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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Jan 31. 2023

 바쁜 월요일을 추억하면서

감사합니다!!!

일요일 오전부터 간간히 내리던 가랑비가 밤동안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바뀌었다... 시원하게 내리는 빗줄기를 내다보면서  그동안 쌓였던 먼지들이 다 씻겨내려갈 듯한 생각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어제 오전에는 스페인 노부부가 년말.년초 한달간 가족과 함께 보낸 후 델리로 돌아오는 날이다. 소방차인 그들의 캠핑카가 한달 넘게 리집 앞에 주차되어 있었기에 먼지가 많이 쌓여서 카 클리너를 불러서  청소를 해야하나? 하던 차였는데 세찬 빗줄기가 깨끗하게 차를 씻어주었다.


새벽 요가를 마치고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돌아서는 8시 20분 경 그들이 도착하였다. 웰컴!

고국에서 가족 상봉후 확실히 더 행복해진 모습의 부부를 대하였다.

하몽과 가우디 책자를 선물로 가지고 왔다. 향집에서 잘 쉬고 왔는지, 한결 건강해 보이고 표정이 밝다. 집에서 간단하게 다과를 마친후 서둘러 뭄바이 친구 결혼식에 가야 한다는 이들을 데리고 마두란찰 모글리 레스토랑으로 고고!

알루파라타와 푸리, 차이를 시켜서 아침을 먹고 기념사진을 찍은 후 길을 재촉한다... 밤새 비행기로 델리에 도착한 노부부, 젊은 사람도 피곤해할만한데, 이들을 일깨우는 정열이랄까?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뭄바이까지 1500km 먼길, 인도에 오래산 우리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을 10시간 넘은 밤 비행기로 이른아침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가려한다. 아그라와 자이푸르 두갈래 길이 있는데... 몇년전 우다이푸르까지 차몰고 갔던 경험이 있어서 그쪽으로 가기를 조언했다. 한달만에 시동을 걸고 엔진 소리를 들으면서 차의 상태를 살펴본다. 꼼꼼하다.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하고 갔으면 했는데... 신세지기 지기 싫어서 그런가? 떠나는 사람은 발길이 가볍다. 우리부부에게 감사하다는 진한 포옹을 나눈 후 이들이 떠나는 차량의 뒷 모습을 바라본다. 한달간 차를 잘 간수해서 다행스럽다. 가는 여정에 필요할 지 모르는 과일.쌀.국수.차.스위트. 쵸코파이 등 필수품을 넣어주었다. 웬지 밀려오는 아쉬움. 무사히 건강히 인도 여정을 마칠수 있기를 기도한다. 

.

오후에, 자이푸르 100km 앞두고 있고 도중에 두시간 정도 눈  붙이며 휴식을 취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대단한 노익장이시다.

****


오후 2시에는 영미씨가 남편 지방 출장차 공항 배웅 후 집으로 온다고 했기에 기쁜 마음으로 점심 준비를 하였다. 마침 형준이가 헬싱키에서 가져온 마지막 훈제 연어가 있어서 연어초밥을 하기로 하고 몇가지 반찬도 만들고... 국은 전날 밤에 한가득 끓여놓았다. 소고기가 없기에 닭다리살 발라놓은 것으로 닭계장을 경상도식으로 끓였는데 다시다를 안 넣었는데도 감칠맛이 난다..ㅎ


냉동고 저편에 숨겨놓은 명란젓갈도 소환하고... 연어초밥에 무우순을 올리면 보기에 멋지다는데 구할수가 없으니 밖에서 자라는 미나리로 대처할려고 미나리를 뜯고 있는데 언니! 하는~ 반가운 낯익은 소리가 대문에서 들린다!


허둥지둥 밥양념 준비하는 와중에 영미가 밥 비비고 정신없이 초밥을 만들었는데 ...다행히 영미가 맛있게 먹어준다. 고맙게도! 나의 정성이 통했나 보다.


한시간여 수다 떨었나... 집에 가는길에 숄 사러 간다기에 따라나섰다. 오랫만에 몰구경도 하고 우리 둘이는 연못에 풀어놓은 물고기처럼 여기저기 즐겁게 돌아다녔다. 숄도 두개씩 구입하고 재미있게... 영미를 만나면 얼굴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고마운 동생. 영미가 맛있는 쇼콜라 케익도 사주었다. 지난번 남편 생일이라고 보낸 케익이 넘 맛났다고 또 사간다고 들른 쇼콜라에서! 오늘도 영미가 돈 많이 썻네...


영미씨를 보내고 저녁 5시반에는 감사 모임에 처음 가게 되었다. 알음알음으로 검증된 사람들을 초대하는 자리인 모양인데... 벌써 나는 거기에 참석한 모든 사람을 알고 있었다는...ㅎㅎㅎ


인도의 최고 부촌 바산트 비하르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서 감사하는 모임을 만든지 꽤 되는 모양인데 우리 부부가 그 기준에 합당?했는지 모임에 초대한 것이다.

처음 방문은 아니지만 아훌루와리야 아저씨 집에서 열린다고 하여 남편이 꽃다발을 만들어 왔다. 센스있게 노란 국화에 주황색 난으로 만든 멋진 꽃다발이었고 참석자들이 모두 이쁘다고 칭찬해 주었다. 봄 색깔에 맞게 화사하고 포근하다. 다른 부부들은 각자 음식 한가지씩 해왔다. 서로 즐겁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를 초대해준 아니타가 힌디 노래를 하였고 이후에 나도 울 형준이의 노래를 한곡 들려주었다.


마침 아들이 2월부터 풀타임 은행원이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들은 터라 자랑도 쪼금하고... 열명이 넘는 모임 부부들로부터 감탄의 소리를!

행복한 시간들을 기억하고자 기념촬영을 하다.

각자 가져온 먹거리로 장식된 식탁을 둘러가면서 챙겨먹는 재미도 있었고... 아훌루와리야 아저씨 집에 장식된 그림과 사진 벽걸이 장식에 대한 멋진 이야기들도 많이 듣고... 90세 넘으신 아저씨 내외는 더욱 정정해지신 듯하다.


모두모두 고맙다. 따뜻하게 대해준 모든 사람들... 좋은 만남으로 안내해 준  아니타부부와 아훌루와리야 아저씨 내외분, 우리 부부를 픽업해서 함께 온 자그밋 부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인두부부, 바산트 비하르 커뮤니티에서 활약이 많다고 하던 어딘가 낯익은 산자나.


모두들에게 감사하면서 바쁜 어제 월요일을 추억으로 남긴다.


***https://band.us/band/75696845/post/337(아들은 이미지 관리차 유튜브의 모든 노래등을 지워버렸다. 다행히 3년전 밴드에 올린 것은 남아있어서 가져와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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