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chang 강연아 Mar 10. 2024

델리는 현재 영화제 중...그리고 3중주 연주회

2024.3.8 ~ 3.17 해비탓트 국제 영화제

매년 4~5월경 열리던 국제영화제 행사가 금년엔 3월로 앞당겨졌습니다. 재미난 영화들이 많이 상영되고 있습니다. 무료입장이지만 온라인으로 사전예약해야 합니다. 안 가본 나라, 관심갖고 있는 나라들의 최근 영화를 통해서 그 나라 일상의 주변 환경과 사회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인도 수도 델리에 거주하는 장점 중의 하나는 다양하고 수많은 문화행사로의 접근성이 좋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재빠른 인도인 영화광들이 늘고 있으니, 부지런해야 합니다.^^

제는 개막식날로 많은 외국인들이 참여하였는데 독일 문화원 주관으로 독일 영화가 문을 열었습니다.


'교사들의 라운지' 라는 제목으로 여러 영화제에 초청받았고 베를린 국제 영화제 수상작입니다.

(구박사표)

이상주의자 폴란드 출신의 선생님인 칼라는 교사라운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절도행각에 대해서 파헤치고자 하는데 어느날 누군가 라운지의 돼지 저금통에 손을 대는 것을 보고 직접 범인을 잡고자 수업에 들어가기 전, 본인의 지갑을 확인한 다음 노트북을 조정해놓습니다.


나중에 체크해 본바로 그녀에게 비협조적이던 행정쪽 직원인 쿤이 영상과 동일한 블라우스를 입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쿤은 칼라의 반 학생인 오스카의 어머니입니다. 칼라는 개인적으로 쿤에게 얘기하는데 쿤은 그녀의 비난에 당황하고 격분하여 그녀를 쫓아내기에  하는 수 없이 칼라는 교장에게 쿤이 절도를 인정하도록 얘기합니다. 그녀는 심문 중에 크게 화를 내며 뛰쳐나가고, 칼라는 경찰을 개입시키라는 교장의 제안에 문제를 비공개로 유지하는 것을 부탁합니다.  


그러나 교사 휴게실에서의 녹화가 동료의 사생활을 침해했기 때문에 칼라도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교장이 지적하자 그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쩌란 말이죠?저도 대략 난감...)


선생과 학부모와의 회의시간에 나타난 쿤은 칼라가 비밀 녹음혐의로 기소되었다면서 신뢰할 수 없다는등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고 칼라는 공황 발작을 일으키더라고요.  도둑놈이 더 큰 소리 친다는 말이 딱 맞더라고요.


그리고 그녀의 아들 오스카는 학생들을 선동하여 수업 보이코트를 합니다. 그러다 심지어 칼라의 증거자료가 들어있는 노트북을 훔쳐서 강에 내버립니다... 그 와중에 칼라는 눈부위를 강타당하나 오스카가 어머니의 편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기에 계속 오스카를 감쌉니다.


결국 정학을 당했는데도 교실에 들어온 오스카... 정학이니 교실을 나가라는 말을 듣지않고 계속 앉아있는 오스카! 마지막 장면에는 의연하게 의자에 앉아있는 오스카를 두명의 경찰이 의자와 함께 들고 나오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

세계 어디서고 큰일이네요... 어린 학생이라고 착하다고만 여겼는데 선생님을 조롱하고 규탄하고 하는 장면을 보면 어린 학생들이 괴물로 여겨집니다.


군사부일체란 잊혀진 과거의 유물로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학생이 친구들을 선동시켜서 선생님을 어쩔수 없게 만드는지 기가 막혀하면서 보았습니다. 참 큰일입니다. 어른을 존경하지 않는 사회, 말을 듣지 않는 사회에서는 괴물을 양성하는 것이나 다름없겠지요.


끝까지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자 노력하는 선생님의  시각을 따라가게 되는데 독일에서의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와 뒤엉켜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혹시 기회가 다면 보시기 바랍니다.

**


동창들 중에 선생님들이 많은데 한 친구는 순위고사 어렵게 합격해서 강남지역의 영어선생님으로 잘 지낸다고 기대했는데 결혼후 얼마뒤 그만두더라고요. 자세한 얘기는 안했는데 많이 힘들었나 보더라고요.

이제 정년인 또 다른 친구는 만날때마다 고3담당인데도 이번에는 우리반 학생들이 착해서 안심이야... 하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말속의 뜻이 뭐였는지 잘 몰랐더래도 이런저런 뉴스속에서 직업군으로서 선생님이 힘들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니다.


***

어제도 무슨 영화제 상을 받은 칠레 영화를 보았는데요... 인디안들을 처단하는 영화였답니다. 칠레의 역사를 다시한번 찾아보게 만드는 슬픈 역사입니다. 어느 나라든지 과거에 외부에 발설하기 힘든 불행한 역사의 조각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위안부 사태라던가 칠레의 인디안 살해등... 불행하고 끔찍한 과거의 일부분입니다.

영화끝나고 연주회까지 한시간이 남기에 <다이너>로 가서 피자와 스프 샐러드로 간단 저녁을! 바바라가 연주회 후, 프랑스레스토랑에 가자고 했는데 밤늦게 저녁식사는 극부담. 다음 기회


저녁에는 여성의 날 기념으로 프랑스문화원 주관, 피아노,클라리넷, 바쑨 삼중주 여성 연주회가 있었습니다. 악기 바쑨은 연주회에서 첨 보는것 같습니다. 상당히 무거워보입니다.

안정되게 울리는 저음의 매력이 색다릅니다. 포레스텔라의 고우림씨를 생각케합니다.ㅎ

피아노를 연주하는 대만 출신의 연주가의 기교가 대단했구요, 클라리넷은 바쑨에 비해서 가벼워보여바쑨의 남성적인 묵직함과 클라리넷의 여성적인 고음의 어우러짐이 좋았습니다. 한시간 가까이 연주하는 동안 연주자들을 번갈아 보면서, 예술가들의 어디든 날아다니는 자유로운 영혼을 생각했습니다. 용감한 여성들입니다.

우연히 독일계 시니어 여성 두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분은 지난번 다른 모임에서 알게된 구면으로 경제학 교환교수, 그리고 한 분은 무려 50년 넘게 인도분과 결혼해서 살고 계신다고 합니다. 연주회 입장하려고 줄 서있다가 서로 대화가 통했습니다.ㅎ 그래서 제가 두분을 소개시켜주었답니다.

오스트리아 대사관에서 30년 넘게 재직하셨다고 해서 울 둘째의 모짜르트 합창단 얘기를 했더니 반색하시면서 알고 계시네요. 본인은 님라나 합창단원이시랍니다.ㅎ 남편과는 몇년 전에 사별하였는데 자식이 8명이나 된답니다. 자세한 사항은 프라이버시인 듯해서 다음번에 만나면 물어봐야겠어요. 인도 거주 외국인 모임(OWC)을 주도하신다는 여장부이십니다.


그리고 오랫만에 일본 지인 고상을 만났습니다. 아내인 아야코상은 어머니 상을 치른지 얼마안되서인지 막내와 같이 집에 있다면서 아들과 둘째를 데리고 왔더라고요. 그런데 몇번 봐서 익숙해졌다고 느꼈는지 그 아들이 자기 여친이라고 우리에게 자연스레 소개를 합니다.ㅎㅎㅎ 같은 학교 친구같아요. 그래도 부럽더라고요! 우리는 33살 먹은 아들도 여친이 없는데 축하한다고 해주고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한민국도 우리끼리의 틀에서 벗어나서 지금보다는 좀 더 다양하게 인포멀 모임체를 갖는 활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상은 참으로 넓습니다. 넓은 열린 마음을 가진다는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만, 시야가 넓어지고 배우는게 많습니다.



#인도에서공부하기 #해비탓트센터국제영화제

작가의 이전글 해피 여성의 날, 해피 마하 쉬브라트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