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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Nov 08. 2021

카말 아저씨와의 인연

그저께는 디왈리 마지막 날, 형제.자매간 우애를 다지는 날이었습니다. 보통 디왈리 축제 5일 간을 피해서 인도 생활하는 중에 오랜 기간 크고 작은 도움을 줬던, 그러면서 막역한 사이로 발전한 인도 가정들을 방문하곤 했습니다.


물론 동네 지인들과는 디왈리 전후로 선물을 교환하곤 하지요. 올해도 감을 상자째 사서 단감과 대봉감, 그리고 케익과 연세딸기우유를 지인들에게 돌렸습니다. 저는 여기서 감 전도사가 되었습니다. 인도인들은 감을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도매시장에서 감을 저렴하게 살수 있습니다. 람팔(Ram신의 과일), 제패니팔(일본과일)이라고도 부르는데 퍼르시몬(persimon)이라고 하면 한번도 본적도 만진 적도 , 당연 먹어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매년 디왈리때 서너상자씩 사서 갈무리하고 지인들과 나누는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친한 지인은 부모님 댁 것도 부탁합니다.ㅎㅎㅎ 돈을 준다고 하지만 당연 안받지요!


적어도 매년 서너가정을 돌았는데, 금년엔 한 집만 찾아 뵈었습니다. 한 집은 선약이 있다하고, 다른 한집은 코로나 확진 후 나았지만 당분간 거리 유지하는게 낫다고 합니다.


***

어제 일요일 거의 20년간 우정을 나누고 있는 카말 아저씨 댁을 방문했습니다. 구루가운에 사시는데 특별한 분이시라 감과 우유뿐 아니라 마스크와 동생이 저 쓰라고 준 한국화장품 세럼도 한개 넣었습니다.


올해 초에 골프클럽에서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점심을 사주신 적이 있기에 이번엔 저희가 점심을 대접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식당 《미소》에 이년전에 가보신 적이 있어서 미소로 갈지 《사이드웍》, 중국식당으로 갈지 여쭤보았더니 중국식도 괜찮다고 해서 모시고 사이드웍으로 고고!

인두 아주머니의 친구와 우연히 방문 시간대가 겹쳤네요. 디왈리 선물 주신다고 들르셨답니다. 알고보니 이 두 분의 인연은 초등 6년으로 거슬러 가네요... 같은 대학교(칼리지 업 아트)를 다녔고 결혼식 때 서로 참석하였으며 그리고 지금 근처 이웃으로 거의 평생을 함께 하는 친구 사이라고 합니다. 벨레어에 사신답니다. 와우~~


제가 같이 식사하러 가자고 초대했습니다. 서양사람처럼 눈색깔도 푸르고 피부도 하얗더라고요. 동년배신데 인두 아주머니에 비해 굉장히 씩씩하고 말도 호기있게 하시네요.ㅎㅎㅎ

늘쌍 식사 후에야, 식판이 어지러운 후에야 사진 남긴다. 다들 맛나게 잘드셨고 우리도 즐거웠다.

카말아저씨와 인두아주머니와의 인연은 우리가 바산트 비하르 B블럭에 살 적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카말아저씨가 60대초반에 인연을 맺었으니, 그는 이제 나이 80세를 넘겼습니다. 평생 일군 사업체를 일찌기 정리한 후 정기적으로 골프를 치면서 심플한 평탄한 노후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남편도 골프를 그만 두기 전에는 그 분이 델리 골프장 게스트로 초대해 줘서 몇차례 함께 치기도 했습니다. 이후로 가끔 델리 골프장에 가족이나 우리 내외를 초대해서 점심을 사주시곤 해서 반가운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인두 아주머니께서 우리가 바산트비하르 F블럭으로 이사를 갈 적에 정성껏 차려주신 인도 가정식 백반의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정성이 가득한 백반을 앞에 두고 인도에서 떠나기전까지 인연을 가져가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리도 오래 지속되네요... 바산트를 떠나서 구루가운으로 정착하신 후에도 계속 인연이 이어집니다. 막내 딸 결혼식에도 가고 미국의 큰딸의 아들이 인도에 올적에 몇번 보살펴주었다고 지금도 사미르 얘기를 하십니다. 약간 배려가 필요한 아이였는데 지금은 어엿히 성장해서 작은 회사에서 월급도 많이 받고 일한다고 하셨습니다.


락다운 기간중 그림에 다시 손을 대기 시작해서 몇 작품을 자손들에게 나눠주었다고 하시는데 무릎 통증이 심해서 내달 수술을 앞두고 있고 막내딸네가 간병차 곧 델리로 온다고 합니다. 이년전에 뵜을때 작품 하나를 나눠주셨습니다ㅡ

서로간에 매일매일 만나지는 못했어도 서로에 대해서, 서로의 가족에 대해서 소상히 알고 있는 사이이기에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더라도 격의가 없으니... 항상 찾아뵈면 참으로 편안합니다.


특히 정원의 커다란 아데니움에 대해서 꽃이 이쁘다고 부러워했더니 집에 가져가서 씨앗을 만들어 오라고 하시면서 극구 안겨주십니다.

저희 차안에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커다란 아데니움입니다. 저희집이 겨울철에는 햇볕이 잘 안나서 사양을 했는데 수술하면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가져가라고... 내년에 씨앗이나 달라고 하시는데요. 벌써 가지고 오는 길에 만개한 이쁜 꽃을 2개나 떨구었네요.


나비야, 벌아, 울 집에 와서 아데니움 수정을 부탁해!


#인도에서공부하기 #2021디왈리마지막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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