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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하 Aug 26. 2020

세상 최고의 천재 컴포저(composer)

피아노를 잘 연주하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는 그를 피아니스트(pianist) 부릅니다. 그도 자기를 소개할 때 그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악기를 통해 그가 음악 전반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의 수준이 높아져 자신을 변화시키는 단계까지 면 그는 뮤지션(musician)이 되고 우리는 그를 그렇게 부릅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그의 음악적인 깨달음의 수준이 더 높아져 이전에 없던 새로운 음악 세계를 창조하고 그 창조물이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이어주면 그는 비로소 예술가(artist)라 불리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됩니다.


일찍이 히포크라테스가 얘기했던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아티스트란 시대를 초월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벨의 아티스트들을 우리는 천재(genius)라고 부릅니다. 이는 음악뿐이 아니라 예술에 속해있는 여러 장르에서도 같은 흐름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것입니다. 그래서 전 요즘 양산되는 그저그런 대중 음악인이나 아이돌에게까지 아티스트란 칭호를 부여하는 것이 그렇게 불편해 보일 수가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세상 모든 학문과 전문 분야엔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천재들이 계속 존재해오고 있습니다. 음악 세계에만 하더라도 장르별  여러 류의 천재가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천재는 바로  타이틀에서 보여지는 작곡가(composer)입니다. 엄밀히 이야기해서 클래식 음악 작곡가이고 더 엄밀히 이야기하면 교향곡(symphony)이나 오페라(opera)의 작곡가입니다. 왜 그들을 music maker, writer나 creator가 아니고 composer라고 부를까요? 저의 판단이 맞다면 그들의 창작 능력도 대단하지만 거기에 구성 조합하는 능력까지 따라야 하고 그것이 더 감탄스럽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렇게 불렸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어렸을 때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심포니를 작곡하면 멜로디만 작곡하는 건가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현대의 모든 대중음악은 대개 그렇게 하니까요. 작곡가가 단선 메인 멜로디를 작곡하면 편곡(arrangement)은 편곡자가 따로 하는데 요즘은 기계나 컴퓨터가 그것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심포니나 오페라를 요즘 대중음악 작곡가가 TV에 나와 자랑스레 말하기도 하는 10분 안에 떠오르는 영감으로 작곡할 수 있을까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가 당구대 위에서 공을 굴려 박자를 세어가며 작곡하는 모습을 우리는 기억할 것입니다. 그러한 세기적인 천재도 새로운 음악 생산을 위해선 그렇게 고뇌하며 작업을 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인가 컴포저는 클래식 음악에 한정하고 실제 사전적인 의미도 그렇습니다.

알다시피 클래식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엔 많은 악기들이 등장합니다. 현악기로는 바이올린(1,2),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하프, 관악기로는 트럼펫, 트롬본, 프렌치호른, 튜바(이하 금관악기), 클라리넷, 플륫, 오보에, 바수운(이하 목관악기), 타악기로는 팀파니, 싸이드드럼, 베이스드럼, 심벌즈, 그리고 건반악기로 모든 악기의 제왕인 피아노가 있습니다. 이건 기본 구성 악기들입니다. 때론 작곡가의 필요에 의해서 피콜로도 등장하고 잉글리시호른, 마림바, 색소폰, 캐스터너츠, 쳄발로 등 여러 악기들이 호출됩니다.


비발디 이후 모든 작곡가들은 이 모든 악기들의 음정, 음색, 음역, 음량, 코드, 포지션 등을 꿰뚫어야 합니다. 베토벤이 전원을 산책하다가 갑자기 멋진 악상이 떠올라서 오선지를 후다닥 꺼내서 멜로디를 옮겨 적었는데 그것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크리에이터의 영역일 것입니다. 그것을 위에 이야기한 각각의 악기들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해서 배치하고 구성해야 최적의 완벽한 음악(orchestration)이 탄생할 건가에 대한 고민이 따라야 하고, 그것을 악보(score)로 표기할 수 있는 능력까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크리에이터지만 동시에 컴포저입니다. 오페라 작곡가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인간의 목소리와 원전의 스토리까지 이해해야 하니 가히 종합예술의 창조자가 맞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들이 미스터리입니다. 범부의 따라갈 수 없는 한계라지만 어찌 코드와 음색이 다른 그 모든 악기들을 그렇게 정확히 지하소리를 최적화시킬 수 있을까요? 그것도 그토록 어린 나이일 때 말입니다. 흔히 천재는 20세 이전에 판명된다고 합니다. 역사상 20세가 넘어서 천재로 확인된 사람은 없다고 하니까요. 그 어린 나이에 작곡하는 것(creating)까지는 그래도 천재니까 인정할 수 있다지만 또 다른 측면의 구성하고 배치하는 능력(composing)은 제 수준에선 이해불가입니다. 그 나이가 되어도 보통 사람들은 한 악기에도 정통하기 힘든데 말입니다. 베토벤이 전원을 산책하며 교향곡의 악상을 떠올리는 순간 그의 머릿속엔 모든 악기가 조합된 완벽한 초연 장면이 떠올랐을 겁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가 막 갈겨놓은 듯한 레퀴엠 악보를 보고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감탄하며 초라한 자신의 능력을 한탄하는 샬리에르의 굴욕적인 눈빛이 떠오릅니다. 천재와 동시대에 한 곳에서 경쟁하며 살아야 했던 그는 얼마나 불행했을까요?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합니까? 그러한 많은 대한 컴포저들이 있어서,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경쟁자가 못 되어서 오늘날 이렇게 그들의 음악을 오롯이 즐기기만 하면 되니 말입니다.


또 하나 우리 머릿속에 있는 그들 음악가 그룹이 대단한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0세기 이후에는 그들과 견줄만한 클래식 작곡가가 잘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미술만 보더라도 데미안 허스트, 잭슨 폴록 등 천재급 아티스트들이 있고, 건축이나 문학, 과학에서도 과거와 버금가거나 더 뛰어난 현대의 대가들이 즐비하지만 컴포저 그룹에선 딱히 그들 수준의 대가들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등 연주자 그룹엔 많은데 말입니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저는 그들 과거의 천재 컴포져 아티스트들에게 여전한 경의를 표하며 오늘 이 글을 씁니다.


(음악인도 아니고 예술가도 아닌, 철저히 비전문가적인 시각으로 일반인이 쓴 글입니다. 음악적 논지나 용어 선택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 이미지는 저작권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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