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chang 강연아 Jul 01. 2022

깡꿍. 모닝글로리, 공심채

인도 여름의 맛있는 야채 한가지

올해 들어 월요마켓에 자주 가게 됩니다. 월요마켓에 가면 사람사는 맛이 느껴집니다. 또한 평소 멋진 몰이나 마켓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인도 토속의 식물이나 과일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산트 쿤지에 8년간 살면서 올해 전에는 다섯 번도 채 안 다녔을 겁니다...


올해 초에 톱을 사러 그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마! 가 보이는 것이에요. 전설 속의 마동이의 마가 인도말로 라탈루라는 것도 알게 되고 마를 사러 이후로 몇번을 갔습니다.


3월부터 날씨가 더워져서 뜸하게 가다가 이즈음 멜론과 망고를 사러 다니는 재미를 붙였습니다. 장초입에는 비싸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가격이 다운되는 묘미가 있습니다.

앞쪽에 깡꿍과 비듬나물이 보인다.

그런데 또 한가지 주목을 끄는 것이 있었으니... 깡꿍입니다. 찾아보니 모닝글로리, 공심채라고도 한답니다. 인도말로는 이름이 뭔지 물어봐도 잘 모르는 것 같고 옆에서 한 인도 주부가 워터 스피나치(물시금치) 라고 하네요.


과거 성당에 다닐 적에 교우들의 모임을 같은 성당교우의 레스토랑인 난킹에서 주로 했습니다. 저희 가족이 모두 좋아하는 중국 레스토랑입니다.


저희 가족은 거길 가면 베지 음식은 시키지 않습니다. 양배추 김치와 무절임이 나오는데 그것으로 반찬은 대신하고 주로 잘 안 먹어보는 논베지 닭이나 돼지고기, 양고기등을 시키곤 했지요...


그런데 여성 교우들은 꼭 베지를 시킵니다. 그중에서 인기있던 메뉴가 깡꿍이었고 인도네시아인가 말레이지아 주재원출신의 교우가 김치와 다름없는 그 나라의 대표 음식이라고 하는 것이에요... 먹어보니 아삭하고 부담감이 없는 맛이었어도 일부러 찾아서 먹게 되지는 않았지요.


인도의 더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덥습니다. 45도를 넘나드니까요. 사실 덥다는 것을 잘 모르겠는데 밖에 나가서 뭔가를 하면 이마를 필두로 얼굴에 땀이 줄줄 흐릅니다.


그래서 야채라면 감자 양파 토마토 오이 가지 정도로만 맨날 사서 먹곤 했는데 세상에나 비듬나물(비름나물인데 어려서부터 비듬나물인 줄 알았음, 건강에 무척 좋은 잡초같은 식물임)도 보이고 낯선 야채 한가지인 깡꿍이 싱싱하니 가격도 한단에 10루피 (160원)라는 것이에요.

얼씨구나 좋다 하면서 한단을 집어들었습니다. 온라인 상으로 요리법을 찾아보고 제 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맛납니다.ㅎ


1.깡꿍의 끝을 잘라서 깨끗하게 씻어서 채에 받친다. 사이즈가 길면 반이나 세토막으로 잘라놓는다.(한단에 250그램정도)

2.팬에 식용유를 2, 3스푼정도 두르고 양파 반개 썰은 것, 듬성듬성 썬마늘과 작은 고추 1, 2개 썬 것를 넣어서 볶는다.

3.기름에 섞여서 맛있는 양파와 마늘내가 나면 물을 뺀 깡꿍을 넣어서 재빨리 뒤적인다.

4. 간은 액젓으로 한다. 한스푼정도 넣으면 되는데 식성에 따라 가감한다. 어디서는 미원나 다시다를 넣으라고 되어 있는데 저희 집에는 패스.

****


너무 쉽지요? 씻어둔 깡꿍만 있으면 10분내에 완성되는 맛있는 야채요리랍니다.


이를 보면서 집에서 키우는 미나리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깡꿍도 끝을 많이 잘라서 물에다 담궈 놓으면 뿌리가 자라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도 지인들도 이 야채는 처음 대하는지 울 집에서 먹어보고는 감탄을 합니다. 심플한 레시피를 알려주니 금방 사서 따라해 먹습니다.

고아에 갔다가 스위스로 남편 만나러 간 로미가 깡꿍요리를 금방 배워서 해 먹는다고... 눈썰미가 보통은 넘는 듯.

깡꿍과 새우등을 넣은 요리도 있고 김치도 만든다고 하네요. 식감이 아삭하고 개운한 맛이 납니다.


오늘 아침부터 장마비처럼 비가 많이 내립니다. 낮에 가까운 몰에 가느라 나갔다 왔는데 몰근처에서 물에 잠겨서 움직이지 못하는 승용차를 두 대나 보았습니다. 울동네가 이정도면 다른 지역은 대단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녁을 먹고 동네 한바퀴 도는데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 도로가 짝 말라있고 차들은 세차한듯 깨끗하고 날씨까지 시원해서 걷기에 좋더라고요.


다음주 월요일에 서울을 간다고 갑자기 표을 끊은 터라 할 일이 넘 많아졌습니다. 맘이 급해도 생각한 글은 올려야지요.

한국에서도 공심채라고 파는 모양이던데 부담없는 가격이라면 한단 사서 이국의 맛을 즐겨보세요!


작가의 이전글 인도에서의 호캉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