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사진: 인도의 대표적 우유회사인 Amul사와 울나라BTS가 신곡 BUTTER를 기념하여 만든 아물소녀와 BTS의 만화임)
작년에도 이때쯤 80일동안의 락다운이 해제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공원으로 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새벽 운동하러 5시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섰습니다. 저 멀리 붉은 빛이 도는 것이 참 아름다운 시간이지요. 길을 건너다가 우유 통을 든 두 사람을 보았습니다. 우리 한번 저 사람들 따라가 보아요! 저번부터 버스까지 타고 우유를 사러 오던 사람들을 봐 왔던 터라 거리를 두고 쫒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은 저희들이 안 다니는 중하류층이 사는 곳입니다. 약 100미터 상관으로 다닥다닥 붙은 집과 버팔로 축사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참 놀랍습니다. 어쩐지 그쪽 큰 길가를 지나려면 항상 동물의 오물 냄새가 났었어요. 울 아들들이 큰 길을 거쳐서 학교를 다녔기에 참 친숙한 냄새지요. 저는 말을 키우는 곳이 근처에 있는 줄 알았답니다.
천지에 소똥이 넘쳐납니다. 아침부터 웬 아낙네가 소똥 한가득을 이고 왔다갔다 합니다. 소똥을 말려서 파는 일을 업으로 하나봅니다.
그 동네의 길다란 한 건물 거의 다가 버팔로 소들을 키우는 곳입니다. 놀랐습니다. 시커먼 축사가 건물의 그라운드 플로아에 자리잡고 막 짜낸 우유를 퍼서 가지고 온 스탠 우유통에 담습니다. 1리터에 80루피라니 우리가 사먹는 우유보다 20-25루피 정도가 더 합니다만, 내추럴 우유니 사람들이 먼데서도 찾아오는 것이겠지요.
거의 20여년간 마더다이어리(Mother Diary)의 Toned우유를 먹었다가 3년전부터 아물(Amul)우유로 바꾸고 있었는데 버팔로 우유로 갈아타야하는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ㅎㅎㅎ 남편과 산보가는 길에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습니다. 비닐 팩에 든 우유는 끓여서 먹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우유처럼 사서 그냥 먹는 우유도 있습니다. 가격이 무척 비쌉니다. 울나라 파스퇴르 우유 맛이 납니다. 그리고 테트라 팩에 든 우유를 대다수 한국 교민들이 먹는데 저는 팩에 든 우유 특유의 냄새가 싫습니다. 인도 지인 집에서도 그 우유에다 인도 짜이를 만들어 주는데 싫다고 했더니 요즘 배달시켜서 먹더라고요.ㅎㅎㅎ
인도 우유는 참 진합니다. 버팔로 우유가 주가 되는데 몇년전부터 카우밀크라고 팔면서 가격이 조금 더 비쌉니다. 하지만 제 입맛에는 카우밀크가 좀 연한 듯 느낍니다. 진한 우유라 그런지 요거트도 저절로 만들어지고 푸딩도 잘됩니다. 치즈도 만들수 있어요. 그땐 풀크림 우유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파는 비닐팩 밀크의 종류랍니다. Low fat Milk, Toned Milk, Full cream Milk 그리고 Cow Milk)
버팔로 밀크 파는 집 주인 아들인지 몸이 엄청나게 큰 젊은이가 우유를 매일 2리터씩 먹는다고 자랑질? 합니다. 웃으면서 격려해 주었지만서도 남편에겐 예전에 70년대에는 저런 어린이나 젊은이들이 부러움의 대상이었겠지만 이제는 아닌데... 하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한데 버팔로 밀크가 영양가가 무척 있긴 한 모양입니다.
새벽부터 냄새나고 어두컴컴한 곳을 순례했지만 색다른 경험을 할수 있게 되어 나름 기뻤습니다.
소똥을 산처럼 쌓아놓았다. 카우 덩 케익이라고 둥글게 빚어서 불피우는데 쓴다. 그 위에서 굽는 짜파티가 아주 별미다.
오늘부터 락다운이 해지되어서인지 길에 차도 많이 다니기 시작합니다. 사람들도 새벽부터 생업을 잇고자 준비합니다.
몇 사진을 찍어서 올립니다. 동네 주변이라서 다양하지는 않지만 분위기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동네 공원이 개장했습니다. 이제 오후 걷기후 짐에서 운동도할수 있습니다. 좋아요!
길가 노점상들이 돌아왔습니다.
꽃가게도 한다발 꽃들을 실고 왔습니다. 제 길거리표 단골집입니다.ㅎ
생필품 가게는 쉴새 없이 여전합니다. 여기서 잘익은 망고와 수박등 많이 사서 배달시켰습니다. 새벽에 장을 보면 신선한 야채 과일들을 고를수 있어 최고입니다.
노상 이발관도 영업을 시작합니다. 오늘부터 영업 재개입니다. 새벽 6시 반인데 벌써 한사람 대기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