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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Feb 13. 2022

인도에서 백신맞기

백신맞으면서 즐겁게 생활하기

오늘 인도의 코로나 환자수는 4만명선이고 우리나라도 4만명선입니다. 인도가 남북한 합쳐서 30배인 것을 감안하면 여기 인도는 이제 엔데믹 차원에 접어들었습니다. 거리와 도로는 사람과 차들로 넘쳐나고 마스크도 공원에 가서 보면 안끼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수 있습니다.


해외에 유입되는 사람들도 자가로 알아서 판단하게끔 한답니다. 이제 한시름 놓습니다. 전세계가 그렇게 돌아가는 듯 합니다. 아들이 사는 핀란드도 마스크 잘 안 낀다고 하기에 저는 꼭 끼라고 부탁하곤 합니다. 알게 모르게 재작년 코로나가 아들을 방문한 것 같습니다. 후각과 맛을 잃고 며칠 아팠다고 하더라고요... 속은 깊어서 나중에 그러더라고요.


저희는 초창기부터 백신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졌기에 지인들이 모두 백신 맞으러 가자고 할적에도 노! 하곤 했습니다. 절친이 간병원으로 유명한 ILBS에서 코로나 2차 맞으러 갈적에는 우리 교민들에게 알려주고자 남편이 동반해서 어떻게 백신을 맞고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를 보고 왔지요. 무료로 진행되기에 우리 교민들은 사립병원에서 돈을 주고 맞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고자 했습니다. 제법 잘 운영이 되어서 안심했답니다. 다만, 당시 초창기라서 신청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삐끗거렸던 점이 단점입니다.


작년 4,5월에는 엄청난 사람들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고 산소호흡기 대난과 더불어 곰팡이균 소식도 신문지상에 오르내렸습니다. 그래도 꿋꿋히 제 할일을 하면서 버텼습니다. 작년 중반부터 백신 패스포드가 강제성을 띄면서 저희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당시 부스터 맞으라고 하던 차였지요... 16세 이상 백신맞으라는 독려 기사가 신문 지상에 오르고 동네 커뮤니티에서도 60세이상 부스터및 16세이상 백신 맞으라는 공지가 나돌았습니다.


그러다가 11월 초의 어느날 일요일, 한국가려면 백신을 맞아야겠기에 운동을 다녀와서 11시부터 접종을 한다는 옆동네에 가서 1차 맞았습니다. 예약도 안했는데 20분 정도 일찍 가서 담당자들과 눈인사를 하다보니 맨처음에 신청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다음번 사람이 급하게 쇼핑간다고 양보해달라고 해서 먼저하게끔 해주었습니다. 동네의 무료접종은 아야나 운전사등 사회 약자계층을 위한 것인 줄 알았는데 기다리면서 보자니 주민들이 거의 맞는 듯 했습니다.

제 아다르카드(인도 주민등록증같은 것)의 이름이 팬카드와 같게 만들다보니 성과 이름의 띄어쓰기가 잘 안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마침 핸펀에 저장해 둔 패스포드를 보여 주었더니 별다른 이의 없이 받아주어 참 고마웠습니다. 맞고나니 메시지가 바로 와서 아니 인도에서! 이렇게 빠른 액션이?하면서 좀 놀라웠습니다.


2차는 2월 초여서 기간이 길다 싶었는데 받아놓은 날은 어김없이 돌아옵니다. 4일전에 무단히 체크해보다가 가까운 동네의 학교에서 하는 무료 백신에 예약했습니다. 금방 메시지가 옵니다.


백신 맞기 전날인 지난 목요일, 지인과 공원에 가서 걷기하고 바람을 쐰 다음 집에서 당분간 목욕을 못할 듯 해서 목욕을 하였습니다.

푸른 디어파크의 하늘
한국의 인사동같은 하우스카스 빌리지와 디어파크가 연결된다.

금요일, 백신맞으러 GBSS Vasant Kunj라는 곳을 시간 맞춰 갔습니다. 알고보니 Government Boys' Secondary School이란 뜻입니다. 또 한가지 배웠습니다. GGSS도 같이 있습니다. Girls라는 뜻입니다.


경찰이 패스포드를 기록하고 접종처를 안내합니다. 어두운 교실에 두분이 앉아서 또 손으로 기록하고 주사를 줍니다. 밖에 나오면 여경이 기록하고 쥬스를 주더군요... 전 지난번에 그냥 운동후 들른 참이어서 아무런 준비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마스크와 사탕을 가져갔거든요. 접종비용이나 마스크 선물비용이나 그게 그것인데 감사의 표시를 할 줄 알아야지요. 다들 감격해 하면서 어디서 왔느냐 물어봅니다. 한국 마스크, 세계에서 제일 좋은 것이라고 자랑도 하고 마침 햇볕 바라기하는 학생들에게도 캔디를 나눠주었습니다.

공립학교를 지금껏 색안경끼고 봤었는데 제법 괜찮습니다.  발랄하고 어여쁜 아이들의 모습에서 인도의 미래가 밝다고 느꼈습니다.

메시지가 금방 오고 한시간쯤 주변 선인장 공원을 걷다가 집에 왔는데   COWIN에 접속하니 금방 저의 접종확인증이 나옵니다. 우리 한국이나 일본에서 접종확인서를 영문으로 받으려면 최소 2만원에서 25만원까지 든다고 들었는데 여긴 영어로 되어 있고 QR코드까지 있으니 무사 통과겠지요?


그리고 이번에 인도 정부에서 준비한 코로나 통합 관리청의 COWIN 싸이트를 이용하면서 장족의 발전을 했음을 실감했습니다. 감동했다는 말이 옳습니다. 유저 프랜들리~ 최고에요!


그 많은 인도의 인구가 백신 접종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일사분란하게 진행하려면 얼마나 우수인력들이 동원되어 이렇게 잘 만들수 있었을지 참 감탄했습니다.


백신후 오랫만에 그쪽 동네의 공원을 돌았습니다. 선인장 공원 이름에 걸맞게 스투키와 산사베리아, 아가베및 이름모를 커다란 선인장들이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키재기를 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오후입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미리 만들어놓은 배추 된장국과 계란삶은 것, 왕토란 부침개및 몇가지 반찬으로 밥을 먹었습니다. 고기를 먹을려다가 혹시 혈관을 막을수도 있을까싶어 패스했습니다.ㅎㅎㅎ


그날 오후 찬디가르의 지인이 델리에 와 있다는 전갈입니다. 남편은 백신 맞았다고 어쩌구 하기에 제가 당장 내일 만나자고 했습니다. 아침 일찍 네루 공원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근처에 아는 레스토랑도 있지만 적어도 9시반은 되야 문을 열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얼른 두어가지 콩을 물에 담그고 찹쌀을 씻어서 약밥 준비를 했습니다.


찹쌀 3컵, 병아리콩과 캐시미르 콩, 다양한 넛츠(아몬드, 캐슈넛, 해바라기씨, 호박씨, 호두, 대추, 건포도는 못찾아서 못넣음, 밤등은 없어서 못넣음)

계피와 대추씨를 끓여서 재거리(흑설탕넣어도 됨)와 양조간장, 소금과 참기름 약간


토요일 아침 백신탓인지, 친구를 만나는 설레임 탓인지 4시가 좀 넘으니 잠이 깼습니다. 핸펀을 만지작거리다가 인도차이를 만들어 담고 포도와 귤을 좀 담아서 네루 공원으로 7시에 출발!

근처에서 다행히 같이 만나서 파킹도 같이 하고 회포도 풀었습니다. 저는 마스크와 녹차를 준비했는데 친구는 코로나 테스트 킷트를 여러개 안겨줍니다. 알고보니 1월에 오미크론 감염되었다가 완쾌되었었네요.ㅎㅎㅎ 영국에서 화이자 백신 및 부스터까지 맞은 건장한 분이신데...


인도 군인 대령출신이라 시간이 아주 정확합니다. 유머가 넘치는 남편에 진중한  부인, 우리 부부와 정반대인데 그러다보니 서로 잘 맞습니다.


아들이 있는 영국에 집을 한채 사두어 영국와 인도를 왔다갔다 하다가 바산트비하르의 집을 처분하고 공기좋은 찬디가르에 정착했습니다. 골프치면서 노후생활을 즐기는 아주 강직하면서도 인간성이 멋있는 부부입니다. 그 두사람을 보면서 인도인들의 좋은 점을 보게 되어 항상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네루공원... 공원에는 운동하는 사람들빕니다. 대다수는 저처럼 마스크를 살짝 폼으로 끼고 다니는데 몇몇 사람들은 마스크도 없이 걷거나 뛰고 있습니다. 햇살은 따사롭고 하늘은 푸르고 아름다운 델리 2월의 정경을 한없이 마음에 맞는 사람과 즐길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백신 부작용? 아직 모르겠습니다. 대신 몸이 추우면 안될 것 같아서 히터 켜놓고 침대에서 핸펀보고 영화보고 했습니다.


브런치에서 좋은 영화를 알려주시는 작가님의 소개로 '아버지의 바이올린'을 보았는데 터어키인의 정서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비슷한 듯하여 그리고 예전에 1박 2일로 들렀던 터어키의 아름다운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과 과일등을 떠올리면서 감동의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백신 2차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우리 곁에서 같이 생활하더라도 우리의 면역력을 키워서 감히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생활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일요일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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