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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Apr 22. 2023

또 다른 착한 사마리탄 이야기

인도의 현대차라...ㅠㅠ

3월 30일, 3주 절친의 구르가운 집들이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예전보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갔고 저층이었지만 아담하게 잘 조성된 단지가 볼수록 매력입니다. 구루가운에 새로 조성된 아파트마다 클럽 문화가 잘 되어 있어서 점심식사도 잘 하고 다리 맛사지도 받고 잘 놀았습니다.  


마침 남편 출장이라고 자고 가라는 것을 아무래도 민폐라 생각하여 늦은 오후 델리 집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우리 부부를 위해서 침대 메트리스도 새로이 갇다놓고... 참 좋은 동생입니다.

나준다고 동태전 부치는 절친, 오픈 부엌이라서 서로 대화하면서 음식 만들 수 있으니 좋더라고요.


그 당시는 거의 매일 비가 내리던 참이었는데요...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Ram Navarmi 힌두 명절에, 주말이라 그런지 차량 정체는 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폭우 때문에 차가 가다서다를 심하게 반복했습니다. 우리는 저장해놓은 아들의 노래를 틀어서 큰소리로 흥얼대면서 귀가 길을 즐기고 있었는데요... 집으로 다와 가는 길에 옆에 큰 차가 손짓을 하고 뭐라뭐라 하는 거에요... 아니 뭐지? 창문을 연 순간, 아뿔사! 차 본네트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냄새가 작렬합니다.ㅠㅠ 순간 도로위 차량에 불이 붙어서 어쩌구하는 뉴스들이 뇌리를 지나면서 급 당황 모드... 비는 계속 추적거리면서 진탕 길이 앞을 막고 있고 곳곳에 물웅덩이는 어디다가 차를 대야할지? 마침 우리에게 차 상태를 알려준 큰 차의 주인이 옆에서 길을 안내하여서 갓길에 대도록 합니다. 난 얼른 나오고 남편은 차의 상태를 확인하느라 본네트를 열고... 하얀 연기가 펑펑... 하도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옵니다.

동생집 베란다에서 찍은 비바람에 휘날리는 대나무 숲

지금껏 5,6년 되면 차를 바꾸었는데요... 인도의 도로 사정이 우리나라와 달리 너무 안 좋아서 5년 이상만 되면 여기저기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한국 차는 비싸고 일본차는 타기 싫어서 최초의 차는 포드의 에스코트, 다음으로 인도 마힌드라 차를 두번 (볼레로/스콜피오) 바꾸고 현대차로 새로운 모델인 크레타로 바꾼지 6년째, 코로나로 거의 2년 넘게 운행을 못한 것으로 치면 제일 양호하게 사용한 편인데 웬 문제가 그리 많은지?


주변의 인도 지인들에게 현대차 사라고 하면서 걸어다니는 현대차 홍보 위원이었는데 이 말이 무색하게 정말 여러번 차에 문제가 생겼답니다. 결국에는 차에 연기까지... 한달 전에도 의 생일 파티 가는 길에 차에 문제가 생겨서 못간다 하고 겨우 되돌아와서 정비업체에서 클러치 통째로  바꾸었는데요... ㅠㅠ


이십여분 갓길에 차를 세우고 열기가 식기를 기다렸습니다... 여전히 매케한 타는 냄새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나중에 클러치 과다사용?으로 클러치판이 과열되었다는 진단을 받았답니다. ㅠㅠ


이때 그 착한 사마리탄은 우리 옆에서 혹시 모르니 자기 기사가 우리집까지 운전하고 자기는 뒤따라 오겠다고 합니다. 잠시 헛갈렸습니다. 저도 낯모르는 사람들이 어려운 일에 봉착했다 싶으면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만서도 덩치가 크고 잘생긴 이 젊은이와 순하게 생긴 운전기사가 너무도 친절하게 얘기를 하니 정말 믿어도 되나? 그러면서도 남편과 저는 예전에도 노이다 학교 가는 길에 급작스런 클러치 장애로 길가에서 차가 섰던 트라우마가 있었기에 그의 친절함이 얼마나 고마웠는지요?


바로 몇 분전 델리로 돌아 오는 길에  이웃 지인 알피나로부터 남편이 오전에 세상을 떴다는 비보를 받았고 오후에는 화장의식을 치렀다는 왓츠앱 메시지가 올라왔더랬습니다. 집에 도착하는데로 방문하겠다고 메시지를 주었었는데요... 길에서 비는 추적추적 내리는데 샌달안으로 꾸역꾸역 밀려오는 진흙탕의 느낌... 기분이 업과 다운을 롤러코스터 타듯 오르락 내리락하는 하루네요!


집에 이럭저럭 그 착한 사마리탄의 운전기사 덕분에 도착을하고 통성명을 나눌수 있었습니다. 술탄푸르에서 가구 회사를 경영하는 젊은이로 아난드니케탄의 초대에 가는 길이었다 합니다. 차를 꼭 서비스, 공식 서비스센타에 맡기라는 당부를 하면서 지인을 소개해 주겠다고도 합니다. 우리는 한달전에 서비스를 받았으니 거기서 체크하겠다고 하고 감사의 말을 연신하면서 작별인사를 했답니다.


저희 단골?(차가 너무 문제가 많다보니 자주 가서 단골이 되었습니다) 현대 공식 서비스센타에서는 토잉카도 보내주고 한번 다시 체크를 해주어서 냄새는 잡았습니다만 이제는 켜지도 않은 에어콘이 작동되는 등 사소한 오작동이 생기네요...


인도에서 현대차라... 글쎄요.

인도사정에는  좀 더 강한 힘의 차가 필요한 듯 합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이렇게 고마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도에 살면서 저는 참 행복하다... 불행한 일이 있더라도 그속에 서로 돕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감사해요, 마양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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