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chang 강연아 Jul 02. 2022

핀란드 헬싱키에서의 인턴쉽이야기

아들 인턴채용과정에서 느낀 북유럽사회의 신용

 다음은 남편이 쓴 글로 저의 밴드인 《인도에서 공부하기》에 올린 글을 가져왔습니다.


****

3여년전 막내아들은 여러 고심 끝에 핀란드 헬싱키 소재 대학교에 입학을 결심했다. 유럽은 인도처럼 학부와 석사 통합과정으로 3+2 학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학부 졸업하면서 유럽 은행에 인턴으로 취업?하면서 여름방학동안 풀타임으로 근무하고 있다.


유럽 탐험은 아직 현재진행형이지만, 아들의 경우를 살펴보면서 느낀 점은 유럽은 여행지로는 각광받을 지 몰라도, 유학으로는 아직 덜 알려져 있는 것이 분명하다. 대한민국이 미국을 선호하고 미국 중심적인 시스템으로 작동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우리에겐 익숙치 않은 유럽으로 공부하러 가는 것에 괜한 불안감이 없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불안감이란 '미래 경력 쌓는 것에 과연 플러스 요인이 무엇일까'라는 의구심이 가장 클 것이다.

여하튼 본인 의지로 싱키에 공부하러 가서 3년을 마치고 나니,  자기의 길을 개척해야 하는 인생에서의 또 다른 진지한 시점에 이르렀다.


돌이켜보니, 헬싱키 등 북유럽국가들은 지상최대의 복지국가로 잘 알려져있고 행복 만족도 또한 늘 최상위권에 속한다.


진짜 그럴까? 아무리 지상 낙원이라 하더라도, 사람 사는 곳 아닌가?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


- 일단 치안이 안전하다.


- 수도물 그대로 마셔도 될 정도로 매우 위생적이다... 놀라웠다!


- 기본적인 사회 시스템은 서로를 믿는다는 전제하에서 작동되고 있다. 바꿔서 말하자면, 신용이 깨지는 순간, 발 붙일 여지가 없는 곳이다. 막내 아들의 동급생이 수학 문제를 물어보기에 아는 문제라 가르쳐주려고 하니까, 기본 컨셉만 이해하고서는 이제부터 혼자 고민하겠다고 하더라... 모르는게 있으니까 배우려고 학교에 온 거 아닌가?... 스스로 풀어 볼 거라고 했다고 한다. 막내아들이 이를 상당히 신선하게 느꼈던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의 심성과 사회시스템은 남들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기 페이스대로 살아가는 곳이라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핀란드인들은 무뚝뚝하고 살갑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좀 더 알고보니, 거의 모두가 가정 생활에 충실하기 때문에 사람 사귀거나 사교적일 필요가 상대적으로 없기 때문에 그리 보인다는 점이다. 인종 차별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므로 연고지가 없는 이방인인 경우, 어디에 속하지 못하기에 외로울 수 밖에 없다. 개개인이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핀란드는 우리 못지않게 강대국 러시아와 스웨덴 사이에 껴서 험한 꼴 보며 살았다. 그렇지만 핀란드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불굴의 투지.Sisu정신을 만들어냈다.

핀란드 청년들 또한  거의 1년 군복무가 의무라고 한다. 보통 고등학교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는지 막내아들 왈 , 회식때 얘네들 군대이야기 엄청 한다고 한다.^^  군대 가는 것을 꺼려했었는데... 핀란드에 가고 나서는 인생 설계에 언제 군대에 다녀올 것인가를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

아들이 년초 인턴직에 신청한 후, verification agency(이력검증 대행기관)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사항들을 매우 꼼꼼하게 체크한다는 것에, 거의 2달 넘게 체크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아니, 정규직도 아니고 인턴직인데 뭐 이리 깐깐하게 챙기나? 했었다. 델리 부모에게 SOS한 것은 우리가족이 인도 어디 어디서 몇년간 살았는지 구체적으로 기재해 달라는 것과 10학년 여름방학 때 국내 건설감리 회사에서 약 3주간 인턴을 했는데, 이에 대해서 확인코자 하니 이 업체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그 당시 학교에 제출했던 인턴 보고서에 상세한 정보들이 기재되어 있어서 서울에 연락했더니 약 7년 가까이 지난 상태라 그 당시 담당자를 수배할 수가 없었다. 그 대신에 학교에 제출한 인턴 보고서가 있으니 이를 참조토록 보고서를 추가로 제출했다. 그 이후로는 추가 요청이 없었고 은행으로부터 인턴계약서를 받았다고 한다. 계약서에 서명하자마자 바로 출근하게 되었다.

짐작컨대, 은행은 입사 후보자에 대한 제3자 이력검증agency로부터 하자가 없다는 결과를 받아야 비로소 채용프로세스를 밟는다고 여겨진다. 평소 자신의 이력관리는 잘 챙겨야하고 사실에 입각해서 정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모든 업무가 언택트 환경이라는 점이다. 인턴 관리자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고 인턴은 헬싱키에서 근무한다. 코펜하겐에 있는 관리자는 헝가리출신이라 한다. 유럽은 하나라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출퇴근.업무지침.보고서.회의. 멜. 메신져 등 모든 것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운영된다.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공용어인 영어가 원어민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인턴 2개월짜리가 관리자가 근무 중인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1박2일 해외출장을 간다는 점이다.^^

모 시인의 상이라고 한다

인턴들 불러다가 잘못 지적해서 기를 죽이거나 기합들게 할 줄 알았는데... 밤늦게까지 고급식당에서 진창 먹고 마시고 그랬다고 한다.ㅎㅎ

오른편은 오페라 하우스

 ****


그러고보면 북유럽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막내아들의 도움이 매우 크다.


자신의 인생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막내 아들이 대견스럽고

여하히 자신에 맞는 길을 스스로 찾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

***

https://band.us/band/75696845/post/1050

***


#인도에서공부하기 #헬싱키인턴쉽이야기


****

제가 2022.9월 아들 졸업식 참여차 헬싱키 간 날에 알게 된 사실인데 울 아들이 정식 직원으로 입사한 것이랍니다.ㅎ

중형차로 우리를 데리고 자기 숙소로 가면서 본인은 출장 갈적에 이런차 렌트하면 안된답니다,  품위유지 차원에서요. 그래서 누가 인턴사원에게 고급차를 렌트해주냐?고 했더니만 자긴 정식 사원인데 몰랐냐면서 일주일에 두번 근무하는 것으로 했답니다.ㅎㅎㅎ

2023년 1월 인도에 다녀간 뒤론 풀타임 근무합니다. 남편이 지레짐작으로 인턴이라고 제게 얘기해서 그런줄 알았다는...ㅎㅎㅎ

작가의 이전글 깡꿍. 모닝글로리, 공심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