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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Nov 08. 2022

해피 구루푸럽

시크교의 창시자 구루나낙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한달 전부터 옆집 할머니께서 11월 8일 시크교의 창시자인 구루 나낙의 생일날, 저와 같이 템플인 구루드와라의  랑가르에서 점심을 먹자고 하셨습니다. 바산트 쿤지와 바산트 비하르의 두군데 중 당신이 정하시겠다면서 꼭 같이 가야된다고, 그래서 친척집에도 안갔다고 하시네요. 혼자 계시니 주변의 친척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먹거리를 가져다 주거나 며칠씩 모시고 있곤 합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구루드와라, 사람들은 머리를 다 가려야 합니다.

오늘 11시전에 바산트비하르의 구루드와라에 도착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저희부부에게 옛날 지폐 2루피 새것을 쥐어주시고 이것을 통에 넣으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뜻인가 했더니 할머니가 앞의 연단으로 가셔서 기도를 한참하시더니 그 지폐를 통에 넣더라고요. 따라서 기도하다가 얼른 저도 돈을 꺼내어 넣고 남편에게도 가서 2루피 전달해주면서 기도하여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일찍 도착한 터라 의자에 할머니는 앉고 저는 그옆에 자리 잡아서 기도를 하였습니다. 두어시간 동안 바로 앞에서 세팀이 번갈아가면서 연주와 노래를 계속해서 하고 사람들이 연달아 입장하면서 기도하고 돈을 넣고 하더라고요. 가만히보니 사람들이 돈을 꽤 많이들 넣기에 저도 더 넣어야 될 듯해서 일어나려니 할머니가 안그래도 된다고 저를 붙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와중에 패스웨이 학교의 마니샤선생님 가족이 입장하는 것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도 골격이 큰 편이지만 남편은 거의 2미터 되는 미남이시더라고요. 이쁜 딸내미랑 같이 오셨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기도하고 사람들 구경하고 멍때기기도 하면서 두어시간을 보내었습니다.

따끈한 프라사드를 나눠주기에 손으로 받아 먹고는 랑가르로 향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렬로 쭉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안쪽으로 들어가 할머니를 의자에 앉히고 저희들은 바닥에 앉아서 기다리니 봉사자들이 다니면서 그릇과 음식들을 나누어줍니다. 나뭇잎으로 만든 접시가 특이해서 한참 보았습니다. 파니르요리, 컬리플라워와 야채범벅, 달스프, 짜파티와 밥, 키르(스위트 라이스) 그리고 사탕 한개씩이 기본으로 주어졌고 수시로 봉사자들이 음식이 든 바께스를 들고 다니면서 더 원하는 사람들에게 부어줍니다.

할머니는 조카 친척을 만나서 다함께 의자에 앉아서 드셨습니다. 조카분과 조카 며느리는 할머니께서 저에게 많이 의지하신다며 만나서 반갑다고 집으로 꼭 할머니와 같이 방문해달라고 부탁을 여러번 하셨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바산트 쿤지의 구루드와라도 어떠한지 보고 싶다고 하셔서 둘러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프라사드를 나눠준다면서 굳이 저녁을 챙겨 가라고 하시는데... 벌써 많이 먹어서 저녁 안 먹어도 될 지경입니다!


할머니가 꼭 저희 어머니 같으세요. 기억력이 비상하고 잘 챙겨주시고 약속도 잘 지키고... 제가 옆에서 조그만 것이라도 갖다드리면 고마워하십니다.

남 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나셔서 넬슨 만델라가 백인들에게 정리하고 나가라할 때까지 부모님께서 광산과 무슨 철도 건설같은 사업을 영위하면서 엄청난 부를 누리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동생들은 다 런던에서 잘 살고 있고 남편 친척들도 여기서 대단한듯 합니다. 무슨 유명한 차를 생산하는 기업체를 갖고 있다고 하며 남편이 인쇄업을 했는데 수표도 발행했다고 하더군요.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과 그 충격으로 인한 딸을 잃은 후, 호주에서 10년 넘게  3명의 손주를 보살피다가 집을 정리하려고 오신 것인데 올해는 그냥 보내고 내년쯤 팔아야 될 것 같다네요... 곧 쿤지쪽에 지하철도 개통되면 집값이 많이 뛸 것이랍니다. 할머니 덕분에 새로운 구경 잘 했습니다.

해피 구루푸럽!


****시크교의 이해


시크교 창시자는 구루 나낙 데브 Guru Nanak Dev 이며

불교와 자인교가 BC 5세기경 힌두교 토양에서 태동했던 것처럼, 시크교는 AD 15세기경 힌두교와 이슬람교 토양에서 싹텄다.

전 세계에 약 2500만 명의 시크교도들이 살고 있으며 인도 내 시크교 신도들은 2천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사회 공헌 운동은 매우 활발하여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미국은 2019년 시크교 커뮤니티를 독립된 소수 커뮤니티 그룹으로 인정했다. (인도를 대표하는 소수 커뮤니티는 힌두 커뮤니티이지만, 시크교 커뮤니티도 추가로 인정한 것이다)  


인도에 와서 처음 들은 이야기 중의 하나는 길거리에서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적에 도와달라 소리치면, 십중팔구 터번 쓴 시크 교인들이 달려올 것이라고 할 정도로 의협심이 강한 사람들이다. 시크교 창시 때의 무슬림으로부터의 박해부터 시작해서 파키스탄과 분리 독립될 때의 폭동, 그 이후 인디라 간디 수상 암살까지 몰고간 시크교 극단 주의자들의 테러 소요 사태 때마다 시크교 성지인 황금사원은 뉴스의 초점이 되었다.


 The Founder Guru Nanak Dev (1469 - 1539) believed in a castless society without any distinctions based on birthright, religion or sex. He institutionalized the common kitchen called langar in Sikhism. Here all can sit together and share a common meal, whether they were kings or beggars.


3대 기본 철학 >

1. 열심히 정직하게 돈을 번다

2. 신을 향한 기도. 명상을 한다.

3. 남들과 나누고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돕는다


시크교는 15세기에 태동하여 현재까지 500여 년 가까이 유지되고 있다. 그 와중에 1700년 전후 40년 짧은 기간 동안 시크 왕조가 세워졌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을 아우르는 펀잡 지역 등 북인도 지역에서 숱한 전쟁을 치르면서 - 쇠퇴하는 무굴 왕조의 틈새를 이용하여 - 세력을 키워갔으나 영국이라는 강적을 만나 좌초한다.


시크교의 특징>

1. 본당으로 들어갈 적에 계단을 내려간다. 본당이 입구 밑에 위치한다. 계단 내려갈 적에 다섯 가지 죄악 즉 탐욕, 집착, 욕망, 오만함 그리고 분노를 내려앉히라는 뜻이라고 한다.


2. 모든 이는 평등하다. 힌두교의 카스트를 배척한다


3. 평생 다섯 가지를 지켜야 한다: 단검, 머리빗, 팔찌를 몸에 지니고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으며 수염도 기른다, 무릎 정도 내려오는내의를 입는다,


4. 우상이 아닌 시크 경전을 숭배한다. 경전은 1430페이지 분량이라고 한다.


5. 본당은 펀잡주의 암리차르에 위치한 골든 템플이다. 세계 최대의 랑가르(컴뮤니티 키친)에서 매일 수많은 사람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대접한다.


*아래는두차례 골든 템플을 다녀왔을 때 찍었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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