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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Oct 06. 2024

질문하는 만큼 살아진다

인생의 역사 - 신형철 시화

이 책을 읽고 신형철 작가의 글솜씨에 감탄했다.

글이란 이렇게 쓰는 것이라고 두들겨 패는데,

전혀 아프지 않았다.

이런 경험은 처음인 것 같다.


시가 어려운 이유는 행간을 잘 읽지 못해서인데,

신형철 작가는 그런 행간을 자신만의 해석과 통찰로 완벽히 메우는 것 같다.

진심으로 부러웠다.


작가는 시로 표현한 인생의 희로애락을

도형에 빗대어 각 주제를 나눴다.

<고통의 각>을 지나,

<사랑의 면>에 도착하지만,

<죽음의 점> 앞에서,

<역사의 선>을 만나고,

결국 돌고 도는 <인생의 원>을 느낀다.

소제목만 모아놓고 봐도 한 편의 시다.


1.

우리가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신형철 작가는 시인들만큼 잘 묻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해답보다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인생은 질문하는 만큼만 살아지기 때문이다.


좋은 질문엔 어느 정도

해답이 포함되어 있기 마련이다.

인생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이 달라진다.


2.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 이유를 신형철 작가는

정말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나라는 존재는 관계마다

다른 분인들의 집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살인은 언제나 연쇄살인이기 때문에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누군가와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그 앞에서만 작동하는 나의 어떤 패턴(즉, 분인)이 생긴다는 것.

나란 바로 그런 분인들의 집합이라는 것.”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가?

누구도 단 한 사람만 죽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살인은 언제나 연쇄살인이기 때문이다.


3.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은,

애국이라는 것은,

모든 국민을 사랑한다는 것일까?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공평하게 사랑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자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신형철 작가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 애국이라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돈 많고 힘 있는 이들의 사랑을 지키는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애국이고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면

애국자가 될 용의가 있다고 말한다.


개인이 모여 집단이 된다. 집단보다 개인이 먼저다.

하지만 집단은 애국을 위해 개인을 희생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애국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평화롭게 사는 것이 되어야 한다

작가의 말에 많이 공감한다.


4.

고3 청소년 투표권 문제를 풀어내는 작가의 방식에 감탄했다.


“정치란 우리가 속해 있는

공동체에 대한 사유 그 자체인데

그런 사유란 빨리 시작할수록 좋을 것이다.”


“사회 모든 영역에 정년 제도가 있으나

투표권에는 정년이 없다.

노년 세대의 투표권을 박탈하자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노년 세대에게 보내는 그만한 신뢰를

이제는 아래 세대에게도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정치를 정의하면서 살짝 언급한다.

그리고 정년제도에 대해 언급한다.

그러면서 노년세대에 신뢰를 보내듯이

청소년에게도 신뢰를 보내야 한다고 마무리한다.


주장은 이렇게 해야 한다.

반대가 아니라 존중을 기반으로 말해야 설득력이 있다.


5.

마지막으로 문학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말한다.

문학은 ‘너는 가짜'라고 말해서 괴롭다.

읽으면 비참해지지만 안 읽으면 비천해진다.

강력하다.


“문학은 인생이라는 화마를 잡기 위한

맞불이라는 것"

문학을 통해 우리는 예방주사를 맞는다.


또 문학은 질문을 한다.

질문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기를 요구한다.


거듭 말하지만 해방은 변화에 있는 것이다.

머리를 땡 친다.

당신은 문학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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