유가 내가 죽고 없어도 사랑하는 사람이 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아마도 누구나 돈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생각 자체가 구속 인지도 모른다. 그저 살면서 내일을 기다릴 줄 알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지금 고생을 감내하다 보면 자유로워질 수 있나 보다. 욕망을 내 생각에서 지울 때 자유로워질 수 있다. 욕망을 지워가는 과정이 삶인지도 모른다.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아버지는 ‘삶에 해답은 없다. 그냥 저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애를 키우면서 큰 욕심이 없어졌다. 다만 나랑 눈만 맞추어 줬으면 좋겠다.' 인생의 가장 큰 슬픔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너는 잘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에서 해방되어야 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행복의 비법이지만, 비교하지 않으면 행복하다는 사실 조차 깨닫지 못하니 아이러니다.


시장 야채가게 아줌마는 옆 가게 멘토 언니랑 있으면 평온해지고, 내가 뭔 말을 하든 언니 입으로 들어가면 더 괜찮은 걸로 변해서 나온다고 말한다.(이런 칭찬이 있을까?) 언니랑 이야기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사는 게 더 쉬어지지도 않지만 언니랑 있으면 사는 것이 더 괜찮은 일이 된다고 말한다. 이런 언니랑 옆에 함께 산다는 거만큼 행복한 게 있을까?


이 언니를 나도 멘토로 삼고 싶다. 나도 어떤 말을 듣든 내 입에서 나오면 더 괜찮은 걸로 변해서 나오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해도 함께 있으면 사는 것이 더 괜찮은 일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총기사고가 일어났던 콜럼바인 고등학교 교장은 학생들에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살 수 있다'며

신입생들을 도와주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상처받은 사람들의 회복력이 눈에 띄게 강해지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다른 사람 혹은 다음 세대, 혹은 다른 생명을 생각할 때, 그때  인간은 놀랍게 회복된다고 한다.


생명의 유한함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사람들이 서로를 그리고 남은 사람들을 돌보기 시작한다고 한다. 사람은 결국 혼자 살지 못하고 함께  수밖에 없다. 이야기는 사람들 속에서 생겨. 나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남을 도울  있는 가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남을 도우면 나도 살고 남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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