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 이어 두번째 올립니다. 지난 주 아침운동 후 아점용으로 간단히 한끼 해결하고자 들렀습니다.
DPS바산트 쿤지 쪽에 위치한 이 자전거 노점상은 년초 2차유행 때 그리고 몬순비가 세찼던 기간 내내 보이질 않았는데, 요즘 다시 눈에 띕니다. 언제 비가 올 지 모르니, 노란색 가리개를 쳤군요. 한결 화사해 보입니다.
지나가는 릭샤 기사, 영업용 또는 운전기사들이 주고객입니다. 길목이 좋아야겠더군요. 도로변이기에 간이 주차해서 잠시 쉬어야 할 공간이 필요합니다.
남편이 그 사람을 주목해서 사진찍고 그러기 몇년째입니다. 노점상 답지 않은 장인의 기?가 흐릅니다. 매일 아침 빗자루로 주변을 깨끗히 하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얼추 지나갈때면 7시 반 전후인데 그때 보면 벌써 나와 있습니다.
지난 10월 차를 세우고 남편이 사진을 찍기에 미안해서 주문을 했지요. 놀랍게도 단돈 20루피, 파라타 2장과 촐레(병아리콩에 맛살라집어넣고 레몬즙으로 마지막 맛을 냄) 1접시.
얼떨결에 주문하다보니 신문지에 싸줍니다. 사실 좀 찝찝했어요...
그래도 집에와서 금방구운 파라타와 촐레를 먹으니 참 맛있었답니다. 운동길에 배가 고파서 였을 겁니다.ㅎ 후식은 생강 많이 넣은 차이와 과일.
얼마 전에 국내에서는 불량식품 부정식품 논란이 있었지요. 윤석열 야당후보 발언 때문이었는데요... 저희에게는 길거리 먹거리는 일단 비위생적이라고 인이 박혀 있습니다. 특히 인도에서는 말이지요.
{개인적으론 가끔 로컬 길거리 먹거리도 먹어봐야, 면역력 적응.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리 생각합니다.^^ 단, 날거 생거는 피하고 끓이고 불에 데운 음식이면 괜찮을 듯합니다. }
포장해 온거 집에서 접시에 담았더니 깔끔합니다.^^
이번 빵은 쿨차Kulchar라고 합니다. 썹지에 비싼 레몬도 뿌려주더군요. 쿨차 2조각 + 섭지 20루피, Amul제품 라시 5루피(2잔 분량 팩 10루피),
맛을 아니까 이번에는 2인분 주문하고 10루피는 팁으로 주었습니다. 나중에 봉사하거나 좋은 일 하고자 할때 이사람을 불러서 무료로 식사 나눠주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오는길에 남편과 얘기했습니다ㅡ 일단 맛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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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뱅갈로르에서 2년 근무후 델리로 이사와서 아난드니케탄에 큰 집을 얻어서 살았습니다. 어느 날 남편 친구가 인도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쇼핑을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쇼~핑!제가 참 좋아하고 잘하는 것 중의 하나가 쇼핑입니다. 가격비교하고 상점 주인과 대화하면서 할인도 받고 재미있어라 합니다.
그분은 남편 중학교 동기였는데 나중에 입사동기로 조우했다고 해요. 인도여행 몇주만에 얼굴이 반쪽이 되셨어요. 공인 변리사라는데 말씀을 들어보면 길거리표 감자 구운 것으로 혹은 다른 길거리표 튀긴 것으로 식사를 대신하셨다는 거에요ㅡ 당시에는 제가 인도음식에 익숙치 않았을 때라 잘 몰랐는데 어찌나 안되보이던지... 최대한 잘 모실려고 했던 것 같아요. 식사도 좋은 것으로 대접하고 그랬을텐데 지금 기억에 없어요...ㅎ
대신 그분이 인도의 유명 카페트를 사고자 해서 오로빙도 마르그에 있는 유명한 카페트 샵을 갔습니다. 사실 운전기사에게 물어봤더니 여행자들이 주로 가는 곳으로 안내한 거지요.
그런데 거기서 주인이 저를 알아보는 겁니다. 깜놀~
델리에 온지 2,3개월도 채 안되고 백일 좀 넘은 아가가 있어서 외출도 안하는데...뭐지???
알고보니 같은 동네 주민이더군요. 제가 원체 오라면 천리길도 마다 않고 가는 스탈이라서 동네 초입에 루프트한자 다니는 남편을 둔 필리핀 친구집에 일주일에 두세번씩 다녔거든요. 그집 마이클과 형준이는 강보에 있을 적부터 친구랍니다. 스트롤러 끌고요. 그리고 오후에는 큰 아들이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온 동네를 다니면 개조심, 차조심, 사람조심하라고 더운 데도 동네를 같이 뛰어다니곤 했습니다. 스트롤러를 몰면서. 참 젊었을 적 야기입니다!
카페트상점 주인과 저의 좋은 공감대 형성으로 덕분에 최고로 좋은 1400노트의(지금 생각해보면 거짓일지도...) 캐시미르 실크 카페트를 넘 좋은 가격에 사 드렸습니다.
당시 길거리 음식만 먹고 얼굴이 반쪽되신 그분 때문에 공인 변리사는 겨우 밥먹는 수준인줄 알았다는...ㅎㅎㅎ 그래서 사모님이 이 비싼 카페트 사가면 야단하지 않겠냐고 걱정하던 생각이 납니다.ㅎ 남편이 한국가면 가끔 그분이 점심사주신다고 들었습니다. 지인중에 잘 나가시는 분이랍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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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스토리입니다.
90년대 중반 베트남 출장을 일주일 가량 갔었는데요. 5층 쯤 되나요? 모텔수준이지만 현지에선 고급호텔이라 하더군요.
아침마다 쌀국수를 시켜서 먹었는데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이틀 정도 지나니 주변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알고보니 호텔에서 음식 조리하지 않고서 바깥 길거리표 쌀국수를 받아와서는 투숙객에게 서빙만 한다는 것을 알았지요.^^ 가격이 열배 가량 차이가 났던 걸로 기억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