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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Jun 01. 2019

초예측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유발하라리, 재레드 다이아몬드, 닉 보스트롬, 린다 그래튼, 다니엘 코엔 등 - 오노 가즈모토 엮음


얼마 전에 초격차라는 삼성전자 회장 출신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내린 걸 기억하고 있다. 초예측이라는 제목은 그 책을 의식하고 출판사가 지은 건 아닌가 의심된다.


예측을 하는 의미는 위험을 미리 감지해서 예방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마케팅을 위한 도구로써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류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낙관적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해 무용 계급이 등장한다던지 그 이익이 소수에게 집중되어 분극화가 일어난다는 예측은 사실일 거 같다.


인구감소와 노령화에 따른 문제는 남북통일이나 이주민을 받아들여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00세 시대가 도래했으므로 정년을 없애고 노인을 가능한 오래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국가나 기업에서 정책 변경을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은 신선했다.


노인 일자리 정책도 알게 모르게 정부에서 많이 하고 있으나 질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려면 재교육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개인이 알아서 60세 이후 삶을 준비하는 건 한계가 있다. 현재로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아니면 죽을 때까지 아무일이나 해야 한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10년 앞도 예측하기 힘들다. 세계적인 석학들도 할 수 있는 말은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말 밖에 없다.


과학기술이 격차를 만들고 분극화를 일으키며 민주주의 체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한다. 20세기에 생겨난 현 민주주의 체제는 21세기에 새롭게 생겨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적합한 정치체제가 아니라고 한다. 


요새 뉴스를 보면 혐오가 왜 이렇게 이슈가 될까 생각해 봤는데, 격차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이 혐오를 부추 킨다고 본다. 여성 혐오, 노인 혐오, 외국인 노동자 혐오 등은 경제적 격차를 감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슈화되는건 아닐까?


이런 격차나 분극화가 왜 문제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도 있다. 인공지능이 이런 분배의 문제도 해결해줄 거라는 낙관적 기대도 있다. 싱가포르 같은 엘리트 독재가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현재의 민주주의가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는 건 확실하다. 복지국가가 민주주의의 대안일까? 잘 모르겠다.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럭저럭 잘 작동했던 건 민주주의가 포용하고 있는 다양성 때문이 아닐까?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건 과학기술 때문이 아니라 과학기술이 불러온 분극화가 다양성을 없앨 때 아닐까?


역사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진화한다고 믿고 싶다. 다만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다양성이 인정될 때 만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다수결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다른 대안이 별로 없다. 톨스토이 부활에 보면 토지분배를 똑같이 하는 게 아니라 좋은 땅을 차지한 사람은 돈을 더 많이 내고, 나쁜 땅을 차지한 사람은 돈을 적게 내게 하자는 내용이 나온다. 합리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좋은 땅과 나쁜 땅의 기준은 어떻게 나누고, 돈을 얼마나 내는 게 많이 내는 거고 적게 내는 건지에 대한 다툼이 또 있을 거다.


어쨌든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정치 밖에 없다고 본다. 김상욱 교수가 강연에서 그랬다. 


현실에서 세상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는 거밖에 없다고




p22

인간의 행복이란 얼마나 식량이 많은가, 얼마나 큰돈을 소유하고 있는가와 같은 객관적인 지표에 따라 결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기대치에 좌우됩니다. 무언가를 기대하고 그 기대가 충족되면 행복하다 느끼고, 반대로 기대에 못 미치면 불행하다 여깁니다.


p23

민주주의는 20세기에 가장 성공한 정치 구조입니다. 민주주의 확산은 인류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로 접어든 후 민주주의는 인류에게 닥친 난제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그 주된 원인은 과학기술의 발전입니다.


p24

지금은 30년 후에 이 사회가 어떻게 될지 아예 모릅니다. 2050년에 인간이 생계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즉 현행 제도는 비현실적인 가정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p58

많은 사람들이 인구 감소를 큰 문제로 간주하지만, 사실은 환영할 일입니다. 미래의 큰 위기 중 하나는 자원 부족이 될 것입니다. 특히 일본은 자원이 부족해서 수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자원에 대한 수요는 인구에 비례하므로 인구가 많아질수록 국가는 보다 많은 자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p64

정치적 다양성입니다. 예를 들어 연방제인 미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중앙정부가 존재하지만, 독자적인 권한을 가진 50개 주로 다시 나뉩니다. 그 주들은 중앙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의 50가지 실험장이라 해도 무방합니다.


p120

정치가는 시종일관 비현실적인 주장만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실업문제가 이민자 때문이라고 목이 터져라 외칩니다. 그러나 데이터를 보면 원인은 이민이 아니라 자동화 시스템이에요. 그리고 자동화는 더 심화되면 심화되었지 시간을 역행해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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