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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Mar 20. 2022

인도의 결혼식 풍경

절친따라 행사 다니느라 피곤하다, 피곤해...

인도는 대국이다보니 결혼식 풍경도 제각각입니다. 라자스탄식, 펀잡식, 타밀나두식, 카나르타카식, 하리야나식,  히마찰식, 벵갈식...  제가 그동안 다녀본 결혼식입니다.


이번에는 펀잡지역 힌두사람들의 결혼식인데요... 일가친척들이 몇일동안 호텔에 머물며 결혼식 준비하고 양일간 리셉션에 결혼식하는 것을 가까이에서 보게되는 기회가 었습니다. 절친 로미가 시댁의 조카 결혼식에 초대했기 때문입니다. 이년전에는 친정집 조카 결혼식에 초대해서 귀빈 대접을 받은터라 이번에는 어찌 진행이 될지 궁금했지요.


미국서 살고있는 두 청춘남여가 델리에 와서 지인들, 친척들과 간소한 파티를 하는 자리였습니다.

울동네의 홀리 행사 사진. 지인이 보내온 것 공유

이틀 전, 홀리날 오후에는 헤나를 손에 장식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저녁에는 칵테일파티에 참석했습니다. 헤나 행사에는 블루 택시를 타고 가는데 길에 다니는 색깔을 뒤집어 쓴 사람들이 전부 노마스크! 파티장의 사람들도 모두 노마스크로 다닙니다. 저도 턱에 걸었던 마스크를 손지갑에 넣었습니다. 이럴줄 알았더라면 메이컵 하고 올것을...ㅎ

보름달이 휘영청한 길일입니다.


양일 간에 걸쳐서 아트리오  부티크 호텔에서 결혼식을 치르는데 심라와 아메다바드, 그리고 미국서 온 친척과 친구들이 주가 됩니다.


신랑측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제 절친 로미의 남편이 세 조카들을 자신의 두아들과 같이 써포트했다고 합니다. 영국 유학도 보내고... 그래서인지 현재 미국서 안정된 생활을 하는데요, 신부는 미국영주권자로 여친으로 지내다가 코로나때문에 작년에 결혼신고만 했답니다. 인도의 코로나가 엔데믹화하자마자 꿈에 그리던 결혼식을 하려고 델리로 달려온 모양입니다. 서로 아끼고 배려해주는 마음이 돋보이는 결혼식이었습니다. 결혼식을 하게되어 참 좋은 모양인지 둘다 연일 싱글벙글이네요.


하객으로 양일간 참석하는 것도 힘이 들어서 다음날 오전에는 비몽사몽간인데 당사자들은 좋아서 의식을 못한다해도 부모와 세드신 어른들은 어찌 그리 많은 다양한 행사를 소화해 낼수 있었을지? 무척 힘드는 나날이더군요. 어떤 면에서 30분에서 한시간이면 끝나는 우리나라 식이 간단해서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심라에 사시는 로미 시어머니. 추우신 듯해서 내가 둘르던 파쉬미나 숄을 둘러드렸다. 휠체어에 앉아계셔서 내내 안쓰러웠다!
신부의 메헨디는 예술 그자체였습니다. 저도 뭐... 만족합니다.

메헨디는 역시 수도답게 디자인과 메헨디하는 사람들의 손놀림이 남다릅니다. 메헨디왈라들도 젊고 세련됬습니다.ㅎ

흥을 돋우는 패들은 몇번이고 돌락을 갖고 행사장에 와서는 돌락을 두드리면서 돈을 받아갑니다. 우리네 함잡이들이 발걸음 옮길때마다 돈을 줘야 되는 것 처럼 참 재미있는 상황입니다. 주최측은 잔돈을 잔뜩 들고와서 수시로 돈을 챙겨 주면서 흥을 북돋우더라고요. 그러고보니 2년전 찬디가르에서는 큰돈을 그들에게 뿌리던 것 같았습니다.

음식도 그만하면 괜찮았는데... 특히 양고기가 맛나고 커피가, 남인도 커피처럼 만들어주는데 맛이 딱!입니다.


어제 새벽까지 놀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침에 호텔로 밥도 먹고 할디 행사도 가자하는데 고개를 저었습니다. 너무 무리하면 안좋을 듯해서요.


다음날, 라다를 공원에서 만나기로 해서 6시반에 일어나기는 했는데 비몽사몽... 결국은 10시가 넘어서 잠이 깹니다. 그런데 라비가 저희 집엘 온답니다.

결혼식 간다고 홀리때 준비한 것도 없는데... 딜리버리를 시켰는데 보통 두시간배송이거나 이틀안에 배송되는데 나흘걸리더라고요... 어쩌나! 얼른 고팔라로 뛰어가 인도 스위트 두어가지 사고 라씨도 사서 돌아왔습니다.

라비 장모님이 갇다준 아데니움을 두개로 분리해서 심어놓았다. 졸지에 아데니움 부자가 되었다. 첸나이서 오느라 몸살하는지 꽃들이 축 늘어졌다.

라비가 장모님이 첸나이에서 가지고 오셨다고 사막의 장미와 다른 작은 묘목 두어가지를 오토바이를 타고 갖고 왔습니다. 너무 감사하지요... 곧 얼굴뵙거나 해야겠습니다. 한두어달 계신다니 다음주 여행후에 식사 같이 하자고 얘기했습니다.


5시에 본 결혼식에 가는 날입니다. 힐을 신으려고 몇번을 트라이 하다가 편한 신발을 신고 가기로 했습니다. 모든 신발이 삭아갑니다. 안이나 밖의 가죽이 떨어져 나가니 마땅한 신발이 없네여... 2년간 손도 못댔으니 날씨는 더운데 당연 문제가 생길만도 합니다.


풀사이드에서 본 결혼식이 있는데 먼저 하이티타임. 케익보다는 튀긴 인도식 간식및 과자와 차이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우아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그런 시간입니다.ㅎ

남편은 빠그디를 머리에 썼습니다. 빠그디 왈라가 신랑의 머리를 5분 넘게 열심히 올립니다. 남편과 다른 하객들의 빠그디는 라자스탄 스탈이라고 하는데요... 신랑측이 결혼식을 화려하게 해보고 싶었나 봅니다. 옛날 왕족들 흉네를 내는 것이지요ㅡ 일단 재미있는 광경, 처음 본 광경입니다.


보통 식장까지 마차를 동원한다거나 말을 타고 갑니다만 호텔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니 가족, 친지들과 같이 걸어갔습니다. 물론 풍악에 맞추어 춤추면서 갔지요... 밖은 홀리 후라 그런지 후덥지근합니다만 커다란 선풍기가 찬바람을 연신 뿜어냅니다. 겨울에는 큰 간이 난로가 힘을 발휘하더니... 인도의 결혼식 문화는 참 다양하지요? 나름 진화하는 것이 보입니다

판딧트와 같이 불주위를 돌고 하는 것은 영화에서 많이 보던 지루한 장면이라서 멀찌감치 앉아서 모지토를 마시면서 같이 앉아있는 커플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행사를 운영한다고 해서 로미도 데리고 와서 인사시켜주고... 나중에 로미의 친구인 캐나다에서 온 지인과도 인사를 나눴습니다. 평소 로미가 가수라면서 생일 축하 노래도 들려주고 사진도 보여줘서인지 참 친숙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결혼식 공식 행사 마지막인듯. 신부와 신랑 어머니와 판디트
캐나다에서 온 로미의 지인과 아유르베다 박사님.

신랑, 신부네가 참 아기자기 합니다. 끝날즈음에 선물을 한아름 안겨줍니다. 선물이라해봤자 간식거리인데 준비하는 성의가 어딥니까? 감사히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몇시간 앉아서 수다떨고 칵테일 마시고 약간 춤추고 사진찍고 하는데 왜그리 피곤한지요?


아들이 둘인데 이번 결혼식을 가까이 보면서 작은 아들에게 인도 여자랑 결혼하지 말그래이! 부모가 넘 힘들더라 얘기했답니다! 주의해야 될 신부후보로 일본, 중국에 이어 인도까지... ㅎㅎㅎ 웃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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