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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Aug 04. 2022

매직 이얼즈(Magic Years)의 추억

꾸띠선생님과의 인연

 매직 이얼즈는 정확히 21년전 울 둘째가 그 유치원에 입학하여 2년간 다닌 당시 델리 남서쪽에 위치한 최고의 유치원입니다.

바산트 비하르 E블럭에 위치하며 B블럭에 사는 우리집에서 걸어서 10-15분, 차로 5분거리에 위치하였지요.


예전부터 학교는 최고의 학교, 선생님은 최고의 선생님을 고집하던 터였기에 주변의 인도 학부모들에게 묻고 또 물어서 유치원을 결정했었지요.


학교방문도 미리 했었습니다. 그런데 교장선생님이시던 꾸띠 선생님은 카리스마있는 얼굴로 정규 모집시 신청하라고 하셔서 네~하고 돌아왔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정규 모집일 날, 8시도 되기 전에 쬬끼다(울집 경비원)를 보내어 미리 줄을 세워놓고 시간이 되어 가보니 3번이어서 선착순으로 무사히 입학이 되었습니다.


몬테소리 교육이라서 실생활에 응용하는 교육을 선생님 두분이서 가르치고 계셨습니다.


입학 첫날, 묘한 향수냄새를 풍기면서 젊은 엄마들과 저보다 나이가 좀 들은 할머니들이 복도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반에서 수업하던 아이들이 가끔씩 나와서 엄마를 체크하곤 또 들어가곤 했지요. 하루종일 엄마 품에서 우는 아이도 있었고 멍한 얼굴로 허공을 응시하던 임신한 외국인 엄마도 기억나고(그녀가 나중에 절친이 된 수잔나입니다) 스케치하면서 기다리던 무슨 수제화 사장도 있었고 지인끼리 젊은 엄마들은 수다 삼매경이었지요.


당시 저는 책을 가져가서 읽는 , 마는 둥... 다행히 울 둘째는 베이비그룹에서의 적응력을 최대한 발휘해서인지 들어가면 화장실 갈 적만 제외하고는 엄마를 찾지 않더군요.


당시엔 지루했겠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같은 베이비 그룹의 에밀리와 스코트 엄마는 우리 B블럭에 새로 생긴 '리틀 세네터'라는 곳에 나의 조언을 무시하고 보내었는데 어느 날 아이들이 맨날 안가고 싶어 하여 힘들다는 말을 합니다... 제가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려서 입학시켜 주겠다고 그러나 좀 기다려야될 것이라면서 꾸띠 선생님과의 미팅을 주선했습니다.

에밀리 아빠는 프랑스 대사관에 근무하는 잘생긴 백인 프랑스인, 에밀리 엄마는 중국 신장 출신의 작으마한 이쁜 중국여인, 스코트 엄마는 홍콩 출신의 인텔리 중국여인이고 아빠는 캐나다 신문사에서 파견나온 저널니스트였습니다.


양복과 정장을 빼입고 등장한 세사람의 앞에서 꾸띠 선생님이 함박웃음을 짓던 것이 생각납니다. 난 소개만 해주고 돌아왔는데 바로 다음날부터 입학해서 다니게 되었답니다!


울 아들은 이년간 즐거운 유치원생활을 마치고 바산트 밸리 학교로 무난히 진학하게 되었지요. 최고의 유치원 출신들은 명문 학교로의 진학도 수월한 듯 싶습니다. 한번에 13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팀이 되어 두시간정도 인터뷰를 했는데 그중에서 두명만 뽑혔답니다.


****


이번주 월요일, 8월 1일부터는 새로운 마음으로 걷기와 요가를 해보려고 심기일전하여 다 마친후 아침은 모글리에서 먹고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먹는 알루 빠라타와 포하는 행복감을 가져다 줍니다.


그런데 학교 입학관련 연락을 주고받던 한 어머니로부터의 메시지가 왔는데 그동안 감사했는데 큰아들과의 학교 거리땜시 매직이얼즈로 보내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갑자기 꾸띠 교장선생님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변하셨을까?  21년이 지났는데...


​마침 그날은 약속도 없고 해서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그쪽은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 준 참이라 금방 모글리 레스토랑으로 찾아왔고 또 다시 만난 귀여운 아가와 어머니! 넘 반가왔습니다.  차 한잔을 마신뒤 우리 집에서 가서 옷갈아 입고 출발.


​알고보니 매직이얼즈가 바산트비하르 C블럭 뒤쪽에 분교가 새로이 생겼고 시브 나달 학교재단이라고 적혀 있네요. 그런데 꾸띠 선생님은 옛 교사에 계시다고 해서 다시 E블럭으로!


어쩌면! 20년 넘어 만난 꾸띠 선생님은 그대로셨습니다.  다만, 쨍했던 카리스마가 상냥함과 다정함으로 바뀌어져 있네요...


코로나로 2년간 유치원 문을 닫으면서 재정적으로 힘들어 할적에 시브나달 학교재단이 손을 내밀어주어서 재정은 시브나달이, 교육은 매직이얼즈가 하는 것으로 협의되었다고 하십니다. 시브나달 재단의 재단이사장이 우리 아들의 학교인 바산트 밸리 학교의 동창생이자 유명한 HCL그룹의 자손입니다. 노이다와 구루가운에 큰 규모의 학교를 비롯 대학교까지 갖고 있는 큰 교육 재단입니다.

선생님으로부터 이런저런 소식을 듣고 반가웠고 특히 같이 간 아이를 당장에 입학시킬 수 있다는 말에 너무 감격해 하였습니다. 학부모는 당연 너무 좋아하였고 우리는 꾸띠선생님께서 몸소 안내해주시는 학교 전체를 돌아보았습니다.

다음날 와서 입학수속을 다 밟기로하고 같이 간 학부모가 점심을 사겠다고 해서 난킹에서 맛있는 점심을 함께 하였습니다.


​너무 감사하고도 고맙습니다. 선생님이 이제 거의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이실텐데 어린아이들과 생활하셔서인지 아직도 정정하시고 예전 모습 그대로이시네요.


​자녀의 학교 입학문제로 고민하던 학부모의 일이 무난하게 해결되어서 좋았고 정말 오랫만에 뵜던 선생님이 나를 기억해주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다음날 오전 인삼차와 효자손을  드리면서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습니다. 한국에 딸이 파견 근무하기에 한국을 가본 경험도 있다고 하시고 내년이면 정든 유치원을 그만두시고 고향인 뱅갈로르로 가신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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