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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Jun 03. 2018

베어타운

프레드릭 베크만 장편소설

다산북스에서 독서클럽 독서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읽게 된 책이다.


'오베라는 남자'의 저자인 '프레드릭 베크만'의 신간 소설인데 난 그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세밀한 묘사가 비슷하다고 한다.


아이스하키만이 유일한 희망인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팀 에이스인 17살 소년이 15살 소녀를 팀 승리 축하파티에서 성폭행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 배경이다.


마을에 성폭행 사건이 벌어지지만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희망인 '케빈'이 잘못한 게 아니라 '마야'가 케빈을 유혹한 거라 생각한다. 마야는 거의 모든 마을 사람들의 그런 시선과 압박을 피해 도망가지 않는 걸 선택한다. 


'벤이'는 이제까지 케빈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지만 성폭행 사건 이후로 자신이 케빈을 위해 아이스하키를 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아맛'은 이제 갓 코치의 인정을 받아 청소년팀에 합류하지만 케빈이 성폭행 한걸 목격하고 케빈 아버지의 회유에도 모든 걸 감수하고 증언한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많은 것에서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말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얘기들 하지만 실상은 결과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사고가 때로는 괴물을 만든다.


다른 무엇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말할 수 있는 게 용기다.


사회나 조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잘못도 눈감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게 단기적으로 이익처럼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제살 깎아먹기라는 걸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사람은 진실을 들으려 하지 않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그것 때문에 지금의 발전을 이루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다.


p61

그는 타협하지 않는다. 덕분에 친구가 생길 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주변의 사랑을 받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시상식의 꼭대기에 서면 된다.

조직사회에서는 원칙을 지킨다는 게 쉽지 않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융통성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물 흐르듯 모나게 살지 말라는 게 모든 어머니들의 미덕이다. 그래서 더 결과에 집착하게 되는 것일까?


p113

벤이는 청소년팀이 토너먼트에서 상위로 진출하면 할수록 자기가 얼마나 개와 비슷한 처지인지 실감한다. 쓰임새가 많을수록 목줄이 길어진다.

조직에 쓸모가 많은 사람일수록 조직에 메인다. 점점 자신의 입장이 아니라 조직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결국 조직의 부속품이 된다.


p154

“스포츠가 우리에게 주는 건 찰나의 순간들뿐이지. 하지만 페테르 그런 순간들이 없으면 인생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스포츠가 재미를 주는 건 각본 없는 드라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네 인생에서도 그런 역전 드라마를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무수한 이름 모를 선수들의 희생 때문인지도 모른다.


p374

증오는 매우 자극적인 감정일 수 있다.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을 친구와 적, 우리와 그들, 선과 악으로 나누면 세상을 훨씬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훨씬 덜 무서워할 수 있다. 한 집단을 똘똘 뭉치게 하기에 가장 쉬운 방법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어렵다. 요구사항이 많다. 증오는 간단하다.

한 집단을 똘똘 뭉치게 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 증오다.


p391

인간이라는 종족은 똘똘 뭉치고 서로 협력한 덕분에 살아남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강자가 약자의 희생을 딛고 번영을 구가함으로써 발전할 수 있었다.


p405

"위선은 인정하기가 우라지게 어려운 것이다.", "관중석은 빈부와 귀천과 좌우를 모두 아우른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하지만 스포츠는 지역과 민족으로 나뉜다.


p426

어려운 문제, 단순한 해답. 공동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가 선택한 것들의 총합이다.

내가 보았을 때 공동체란 같은 기억의 총합이다. 하지만 기억은 왜곡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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