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9세 / 남아)
달이가 하교를 했다.
오자 마자 표정이 심각하다.
달이 : 엄마! 엄마! 엄마!
엄마 : 응. 뭔가 또 급한 일이 있나 보네.
달이 : 응. 친구가 고래를 잡을 거래.
엄마 : 고래? 무슨 고래?
달이 : 아이참~ 병원에서, 고추에.
엄마 : 아~ 포경수술.
달이 : 맞아. 그거.
엄마 : 친구가 벌써 할 거래?
달이 : 근데 나도 해야 돼? 아파? 꼭 해야 돼? 안 하면 안 돼?
엄마 : 천천히 하나씩 이야기하자.
궁금한 것이 엄청 많은가 봅니다.
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이렇게 호들갑을 떨며 정신을 쏙 빼놓으면 순간 짜증과 급 피곤함이 몰려오기도 합니다.
아이가 흥분한 상태이니 엄마만이라도 흥분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여유를 찾은 후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달이 : 무서워. ㅠㅠ
엄마 : 모든 사람이 다 하는 건 아니야.
달이 : 그래? (표정이 조금 밝아진다.)
아이를 조금 안정시킨 후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 : 포경수술은 음경을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하는 수술이야.
음경에 하는 거니까 당연히 남자만 하는 거고.
정확히 알고 있을 때 불안도 괜한 걱정도 사라지므로 개념부터 먼저 설명해 주세요.
달이 : 꼭 해야 해?
엄마 : 아니.
사춘기가 되면 음경이 아빠 음경처럼 모양이 변하는데
그때 모양이 안 바뀌면 하는 거야.
달이 : 그럼 나는?
엄마 : 기다려 봐야지. 음경이 변신을 하나 안 하나? ㅎ
달이 : 변신하면 좋겠다.
사춘기는 언제야?
엄마 : 사람마다 달라.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하는 사람도 있고
중학교 때부터 하는 사람도 있고.
달이 : 아~
성 지식을 정확히 전달합니다.
그날 밤 달이는 자기 전에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다소곳이 앉아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있다.
그리고 나직이 달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달이 : 내 음경이 사춘기에 꼭 변신하게 해 주세요.
부디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