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9세 / 남아)
달이가 만화책을 본다.
잠시 후 누나에게 다가간다.
달이 : (놀리듯이) 누나도 쇼핑하면 사족을 못 써? ㅋㅋ
혜성 : (날카로운 목소리로) 뭔 소리야?
달이 : 이 책에 그렇게 나와 있어.
'여자들이란 쇼핑만 하면 사족을 못 쓴다니까. 참...' ㅋㅋ
혜성 : (책을 뺏으며) 야~ 이상한 책 보지 마.
달이 : 아, 줘. 내 거야.
혜성 : 그거 여자 비하야. 나쁜 거라고.
달이 : 내가 뭘? 물어 본거잖아.
한참을 티격태격한다.
달이 : 엄마, 누나가 엉엉엉....
엄마 : 달이야, 울음 그치고 이야기하자.
달이 : 내가 누나한테 쇼핑하면 사족을 진짜로 못 쓰는지 물어봤는데 화내잖아.
엄마 : 엄청 억울한 표정이네.
달이 : (씩씩거린다.)
일단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진정한 후 이야기를 나눕니다.
흥분한 상태에서는 이성적인 대화가 어렵답니다.^^
엄마 : 책 한 번 보여줘.
달이 : (책을 보여준다.)
엄마 : 그렇네. 그렇게 쓰여있네.
달이는 누나가 왜 기분 나쁜지 이해가 안 되는구나.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며 흥분을 가라앉히도록 하겠습니다.
달이 : 응. 누나 왜 저래?
엄마 : 사람들 중에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안 그런 사람도 있어.
달이 : 응.
엄마 : '누구는 쇼핑을 좋아해'라는 말은 잘못된 말이 아니야.
그런데 책에 적혀있는 건 '여자는 쇼핑을 엄청 좋아하는 한심한 존재야'라는 뜻이 담겨있어.
달이 : 난 그냥 물어본 건데. ㅠㅠ
엄마 : 응. 알아
책이라도 다 좋은 내용만 있는 건 아니야.
특히 여자는, 남자는 이라고 구분해서 하는 말은 썩 좋은 말이 아닐 때가 있어.
달이 : 응. 알았어.
특정한 성의 성품을 비하하는 내용에 대해 틀린 것임을 가르쳐 줍니다.
개인의 특성을 여성 전체로 혹은 남성 전체로 확대해서 말을 하다 보면 불필요한 성차별이나 성비하의 말을 하게 되므로 지도가 필요합니다.
엄마 : 누나한테 그렇게 기분 나쁜 말인지 몰랐다고 사과하는 게 좋겠는데.
달이 : 누나도 내 책 뺏어 갔어.
엄마 : 그래, 그건 사과받아야겠네.
달이 : 알았어.
달이와 혜성이는 서로 사과를 하고 상황이 종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