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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Aug 28. 2022

인도 구루가운의 문화 허브, 어패럴 하우스

하누만지와 사랑에 빠진 지인 이야기


인도의 지인중에 원숭이 신인 하누만지에게 꽂힌 칠순 가까운 연세 지긋한 분이 계십니다. 나만 보면 짖궂게 장난도 잘 거시는 매력남입니다. 호주분과 결혼해서 아이도 없이 살다가 이혼한지 꽤 됩니다.

어느 햇살이 따스한 날, 우리를 보고싶다고 해서 찾아 갔지요.

아버지가 20세기초 꽤 유명한 인도 화가이셨는데 무슨 병에 걸려서 힘들어하다가 하누만지의 꿈을 꾼뒤로 기도해서 병이 나았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인도 전역을 다니시면서 하누만지에 관한 작품들이면 그림, 조각 등 가리지 않고 수집했다고 했습니다.


거의 5, 6년전 겨울에 즈음하여 올드 구루가운 댁을 방문하였습니다. 박물관도 겸하는 2층 단독주택은 정말 보물이 천지에 널려있었습니다. 살림살이 공간외엔 벽이며 통로며 하물며 문짝까지 작품들로 꽉 차있었고 한켠엔 포장도 풀지않은 채 놓여있는 작품 또한 널려있습니다. 초보자인 내가 보기에도 너무도 정리가 안된 상태로 보관되어 있으니 안타까왔습니다.

제 지인과 누님은 아버님의 유품을 관리하느라 평생을 보내시는 듯 했습니다.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에 인도관이 있던데 거기에서 몇품목만 사주어도 웬만한 박물관은 건립할수 있을 것 같은 귀중한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자형이 국립박물관 관장님이셔서 우리가 소개하면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짧은 생각을 했지만, 유물 거래는 우선 순위에 따라 예산 책정 절차를 밟아나가야 하고 가격 산정을 객관적으로 하려면 거쳐야 하는 단계가 있겠기에 혼자 생각만 하다가 말았던 생각이 납니다.


그분이 어제 토요일, 구루가운 문화단체에서 수여하는 공로상을 받는다는 초대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어패럴하우스Apparel House!

우리가 9년전 구루가운에 살 적에 유일한 문화공간이었던 곳, 문화행사가 있으면 자주 가보곤 했던 장소였습니다.


환영 인사로 이마에 연한 갈색의 꿈꿈을 빈디로 찍어주네요. 내부는 너무 추울 정도로 에어콘이 빵빵하고 깨끗합니다.


하누만지를 사랑하는 지인은 앞좌석에서 누님과 같이 앉아계시네요. 수상식 중간중간에 관객들에게 흥을 돋구려고 남여 약 15여명 합창단이 따볼라 반주에 인도 노래를 하고 오디시와 바라타나티암의 인도춤 공연도 하였습니다.

제일 앞이 공로상을 받은 사람인데 오른편의 마른사람이 자신있게 더 잘 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인도 예술에 특히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분야별로 상을 수여하는 자리였는데 우리 부부의 지인인 사진 작가 아리야씨도 Museo Camera Centre for the Photographic Arts 박물관장 자격으로 상을 받으시네요. 지인인 화가 모슈미도 요즘 그곳에서 그룹전으로 전시회를 한다고 하던데, 근일간 찾아가 봐야 하겠습니다.


행사는 우려했던대로? 밤늦게까지 진행될 것 같아 중간에 아리안씨에게 축하인사를 드리고 아쉽지만 자리를 빠져 나왔습니다. 행사후 다과 시간을 같이 하려고 했는데...  행사가 끝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았습니다.


구루가운에 오면 만나는 절친가족과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었거든요. 매사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리안씨와 누나 그리고 행사장 나가는 길에 막내 동생이라면서 뒤따라 나와 인사를 하는 여동생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

절친 가족은 칵테일 준비를 별도로 퍼팩트하게 해와서 우리 셋은 소주레몬 칵테일, 남편은 레모네이드로 건배를 하고 식사를 맛있게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2주만에 보는데... 어찌 그리 반가운지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델리로 돌아오는 밤길은 낯설게 느껴집니다. 오랫만의 밤나들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하누만지 #어패럴하우스 #구루가운나들이 #절친과의만남 #인도에서공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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