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다

클라라와 태양 - 가즈오 이시구로

by 푸른청년

인간과 거의 흡사한 ai로봇을 본다면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나를 대체할 수 있다는 두려움일 것이다.


그런 인간들은 이 책에서 유전자 편집을 통해 애들을 향상시킨다.

주로 경제력이 좋은 집들 위주일 것이다.

여기서 또 향상된 애들과 아닌 애들로 갈린다.


하지만 유전자 편집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부작용으로 인해 아프거나 죽기도 한다.


클라라는 구식이 되어버린 애들용 반려로봇이다.

누군가 나를 선택해 주기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태양을 좋아하는.


어느 날 어딘가 몸이 안 좋아 보이는 조시라는 소녀가 전시되어 있는 클라라를 선택해서 그 집으로 오게 된다.


클라라는 최선을 다해 조시를 보살핀다.

그리고 조시를 낫게 하기 위해 태양의 힘을 빌리려는 헌신적인 노력은 로봇의 행동이라고 하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약간 샤머니즘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걸 바라보는 가정부와 엄마의 눈빛이 이상하다.


“어머니는 계속 나를 찬찬히 보고 있었지만

시선의 초점이 내가 아니라 내 뒤쪽 어딘가에 맞춰져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마치 유리창이고 그 너머 멀리 무언가를 보듯이.”


이 책의 주인공은 클라라와 조시지만

조시 엄마의 고민에 감정이입하게 된다.


“그거 참 좋겠다. 지나간 것을 그리워하지 않는 거.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 거.

자꾸 지난 일을 돌아보게 되지 않는 거.

그러면 모든 게 훨씬 더…”


조시 엄마는 사실 몇 년 전에 조시 언니인 샐을 병으로 잃었다.

그리고 이제 조시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사람만이 지나간 것을 그리워하고,

돌아가고 싶어 하고,

자꾸 지난 일을 돌아본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그리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안고 사는 것이 인간이다.


조시 엄마는 혹시라도 조시가 죽으면

클라라로 대체하려는 은밀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로 클라라가 조시를 대체할 수 있을지 의심한다.


“인간의 마음. 그런 게 존재한다고 생각해?

사람을 특별하고 개별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


사실 이런 인간의 마음이 없어야

클라라가 조시를 관찰하고 학습해서 온전히 조시를 대체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관찰과 학습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똑 같이 구현할 수 있다면

사람을 특별하고 개별적인 존재로 만드는 어떤 것은 없다고 봐야 한다.

영혼 같은 거 말이다.


사람들은 인간의 마음이나 영혼은 육체와 무관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육체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면

단지 뇌의 작용이라면

우리는 학습된 ai로봇과 인간을 구분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클라라를 통해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는 인간에 대한 뛰어난 통찰을 보여준다.


“어쩌면 인간은 전부 외로운 것 같아요. 적어도 잠재적으로는요.”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분명히 있지만 조시 안에 있는 게 아니었어요.

조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있었어요.


사람은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에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사람의 마음과 영혼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이게 바로 이 책에서 전달하려고 하는 가장 핵심 메시지인 것 같다.


따라서 처음에 엄마가 클라라를 봤을 때 자기가 유리창이고 그 너머 멀리 무언가를 본다고 한 것과

마지막에 매니저가 클라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저 먼 곳, 지평선 근처 건설용 크레인을 바라본다고 하는 것은 클라라라는 창을 통해 각자가 추구하는 곳을 본다는 의미 같다.


우리는 ai로봇이라는 창을 통해 우리를 되돌아 봐야 한다.


지금 ai와 로봇산업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이제 인간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만이 아니라

ai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질문해야 할 시기다.

나는 그것들을 통해 무엇을 바라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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