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된 여름 휴가
아슬아슬 아찔한 유리길을 조심스럽게 몇 발자국 걸으면 잠시 다른 세상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이곳의 오랜 주인인 한없이 웅장한 파도와 바람.
나는 이곳의 오랜 주인들에게 압도당하는 나를 느낀다. 순간 나의 잡다한 고민은 사라지고 온전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나를 만나게 된다. 정동진 썬크루즈 & 비치크루즈의 가장 아름다운 곳은 유리전망대일 것이다.
코로나는 좀처럼 잠잠해질 기미가 안 보이고, 기다리던 8월의 휴가는 찾아오고야 말았다. 코시국에 나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8월 휴가의 시그니처, 내 아이들이 가장 바라고 있는 물놀이를 가장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바로 그곳. 내가 찜한 곳은 정동진 바다를 바라보며 아이들과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비치크루즈였다.
그러나 나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는 것은 개인 수영장이 있는 호텔룸이 아니라 ‘뷰’였다. 역시 비치크루즈는 최고의 뷰 맛집이었다. 사각 카메라 프레임에 담으면 모든 곳이 작품이고 예술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곳은 사각 카메라 프레임 따위가 없어도 모든 곳이 작품이고 예술이었다.
비치크루즈에서 구름다리를 건너 썬크루즈로 이동을 하면 버터향 가득한 베이커리를 지나 해돋이 광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해돋이 광장으로 가는 길에는 양쪽으로 여신들의 조각상이 서있다. 여신들의 맞이를 받으며 일상과의 단절된 특별한 공간으로 이동하는 듯 한 느낌이다.
해돋이 광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떠오르는 해를 받드는 거대한 손 조각이었는데 나는 느낌 있게 해 위에서 여유를 부려보고
천국의 계단에서 하늘과 바다를 누려본다.
잠시 짝꿍과의 산책을 즐기고 이제 진정한, 조금은 힘들지만, 한없이 즐거울 수 있는 물놀이의 세계로 빠진다.
아이들과의 물놀이는 즐겁고 행복하고 신나는 시간이다. 그리고 물놀이를 하며 지치지 않는 활기참으로 바위에 도전하는 파도를 지겨울 때까지, 파도에게 그만 쉬어도 된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한바탕 시원한 물놀이를 마치고 어국에서 멋진 야경을 바라보며 진한 소주를 한잔 하고 싶었으나 코시국이라 어국의 화려한 불빛과 자태를 룸에서 바라보며 어국에서 테이크 아웃한 회와 함께 오늘의 여유를 만끽해 본다.
정동진 비치크루즈에서 머무는 동안 나를 감싸고 있었던 것은 파도와 바람이었다. 나의 고민들을 파도가 산산이 부수었다. 그리고 바람이 와 날려버렸다. 파도와 바람은 나에게 괜찮다고, 별거 아니라고 했다. 나는 파도와 바람을 믿어보려 한다.
용기 내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photo by 짝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