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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의 5, 6월은 아말타스의 계절

노란색의 향연

by kaychang 강연아

올해의 락다운 두달동안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산소 호흡기 파동과 갠지스강에 시체를 갖다 버린다는 소식, 검은곰팡이 유행 등 기운이 빠지는 뉴스들로 인하여 제가 글쓰기를 게을리하였네요... 사실 4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속에서 삼시 세끼에 간식까지 만들어 먹다 보면 저녁이 되면 녹다운? 됩니다.


또한 올해의 락다운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서 힌디와 일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듀오링고에서 배우는데 역시나 둘이 너무 헛갈립니다. 어순이 같아서... 몇 달째 하루도 안 빼먹고 챙기기가 벅차네요... 핑계입니다.ㅎ



그러다 보니 이즈음을 노랗게 밝히던 아말타스에 대한 소개가 늦었습니다.


매년 4월 한국에 벚꽃이 있다면, 매년 5~6월 델리엔 아말타스Amaltas가 있습니다. 18년 전, 울 둘째 유치원 다닐 적에 숙제로 식물 이름 바로 알기가 있었는데 6개의 식물 이름 중에 유일하게 몰랐던 것이 바로 이 아말타스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식물 이름은 다 잊어버렸어도 이 아말타스는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주로 가로수로 심겨 있지만 저희가 좋아하는 산제이 반Sanjay Van(숲)에는 예외적으로 도처에 있습니다. 공원 자체가 노란색 물결입니다. 가장 무더운 5~7월 40도를 넘나드는 폭염과 따뜻한 색감의 노란색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황금색 아말타스는 후덥지근하지 않고 오히려 쿨하게 느껴집니다. 제멋데로 하늘을 향해 뻗치는 붉은색의 부겐빌리아와 함께 어우러져서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합니다.

하늘을 향해 뻗쳐오르는 부겐빌리아와 아말타스의 조합이 아름답지요?

활짝 피어 눈부신 노란 꽃들의 향연은 코로나로 축 처진 우리의 기운을 고양시켜 줍니다.


노란 꽃이 지면 기다란 막대기 같이 생긴 검으틱틱한 씨주머니(꼬투리)가 주렁주렁 매달립니다. 아래에 씨를 퍼뜨리는 특이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인도인들은 배앓이를 할 때 아말타스의 씨를 끓인 물을 먹으면 낫는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많은 효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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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아말타스의 학문적 소개입니다.

골든 체인 트리, 인디언 라버넘이라고도 하는 아말타스는 중간 크기의 낙엽수이며 4월부터 7월까지 노란 꽃을 피워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영국인들은 매년 낙엽지는 특성 때문에 가로수로 심지 않았던 수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날 황금빛 나무들은 루티엔스Lutyens 지역(델리의 대통령궁을 비롯한 신시가지)을 포함한 델리 전역의 거리에서 볼 수 있다.


환경운동가이자 '델리의 나무'의 저자인 프라딥 크리스헨은 이 나무가 영국에 의해 이곳에 들여왔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한다.


"아말타스는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고 라자스탄이나 하리아나를 포함하여 아라밸리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고 크리스헨은 말한다. 그는 "영국인들이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고 일년 내내 녹색을 유지할 수 있는 나무를 가로수로 원했다." 또한 "아말타스는 화려한 꽃 색깔 때문에 주로 공원에 심겨졌지만, 1960년대 들어와서 가로수로 심기 시작했고 지금은 델리 시내의 두드러진 특징이 됐다" 고 한다.


아말타스는 씨앗 퍼뜨리는 방식이 독특한데 검은 막대기 모양의 꼬투리가 떨어지면 독특한 맛과 향에 이끌린 자칼과 곰이 떨어진 꼬투리를 삼키고 위장에서 꼬투리의 표피층을 약하게 하면서 그 속의 씨앗들은 배설하게 된다. 각지에 배설된 씨앗들은 때가 되면 발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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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타스는 잎이 넓어서 아름답게 보일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빨아들이기에 이상적인 가로수입니다. 우리 모두 아름다운 노란색의 향연을 즐겨볼까요? 남편이 만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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