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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Mar 25. 2024

케랄라 마지막 날-3편

아쉬움이 남는 여행길

이상하게도 새벽 요가는 건너뛰게 됩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싶어서 수영을 하러 갔습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수영을 배우고 있기에 한편에서 물과 놀았습니다. 어제밤에 이어서 오랫만에 수영인지라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늘은 푸르고 물은 딱 좋은 온도고 주변에 이쁜 꽃들을 보면서 30분이상 수영을 즐겼습니다.


아침 식사메뉴는 종업원이 세가지만 된다고 해서 간단한 것들로만 시켜서 먹고 남인도 커피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바빠서 커피한잔 마실 여유도 없었거든요... 옆좌석의 첸나이에서 온 젊은이들은 인도 영화에 나오는 비쥬얼들이라서 그 회사는 영화배우들만 뽑는 모양이라면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주변에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바후발리의 CG도 이곳에서 했다고 합니다.

남편은 공장에 가고 저는 남아서 이것저것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내었지요. 첵크아웃을 좀 늦게 하겠다면서 알아보니 1박에 5000루피가 넘는 방입니다. 나중에 남편이 이곳에서 한달간 숙박을 하게되면 얼마가 들지 문의하다보니 알게되었는데 4스타정도 되는 모양입니다. 방하나짜리는 1박에 3500+세금이랍니다.


커다란 이노바 차량을 주선해주어서 공장에 들러 작별인사를 하고 시내구경에 나섰습니다. 남편 출장 이틀동안 도로가 막힌 적이 없었는데 꽤 혼잡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어제의 그 레스토랑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요. 기사가 좀 말귀를 못 알아 듣더라고요. 대체로 모르쇠로... 전화도 늦게 받고 약속시간에 안 나타나고... 운전기사들이 대체로 곤조를 부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양고기카레를 시켜봤는데 지금까지 먹은 양고기 카레의 맛서열 두번째 정도로 맛났습니다. 남인도 커피를 즐기면서 지배인들에게 근처 아파트나 집에 대해 묻자니 갑자기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여러가지를 묻더니 알아봐준답니다. 외지에서 25년간 일하다가 고향에 돌아와 외식사업을 시작한 것이랍니다. 손님이 많이 오기에 좋겠다면서 부러워했습니다. 이틀연속으로 같은 식당을 가다보니 일하는 사람들이 저희를 알아봅니다. 웬지 단골이 될 듯한 느낌!


1. Pongala축제, 트리반드룸의 모든 여성들이 길거리에 나와서 준비해 온 제사용 먹거리 항아리를 바닥에 놓고 끓이고는 일렬로 서 있습니다. 그런 축제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 직접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키르라고 쌀푸딩같은 것을 끓입니다.

(구박사 인용)

델리 돌아가기 전에  몇군데 박물관을 돌아보고는 공항으로 갈려고 했는데..  아뿔사, 도로 양편으로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엄청난 여성 인파가 길을 막습니다. 우회도로가 미비하기에 꼼짝없이 길에 갇혔습니다. 이들의 길거리 축제가 끝나고나서는 대절 버스나 릭샤를 타고자 복잡해지자 교통은 삽시간에 마비되었습니다. 연배가 많으신 할머니들은 폭염에 힘 겨워서 그늘에서 죽치고 앉아 계시거나 바닥에 아예 누워 계십니다.

이들은 길거리 퍼포먼스를 끝내고 템플로 간다고 합니다. 종교행사도 좋습니다만, 잘못하다가는 사람 잡겠습니다.ㅎ

2. 총선 포스터가 길거리 벽을 도배하다시피 합니다.

여야 거물이 이곳에 정치 기반을 두고있습니다. 야당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후보시절 경쟁했던 샤시 타로르Shashi Tharoor, 여당은 IT 장관이 차출되었습니다. 중앙정치 거물들이 등장하고 엄청난 정치물량 공세를 펼치더라도 이곳 케랄라는 전통 사회주의(공산주의 정당)가 주도하는 지역입니다.  어느정도 사회주의인지는 직접 살면서 경험하지 않고서는 체감하기 어려울텐데요...

중앙무대의 정치 입김이 통하지 않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봉쇄령 동안, 집집마다 음식물을 날라줬다고 합니다. 학원 등 무언가 배울 때, 강사비.학원비가 매우 저렴하다고 합니다. 돈을 버는 것보다 재능기부에 더 관심이 높은 사회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평등.정의 사조가 어느정도 실현된 곳이라고 해야할지요? 부정적인 관점으로는 노조가 강해서 내세울만한 공장이 없습니다. 공장 운영하기가 쉽지않기 때문일 겁니다. 경제적으로 보자면, 상중하 계층이 고르게 분포되어있고 중산층이 갈만한 괜찮은 식당 등이 많다는게 델리와 다른 점이라고 합니다. (남편글 가져옴)

3. 박물관 지역에 갔는데 소규모의 박물관들이 여기저기 있더라고요. 그중 한곳에 들어갔는데 박제된 공룡과 인체, 동물, 조류,어류들을 많이 봤습니다. 이곳은 철새 서식지로도 유명하답니다.

트리반드룸 공항의 대합실은 한 주의 수도 공항 같지 않게 작은 편이더라고요. 그래도 기다렸다가 통로로 해서 비행기에 들어갑니다. 이번에도 만석이고 두명의 비행기표가 28000루피가 넘습니다. 요즘 비행기표가 이리 비싸서 여행도 못다니겠습니다...ㅠㅠ


비행기는 최신형인지 깨끗하고 이뻤습니다. 그리고 음식도 깔끔하게 줍니다. 에어 인디아가 타타 그룹에서 인수했다더니 눈에 띄게 서비스가 좋아졌네요. 지난번 이용했던 비스타라도 타타그룹 것이어서 서비스가 좋더라고요.

델리에서 출발할적에 먹었던 베지와 논베지 음식, 무난한 맛. 짜파티가 좀 식어서 별로였다

홀리라는 대명절을 보내고 곧이어 한국행입니다. 한국국적의 비행기표가 넘 비싸서 진작에 에어 인디아표를 구했는데요... 오늘 뜬 구글의 어느 메시지는 대한항공의 최저가 항공권 소개를 해서 마음이 아픕니다. 도대체 비행기표를 언제 구입해야 좋은 가격으로 살수 있는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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