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부터 둘째 아들이 가상화폐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후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은 저의 생활에 한부분을 차지했어요. 당시 알바비 몇십만원으로 시작해서 많이 뛰었다고 하니 큰아들까지 솔깃해져서 모아놓은 비상금을 투자했는데... 어쩌나? 상투를 잡았습니다. 이후 이년간 쭉 내려갔지요. 회복 불가능해 보이는 꼬그라진 마이너스! ㅠㅠ
남편과 저는 수업료 지불했다고 생각하고 묻지도 않고 내버려두자고 했었는데요...
당시 우리나라 국책은행인 한국은행과 같은 곳인 RBI
(Reserve Bank of India)에 다니는 인도 엘리트들을 만나게 되면, 비트코인에 대해서 물어보곤 했었지요. 이들은 하나같이 사기다, 불법이다고 했습니다. 또한 저보다도 잘 모르더군요... 확실히 인도는 보수적이구나 싶었어요. 또한 불법!이라면 근처도 가지 않는 저는 이년간 쳐다보지도 않았답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영끌'이라는 단어와 함께 2030젊은이들의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글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유튜브에서도 아주 많이 볼수 있더라고요... 리플이 어떻고 도지코인이 어떻고... 동학개미가 어쩌구 서학개미가 어쩌구... 마이너스가 갑자기 회복되었고 4년만에 찾아온 광풍을 실감합니다.
군대간 큰아들이 휴가를 3번이나 나와도 못챙겨 주었기에 위로금조로, 락다운으로 혼자서 밥 해먹으며 온라인 수업하는 둘째에게 안쓰러운 마음에 그리고 저도 발을 담그고 싶어서, 제 동생도 뭔지 모르지만 다들 한다니까 쌈지돈 모아 투자를 했었습니다. 겨우 20세를 갓넘은 둘째에게 한번 해 보랬더니 골고루 투자도 잘합니다. 게임스탑 등 전에는 전혀 관심 없던 일들이 아들과 연관이 되니 유심히 보게 됩니다. 미국주식에 투자하면 일년에 네번 배당을 받는다는 것도 알게 되고요...덕분에 세상 젊은이들의 고민과 어려움도 같이 헤아리게되고 미국과 우리나라의 주식과 가상화폐 트랜드도 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역사공부 먼저 좀 하구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입니다.ㅎ
먼저, 17세기에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튜울립 광풍은 과열 투기현상으로, 사실상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으로 인정되고 있답니다. 당시는 네덜란드의 황금 시대였고, 터키로부터 소개되었던 튜울립 구근이 하루가 다르게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계약서를 통한 거래가 통용되었습니다. (선물거래시스템) 그러나 많은 경작으로 인한 공급은 튜울립의 가격급락을 가져왔고 여기저기 환금성을 자랑하던 계약서가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대영제국으로 세계 경제 대국의 위상을 넘겨주는 요인이 되었던 것이죠.
두번째는 영국의 남해 버블(거품)사태입니다. . 주식시장 발달하던 18세기 영국,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가 정부로부터 무역독점권을 획득합니다.
프랑스, 스페인등과의 전쟁으로 부채가 많아진 정부와 거래를 통해 남해지역의 무역독점권 및 증자, 주식 발행권 얻는 대신 3200만 파운드 국채를 인수합니다. 1720년 128파운드였던 주가 9배 오르다보니 여기저기 새로운 회사들이 설립되어서 주식을 발행, 동반 상승하게 되자 새로운 회사를 꺼려하는 남해 회사를 위해서 정부에서는 버블 법(주식상장을 어렵게하고 본래의 사업목적에 벗어나지 않도록하는 법)을 통과시켰는데 결론은 모든 주식의 일년안에 폭삭! 버블경제란 말이 여기서 유래됬답니다
두 사건은 예전에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보았고 제가 좀 이해를 했기에 구박사를 참조해서 소개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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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둘째는 연락이 통없는 첫째와 달리 자주 비디오톡하면서 핀란드의 이모저모를 잘 알려줍니다. 덕분에 학교며 호수가와 지하철, 교회앞 광장 등은 안가봐도 가본 것 같습니다.
요즘은 가상화폐가 잘나가니까 좋아라 하면서 거의 매일 비디오 톡이나 줌미팅을 통하여 우리에게 쉽게 설명을 해줍니다. 그래서 제가 어느날 위의 사태를 잠시 설명하면서 어느 정도 현금화하는 것이 어떠냐고 권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심리는 똑같지요? 오르니까 천장을 뚫고 계속 올라갈 것 같은가 봅니다.
도대체 하루밤, 아니 몇분사이에도 엄청난 널뛰기를 하는 가상화폐, 저같은 작은 심장을 가진 사람은 진득하게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아들은 자신이 나름 연구를 많이 했다고 하면서 장기 투자한다는데 설명을 참 잘하는 바람에 저희 부부는 설득당하게 됩니다. 맘대로 하세용!
덕분에 제가 인도나 한국의 아줌마 군단에게 가상화폐에 대해서 이런저런 설명할 정도?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경지에 다달았습니다.ㅎㅎㅎ 감사해요.
최근 닥친 인도의 변이코로나 쓰나미처럼,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몰아닥친 가상화폐 광풍현상을 보면서 적당함을 아는 것이 중요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것이라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
그나저나 스타트업의 본고장이라고 잔뜩 기대하고 공부하러 갔는데 웬 가상화폐인지... 제가 또 꼰대 발언하면 자기 인생이라면서 더이상 관여를 못하게 합니다. 이 꼰대가 그래도 세상경험을 나눠주고 사랑을 전하는 데 말이지요.
주식투자나 가상화폐 투자의 좋은 점을 들라면 이를 통하여 경제의 흐름이나 신세대의 의식의 흐름을 좀 이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식들에게 비싼 과외시키지 말고 자식 이름으로 약간씩 가상화폐에 투자해보는 것도 미래의 경제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제 생각인데 아니면 말고! 랍니다.ㅎㅎㅎ 모두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