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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Sep 27. 2023

2023.9.26 (화), 칼림퐁 이틀째

스페인 지인 부부와의 만남.

산 속 공기가 좋아서인지, 아침 일찍 눈을 떴다. 란다를 오가면서 새벽녘 해돋이 광경을 시시각각 담았는데 구름인지 연무인지 사방에서 일어나면서 천천히 산맥 주위를 감싸안는 것이 장관이다ㅡ

어제 과일을 못 사와서 먹을 것이 마땅찮아서 베트남 커피 한잔을 타서 나눠 마시고 6시 반경 산보를 나섰다. 어제 기사말로는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없고 경사가 심해서 택시 이외에는 이동수단이 없다라고 했는데 호텔 위쪽으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칸첸중가의 다른 모습을 감상하고 색다른 꽃과 나무들과 특이한 새소리를 들으면서 걷는 재미가 있었다. 약간 싸늘한 새벽 공기가 신선하니 낯선 곳에서의 아침 걷기가 일년 만인듯... 작년 이맘때 헬싱키의 아들 기숙사의 호수주변을 싸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걷던 생각이 났다.

이름모를 다양한 색상의 꽃들


돌아오는 길에 은 가게에 들러서 자연란인듯해서 계란사고 잔돈이 없어하기에 껌과 라면도 가져왔는데 벌써 우리 부부가 시카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놀라웠다.ㅎㅎㅎ

호텔이 도착해서 아름다운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담고 있는데 어떤 친절한 부인이 와서 차나 커피를 가져다 주겠다고 했다. 모닝티가 무료로 주어진다고 하였다.

아름다운 정원을 앞에두고 이쁘게 꾸며진 장소에서 진하고 정성이 가득한 차이를 잘 마셨다.

9시반에는 카를로스와 롤리타가 오기로 했으니 만반의 준비를하고 호텔 앞에서 기다렸다. 8개월만에 보는 스페인 노부부들이다. 그들을 위해서 델리에서 과자와 주전버리할 것들을 챙겨왔다.


차 몰고 인도 전역을 여행중인 스페인 노부부를 재회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었는데 얼마나 반갑던지? 그들은 네팔까지 갔다가 스리랑카를 가려고 돌아왔는데 이곳서 워터 펌프가 고장나서 25일째 머물고 있다는데... 울 부부가 25년째 인도에 대해서는 잘 알겠지만 칼림퐁은 자신들이 더 잘 아니까 우리를 위해서 하루 투어 잡았다면서 우리는 따라만 오면 된다고 하였다.ㅎㅎㅎ

작은 차에 덩치큰 카를로스가 앞좌석에 타고 우리부부와 롤리타는 뒷자석에... 운전기사가 싹싹하니 맘에 든다. 앞좌석의 카를로스와 티격태격 말장난하는 것도 재미있고... 저녁에는 시장구경도 시켜주고 친절하였다.

난을 재배하는 곳을 가고자 했는데 알고보니 호텔이었고 대신 가는길에 무슨 곰파며 티벳 사원이며 힌두사원까지 데려다주었다. 큰 십자가가 설치된 전망대에서도 사진 찍었는데 카를로스가 대체로 걷기를 싫어하였다. 알고보니 고장난 워터펌프를 고치기 위해 기다린 것인데 어떻게 두바이에 부품을 가져올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2만루피를 G-pay하면 되는데 현금만 갖고있어서 어쩔줄 몰라하던 차였던 것이다. 내가 사정을 알고 도움을 주겠다고 와이파이 잘터지는 곳에 가서 돈을 보내주겠다고 했더니 이후로 카를로스가 같이 나와서 걸으면서 평소의 장난기 넘치는 아저씨로!

반나절 일정으로 다 소화했는데 점심은 칼림퐁의 5스타 호텔인 메이페어 호텔의 식당으로 우리를 안내하였다. 두사람 덕택으로 칼림퐁의 아름다운 호텔 구경도 하고 강을 사이에 두고 시킴의 산이 바로 앞에 보이는 멋진 장소에서 맛난 음식을 먹게되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두분의 만남과 여행이야기로 이어져서 감탄에 감탄을 자아내고... 특히 아프리카 여행시 로컬 갱단의 위협에 유도로 업어치기를 했더니 다들 도망갔다는 모험담에 도요타 차량이 불에 탄 이야기, 브라질의 강을 따라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서 여행다녔던 이야기등.

아기자기한 묘미가 있었던 메이페어 호텔, 바깥 풍경이 압권이고 곳곳이 멋진 벽화나 장식품으로 아름다웠다.

그런데 생계는 뭘로 해결했는지 궁금하다... 내일 여쭤봐야지.


2분만에 G-pay로 돈을 보내고 현금을 대신 받았다. 우리 아니었으면 돈을 주러 실리구리까지 가야할 상황이었단다. 두분은 두바이에서 부품이 3일 만에 도착한다고 굳게 믿고 계시는데 글쎄요? 난 빠르면 일주일, 늦어도 2주안에 도착해서 고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하였다.ㅎㅎㅎ


늦은 식사를 마친 후, 두분은 와이파이가 잘되는 곳에서 한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시겠다고 하고 우리는 답례로 내일은 우리가 점심초대와 함께 투어를 같이 하자고 하였다. 택시는 작지만 지인들이 좋아하는 이번 기사를 이용하기로 했다.


착한 기사는 시장터 안내를 해준다고 자처했는데 좁다란 길에 많은 차들이 이동하느라 매연이 심각해서 과일만 몇가지 사고 특이한 녹두로 만든 묵같은 것을 고추가루등에 버무린 것을 사서는 호텔로 돌아왔다.


계속 적은 돈을 줘버릇 해서 인지 담배를 피고있던 심부름하는 녀석이 차나 커피를 가져다 준다고 해서 덕분에 맛있는 차이를 한잔 더 먹을수 있었고 물도 큰 것으로 두병 더 가져다주었다. 작지만 세세한 그의 이쁜 마음이 칼림퐁에서의 스테이를 더욱 행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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