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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Aug 24. 2019

자유 FREEDOM

조너선 프랜즌 장편소설, 홍지수 옮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나란 사람은 내 선택의 결과물이다. 자기 선택을 후회해 본 적이 없는가?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직관적으로 본능적으로 선택하는가? 아니면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선택하는가? 대부분 직관적으로 선택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을거 같은데 이 소설은 반대다.


당신은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바른생활 사나이와 결혼할 것인가? 바람둥이지만 키 크고 잘 생긴 락스타와 결혼할 것인가?


주인공 패티는 바른생활 사나이 월터와 결혼하지만 공허함을 느끼고 월터와 절친인 락스타 리처드와 바람을 피운다. 그리고 그걸 알게 된 월터는 비서와 잔다. 이건 뭐 미국판 막장 드라마다.


아들 조이는 어린 시절부터 옆집에 사는 코니와 사귀고 그 집에 들어가 산다. 조이가 대학에 들어가게 되고 자신에게 너무 집착해서 우울증 증상까지 보이는 코니를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다가 절친 조너선의 아름답고 부자인 누나 제나에게 끌린다. 그들은 밀월 여행을 떠난다.


이런 식이다. 헌신적으로 누군가 좋아하는 건 집착이고 부담이다. 오히려 저 멀리 다른 세상에 있는 걸 동경한다. 잠시 이런 거에 빠져있다가 미안해하고 돌아오면 시간이 좀 필요하지만 다 받아준다. 너무 통속적인 해피엔딩이다.


이런 막장 드라마에 정치적인 요소가 양념처럼 들어있다. 아빠는 민주당원이고 아들은 공화당원이다. 아빠는 환경보호주의자고 아들은 이라크 전쟁에서 불법적인 사업을 벌이고 부당 이득을 취한다.


월터는 청솔새 보호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석탄산업 개발자와 딜을 하여 살고 있던 주민들을 쫓아내고 개발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한편으론 인구과잉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반대하면서도 자신을 좋아하는 비서와 아이는 가지고 싶어 한다.


인간은 모순덩어리고 미국 중산층이 이렇게 위선적이다라는 걸 보여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요새 조국 교수의 딸 특혜 문제로 세상이 난리다. 조금 편한 길이 있고 빠른 길이 있으면 가고 싶은 게 사람이다. 원칙을 지키는 게 힘든 세상이다.


자유는 선택의 자유다. 내가 무엇을 할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자유다. 하지만 세상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없다. 남의 눈치, 가족의 눈치, 심지어 내 눈치도 본다. 어쩌면 자유는 실체 없는 무지개와 같은 건지도 모른다.


그냥 지금까지 내 선택에 큰 후회가 없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뿐이다.




p268

공화당은 더 나은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를 개개인이 결정하도록 놔두거든. 자유를 옹호하는 당이잖아. 그렇지? 그래서 난 왜 편협한 기독교 도덕군자들이 공화당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이해가 안 가. 그 사람들은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반대하잖아. 금전과 물질 숭배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내 생각에는 아이팟이 공화당 정치의 진정한 모습이고, 음악계가 이 점에서는 전면에 나서서 정치적으로 더 적극적이 되고, 자부심을 갖고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 ‘우리 치클릿 껌 제조업자들은 사회 정의,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의미 있는 노동, 국가 이념 간의 조화, 지혜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는 우리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나머지는 다 무시할 수 있는 선택권을 원한다. 우리는 우리처럼 멋진 사람들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 무례한 사람들을 조롱하는데 찬성한다. 우리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5분마다 우리에게 쾌락을 주는 것을 원한다.


p305

“일반적인 법칙이 틀리다는 걸 증명하려면 단 한 가지 반증만 있으면 돼. 난 적어도 제시카랑 랄리사, 두 가지 반증 사례를 들 수 있어"

중략

“솔직하다는 건 중립적인 가치다. 하이에나도 솔직하지. 진짜 하이에나 말이야"


p473

“우리가 졸업한 이후 자유 시장 경제 이론이 그다지 바뀌지 않은 걸로 아는데. 그 이론의 문제는 아무 이론이 없다는 거야. 그렇지? 자본주의는 제한이라는 말을 금기시하지. 자본주의의 목표는 자본을 무한히 늘리는 거니까. 자본주의 언론에서 내 의견을 표명하고 자본주의 문화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려면 인구과잉은 먹히지 않는다는 거지. 말 그대로 말이 안 되는 거야. 그게 진짜 문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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