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의 날씨가 점점 이상해집니다. 예전과 달리 가끔씩 비가 흩뿌립니다. 어제, 오늘은 계속 비가 내리네요... 양옆으로 싸이클론이 지나간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만 워낙 넓은 땅덩어리라서 기별도 없을 줄 알았는데 줄기차게 비가 옵니다. 새벽녘에도 보슬비로 걷기를 나가야 되나? 고민하다가 나갔더니 지인도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집에서 딴 파파야를 주셔서 아침으로 잘 먹었습니다. 그제 러시안 스프를 만들어 먹다 보니 너무 맛있어서 조금 나눠드렸는데 빈 통 갖고 오기가 뭐해서 파파야를 따오셨네요.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날은 냉장고를 뒤져서 있는 야채를 모두 이용하여 러시안식 스프를 만들어 먹습니다.
닭고기나 소고기 등이 있으면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먼저 기름에 볶습니다. 마늘 소금 후추 약간 투하해서요. 오리지날인 보르쉬는 버터를 넣어 볶으라고 하던데 전 담백하게 땅콩 유나 해바라기 기름으로 볶습니다. 다음에 남아있는 야채를 뭉텅뭉텅 썰어 넣습니다. 감자, 양파, 토마토, 홍당무, 양배추, 호박, 피망, 파, 고추, 박... 또 뭐가 있으려나... 토마토는 요즘 저렴하고 좋아서 좀 많이 넣어서 국물이 붉게 됩니다.
큰 솥에 잔뜩 끓입니다. 입맛에 맞추어 소금이나 집간장을 넣어 간합니다. 혹은 액젓도 약간 추가하니 감칠맛이 납니다. 비 올 때 먹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맛있는 러시안식 스프가 탄생합니다.
밥과 같이 먹어도 맛있고 빵이나 짜파티등과 같이 먹어도 맛있습니다.
(구박사표랍니다. 그제 만들어 먹었는데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그리고 곁들어 부침개도 하면 퍼팩트겠지요? 감자, 양파, 호박이나 박을 잘게 썰고 고추도 잘게 썰어서 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하게 둘러서 넓적하게 부쳐먹으면 마음도 넉넉하니 푸근해집니다.
워낙 오리지널 러시안 스프인 보르쉬에는 버터로 베이컨이나 돼지갈비 등을 넣어 볶고 야채 및 딜이나 오레가노, 월계수 잎등을 넣는다고 합니다만 제 식은 담백한 맛의 러시안식 국? 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