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도 끈질기게 오는 비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델리는 건조하기로 악명 높은 도시거든요. 어제 밤새도록 비가 오더니만 아직까지 비가, 세찬 비가 내립니다.
해외에 나오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하지요.1991년, 시카고에 잠시 살 적에, 현지 방송에서 첫 출시된 수출모델 엘란트라 광고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나 가슴이 뭉클하던지요??
어제, 아랫 기사를 보고 또다시 비슷한 감흥을 느꼈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현대가 인도시장 진출할 것인지 그룹차원에서 컨설팅 외주를 줬다고 합니다. 컨설팅 회사는 결과적으로 시기상조라는 프리젠테이션을 했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결과를 듣자, 그룹회장은 지금이야말로 인도시장에 들어갈 때다~ 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는군요. 비젼, 통찰력이 남다른 리더를 가진 조직은 할 일은 많겠지만, 복이 많은 겁니다.ㅎㅎ (믿거나 말거니 가십이니, 귀담아 두지 마십시요)
이제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인 포드가 적자가 누적되면서 인도 시장에서 발을 뺀다는 공식 발표가 있었습니다. GM에 연이은 미국차들의 인도시장 참패소식입니다.
저희가 22년 전 인도 뱅갈로르에 처음 왔을때 구입할 수 있는 차종이 많지 않았습니다. 일본차인 마루티스즈끼는 절대로 안된다는 남편의 강력한 의지로 유럽쪽 오펠과 미국의 포드사의 에스코트 중에서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중형차로 이만불이나 주고 산 에스코트는 타고다니던 5년 내내 골치만 아프게 하더니 결국은 1랙루피 ( 그 당시 환률로 약 2백만원)도 못받고 팔아버린 흑역사가 있습니다.
주변에 포드 차 사지 말라고 얘기하곤 했지요... 서비스도 비싸고 하여튼 인도에선 구입한 첫차로 애증이 교차했던 브랜드였습니다.
우리가 차를 구입한지 일년이 좀 못되어 당시 '쿠치쿠치 호타해'라는 공전의 힛트를 친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온 젊은 샤룩칸을 모델로 기용한 빨간 산트로가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저는 샤룩칸을 기용한 현대의 광고를 보자마자, 힛트칠 줄 알았답니다. 일테면 신의 한수였습니다!
샤룩칸도 현대 광고를 통해 인도 전역에 이름을 날리고 계속 승승장구하여 이제는 원숙한 국민 배우가 되었습니다.
주변의 인도 부자들에게도 세컨드 차나 구색 맞추는 용도로 산트로 차를 사보라고 권유했었는데 당시 빨간 산트로 차를 소형인데도 한번씩 몰아보는 용도로 구입한 인도 부자 지인이 꽤 되고 모두 만족하였습니다.
또 다른 돌풍을 일으킨 SUV차량인 크레타는 저희가 처음 구입한후 공원의 지인들이 구경하고 물어보고 하더니만 한두명씩 구입하여 어떨 때는 6대가 한번에 주차되어 있기도 하더라고요... 이제는 기아 차도 많이 보이고 인도의 최고로 경쟁력있는 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우리집은 구형이지요. 색깔만 같습니다.ㅎ
이 참에 인도 일간지인 《더 힌두》 칼럼에서 현대와 포드를 비교 분석한 기사가 잘 나와 있기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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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동차 회사 이야기:: 포드의 실패와 현대의 질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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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포드자동차와 현대자동차가 첸나이에 공장을 설립할 때, 한 곳은 인도에서 잘 알려진 브랜드였고, 다른 한 곳은 들어보지 못한 브랜드였다.
현대는 배우 샤룩 칸을 내세우면서 우선적으로 회사와 브랜드를 소개하는 일련의 광고를 실었다. 물론 인도인들은 포드 브랜드를 익히 알고 있었고 이미 체험했다.
25년 후, 이야기는 매우 달라졌다. 현대차 인도는 21년회계연도 기준으로 4,71,535대의 판매량과 시장점유율 18.12%로 국내 2위로 성장했다. FY21에서 시장점유율 1.84%와 48,041대의 판매량을 가진 포드 인디아는 미국 제너럴 모터스의 뒤를 이어 인도 내 제조공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10년 동안에만 2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초래했다. 현대와 같은 소규모 글로벌 브랜드들이 풍부한 이득을 챙겼음에도 불구하고 왜 인도는 미국 브랜드들의 무덤이 되었는가?
서로 다른 시장
정답은 제품에 있다. 인도는 크기와 엔진 출력이 가장 중요한 미국에 비해 매우 다른 시장이다. 인도 소비자들은 연료 효율, 낮은 소유 비용 및 재판매 가치를 선호한다.
포드는 인도시장의 특성을 조금 늦게 이해했다. 인도 소비자들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도 죄이다. 인도에서 첫 번째 출시했던 모델은 포드 에스코트였는데, 타 시장의 폐차장에 위탁된 모델이었다. 파워가 부족했고 처참하게 실패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에게 나쁜 첫인상을 불러일으켰는데, 그것은 결코 지울 수 없는 경험이었다.
반면, 현대차는 시장조사를 했고 인도의 정서에 적합한 소형모델인 산트로를 내놓았다. 대 히트를 쳤고 회사는 그 이후 과거를 뒤돌아볼 틈도 없이, 인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에 촛점을 두고 동급 최고의 기술을 적용한 신 모델을 신속하게 출시함으로써 성공 스토리를 쌓아갔다. 곧 제품 라인업에서 다수의 승자 모델들이 나왔고, 이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도 시장에서 두 번째 순위의 자동차 제조사가 되었다.
결함있는 제품 전략
반면 포드는 제품 전략을 올바르게 수립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포드 이콘, 포드 피에스타, 포드 피구, 에코스포츠 모델들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들 브랜드 중 어느 것도 현대나 시장 선두주자인 마루티 스즈키에 도전할 만한 판매량을 이끌 지 못했다.
한 번도 여럿 베스트셀러 모델이 출시된 적이 없었기에생산라인을 십만대 이상 가동하지 못했다. 마라말라이 나가르 공장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2011년 10억 달러를 투자하여 구자라트의 Sanand에 공장을 증설했다. 인도에서 포드를 되살리기 위한 새로운 복합 제품 전략의 일부였다.
그 전략은 미국 국내와 세계 여타 시장에서 포드가 가진 문제점들로 (고객들이) 이탈함에 따라 실패했다.
더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저조한 판매는 손실이 쌓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포드는 M&M를 통해서 다른 제조사들과 제휴하려고 노력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제품 외에도, 위치의 중요성 또한 현대차의 성공과 포드의 실패에 한 몫을 했다. 현대차는 인도를 내수뿐 아니라 수출도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 사실, 현대는 소형차 허브로서의 인도의 잠재력을 발견한 첫 자동차 회사였다. 유럽의 발전된 시장을 포함하여, 많은 국가들에 인도내 생산된 자동차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포드에게 인도는 또 다른 시장일 뿐이었다. 그에 상응하는 수익없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글로벌 제품군에 적합한 차량이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신차를 개발해야 하는 시장이었다. 예를 들면, 피구나 에코스포츠와 같은 인도용 특정 모델을 들 수 있다.
그들의 성공스토리는 초기 성공 후에 점점 줄어들었다. 수출도 했지만 물량은 미미했다. 현대차와 달리 포드는 이미 많은 아시아와 다른 인접 시장에 존재했기에 수출 잠재력이 낮았다.
인도가 제조 중심지가 되지 못하자, 포드는 공장 생산라인을 축소하면서 손실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포드는 소비자를 의사결정의 중심에 둬야 하는 사업 성공의 기본 전제를 망각한 것이다. 포드는 그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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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본입니다::
A tale of two automakers: Ford’s failure, Hyundai’s dream run - Business Line - https://www.thehindubusinessline.com/companies/a-tale-of-two-automakers-fords-failure-hyundais-dream-run/article36388029.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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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업들의 성공스토리가 회자되면서 MBA 케이스 스터디로도 활용될텐데요... 10년, 20년 지나더라도 케이스 스터디 사례집에서 사라지지 않고 더더욱 진화.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