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약 2주동안 세계뉴스의 톱을 달렸습니다. 저는 너무 기가 막혀서 일부러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했답니다. 도미노식으로 어이없이 쓰러지는 사람들과 죽음앞에서도 엄숙할 수 없는 수많은 운구행렬과 화장행렬들 ..
참혹합니다. 친구가 사진작가여서 페이스북에 화장터의 나무 태우는 소리와 덧붙여 화장장의 현황을 올렸더군요... 오늘 기사에는 40만명이 넘는 확진자 소식이 들립니다. 말문이 턱턱 막힙니다.
덕분에 세계 각지의 지인들과 친척, 친지들로부터 저의 부부의 안녕을 묻는 멜과 전화, 카톡과 웟츠앱 메시지등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새삼 여러분들의 사랑과 염려에 감사합니다.
저희는 여기서 락다운동안 집콕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 콜로니는 500가구인데 현재 30여가구가 코로나에 격리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커다란 스티카도 붙여서 모두가 알수 있었고 멀리 돌아가곤 했는데 올해는 개인프라이버시 침해라고 번지수를 기재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는 노인계층이 많아서 참 취약하다고 볼수도 있습니다만 거의 집에서 자가격리하고 있는 듯 합니다. 가끔 혈장이나 산소공급기를 필요로 한다는 공지가 뜨긴 합니다.
어언 5월 1일 이 되었습니다. 작년 이맘때는 내년이면 물러가려니하고 차분하게 집콕생활을 즐겼었는데 올해는 참 답답합니다. 백신을 맞아도 주위에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을 보다보니 백신이 정말 일본 독감 백신처럼 매년 맞아야하는 것은 아닌지 라는 의구심이 생깁니다. 제 일본지인은 젊은데 공교롭게도 재작년에 처음 일본 독감 백신을 맞고 지독하게 감기인지 몸살을 앓은 뒤로는 절대로 일본 독감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결심했답니다. 물론 저도 연로하신 어머니께는 겨울철만 되면 독감 백신 맞으시라고 하지만 저는 안맞을겁니다ㅡ
코로나 백신도 마찬가지일 듯한데 웬만하면 안맞고 견디고 싶습니다만 아들보러 어머니 뵈러 다닐라면 백신 패스포드필수라고 할 정도로 증명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패스입니다.
5월 1일, 오늘은 차로만 다니던 아라밸리 공원을 걸어서 가보았습니다. 새벽 5시 20분, 길을 나서니 금새 환해지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공기가 나쁘지 않고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 큰 길은 차가 다니지 않아 넓직하고 간간히 아침운동하는 사람들 뿐입니다.
바산트 바티카 공원도 들르고 아라밸리 공원을 지나서 그랜드 호텔이 소재한 옆길로 걸어왔습니다. 생각보다 안 멀더라고요... 약 8천보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차로 갈땐 꽤 멀어보였는데 걸어서 가니 휙 지나쳤던 곳들이 속속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공원에서 만나던 지인들도 몇분 보았습니다.
운동 마치고, 집에서 냉동고에 넣어둔 빵을 꺼내서 간편하게 먹습니다. 어젯밤에 이웃 알피나가 갇다준 시나몬 롤이 맛있었네요. 하이얏트 호텔의 사이드워크의 빵은 2년만에 처음 먹는 듯 합니다. 예전에 아이들이 있을 적에 금요일이나 토요일이면 칸마켓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가는 길에 밤 8시가 가까워 오면 하이얏트 호텔에 들러서 50퍼센트 할인하는 빵을 한아름씩 사서 냉동고에 넣어두고 먹곤 했었는데요... 당시 그 빵집이 델리 최고였어요. 지금도 맛은 변함이 없네요.
추억을 얘기하면서 내가 만들어놓은 건강빵과 요거트, 과일 등으로 식사를 마쳤습니다.
저희는 여기서 씩씩하게 잘 지냅니다. 염려에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힘 내시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자구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