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씨 부부는 스리랑카 여행을 다녀왔고 우리는 또다시 만남의 시간을 가지게 되어 좋았었다.
영미씨가 보내온 스리랑카의 이모저모
화요일 도착하는 날, 저녁시간이기에 새우 브리야니?(내식대로)와 미역국, 오이지피클, 잡채, 부추전등을 간단히 만들어 놓았다. 스리랑카의 라운지에서 열심히 먹고 비행기안에서도 저녁이라면서 주는 식사를 다 먹었다고 하는데도 내가 차려준 음식을 맛있다고 두그릇씩이나 비우는 사카와 상과 잘 먹어준 영미씨! 피곤도 할 것 같고 이틀 뒤에 붉은 성을 같이 보러가기로 해서 굿바이! 남편은 그날 늦게 회사에서 돌아왔었다.
그 와중에 짐 운송업체 한군데에서는 짐 보러와서는1.35랙이라는 금액을 부르고 컨테이너를 좀 작은 것을 쓰겠다고 하니 1.15랙이나 되는 금액을 부르고 있고... 그래서 그만한 돈을 인도업체에 주느니 한국업체에게 부탁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한국업체에게 연락을 하였다.
수요일은 전 한인 회장님 사모님과 점심약속이 있어서 음식이 맛있는 <빅칠>로 갔었고 식사후 몰 걷기하고 아이스크림과 커피등을 나누면서 지난 시절을 회상하였다. 나보다 십몇년연상이신데 여전히 고우시고 여성스러우시다. 곧 자녀들 만나러 미국가신다고 해서 우리가 케랄라 정착하면 놀러오시라고 전했다.
목요일은 아침 일찍부터 우리가 책임지기로 했으니 영미씨 부부가 울 집으로 와서 마디얀찰 <모글리> 레스토랑으로! 가랑비가 좀 내리는 아침이었는데 포하와 알루 파라타, 차이로 즐겁고 맛난 식사를 할수 있었다. 운전기사와 그의 손주까지 데리고 와서 같이 음식을 먹었다. 랄킬라 가는 길...
길은 막히고 비가 잔잔히 내리던 상황이어서 아가가 멀미를 하나보다... 마침내 도착한 랄킬라는 8.15기념식 준비를 위해서 당분간 출입금지라 한다. 복병이 숨어있었네... 벌써부터 입장 금지라면... 인도에 5년간 살면서도 사카와상 부부는 이곳에 한번도 못 와봤다고 하는데 다음번에 기회가 있으려나? 다행히 도요타 방계회사의 사장과 일본 방문시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고 한다. 잘 되어서 인도로 다시 나올수 있었으면 좋겠다. 같은 인도 하늘아래 있다면 서로 오고가는 것이 좀 여유로울 것 같기에...
그래서 우리는 평소엔 잘 다니지 않는 찬드니 쵸크 Chandni Chowk 순례를 나서기로 하였다. '도둑님의 거리'로 알려진 곳! 붉은 성Lal Kila 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귀한 물건들을 훔쳐나와서 이곳 저자거리에서 물물교환하거나 팔거나 했다는 유명한 거리이다. 없는 것이 없다는 유명한 시장이고 명절때만 되면 선물들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이십여년전에 다이아몬드를 싸게 살수 있다는 이웃여인네들을 따라 차를 타고 이곳 거리를 지나고 있는데 매서운 눈초리의 사람들이 차안을 응시하곤 해서 무서워서 두명의 인도 중년 여성들과 젊었던 시절의 나는 거기까지 갔다가 그냥 되돌아온 추억이 있다.
또한 절친 한국인 가족들이 귀국하게 되어 점심으로 인도 무슬림 음식점으로 유명한 <카림>에 가서 점심을 먹고 차로 돌아오는 길에 앞에 화재가 발생해서 얼른 도망가려고 하던 차에 길을 막아놓아서 거의 스템피드 상황이 되어버렸다. 두 딸들은 숨을 못 쉬겠다고 울부짖고 나도 이렇게 정신을 잃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뒤에서 밀고 앞에서는 안나가는 상황이었다... 누군가 만진다고 두 딸들은 소리 치고 있었고 나는 초인적으로 그들 뒤에 막아서면서 보호해주려고 애썼던 기억이... 약 5-10분 정도의 시간이었을텐데 영원과도 같이 느껴졌고 다음부터는 절대로 그 거리에는 눈길도 안 주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맞닥뜨린 거리는 정비가 잘 되어있고 사람들도 많이 다니지 않았다. 오전내 가랑비가 와서 그런 탓도 있었을 터... 붉고 노란 빛의 시바 사원을 지나서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시크교 구루드와라... 여기는 입장하면 마음이 평안해지기에 같이 들어가보자고 했다. 외국인들이 들어가는 곳이 따로 있었고 신발을 벗어서 놓아두고 머리를 가리는 두건을 쓴 다음 조심스레 발을 닦고 신전으로 들어갔다.
환한 분위기의 시크교도들의 신전, 어디서나 마찬가지로 홀리 북을 경배하는 사람들과 노래하는 연주가들, 사람들은 오가면서 기도를 드리거나 헌금을 하고 절을 하고... 사진은 한두장만 찍으라고 하기에 영미와 둘이 나아가서 헌금하고 절을 하고 기도를 올렸다. 마음이 평화로와진다.
그리고는 맛살라 시장등을 둘러보고자 릭샤를 타기로 했다. 우리가 탄 릭샤운전사는 달변이고 자세히 여기저기 설명을 잘 해 주었다. 나는 큰소리로 영미씨 부부에게 전달하고... 그러다가 200년이 넘었다는 차이 왈라에 들러서 차이 한잔씩 (15루피) 돌리고 바로 옆의 신발가게에서 크록스스타일 신발을 한개씩 샀다. 200루피였는데 영미가 얼른 돈을 내버렸다. 케랄라가서 신으면서 자기 생각하라고...ㅎㅎㅎ 하기사 이번에 올적에 영미씨는 겨울 신발이 편하다고 신고 왔기에 새로산 운동화를 신겨 보냈었다. 케랄라 여행 가서 한번 신었던 것이라서 새것과 다름이 없으니 준 것이었다!
여기저기 릭샤를 타고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백루피 주기로 했는데 고마워서 50루피 더주고 영미씨 운전기사는 백루피만 주었다.
기사를 기다리는 동안 길거리에 쭉 줄을 선 사람들이 무료 급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휠체어를 탄 사람을 위해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짜파티를 한아름 갖다주는 것이다. 그리고 작은 접시에는 노란 달이 들어있었는데 길거리 보도에 놓으려고 하니 3분의 1은 쏟아져버리고 그래도 거기에 짜파티를 찢어서 적셔서 먹고 있었다. 좁은 보도 블럭 위 옆으로는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있었고... 차까지 들어오니 친구인 다리 불편한 이가 달을 들고 다른쪽 보도블럭 위로 갖다 놓아주고 한 지나던 사람이 휠체어를 이동시켜 주었다...아, 참 몰라도 되는 진솔한 광경을 본 것이었다... 이렇게 사람들은 서로 돕고 살아간다!
우리는 이런저런 생각에 휩싸여 찬드니 쵸크를 벗어났고 영미씨 부부가 가고 싶어하던 <시킴하우스>로! 모모, 템뚝, 탄두리치킨, 레몬 허니 진저 워터등을 시켰고 저녁에 먹으라고 모모를 두개 포장시켰다. 역시 즐거운 사람들과 먹는 식사는 맛나고 행복하다... 그대로 헤어지기가 뭣해서 네루 공원으로 고고! 우리들의 추억이 깃든 네루공원이다. 도시락을 싸와서 같이 나눠먹고 즐거웠던 때가 어제 같은데 이제 한편은 일본으로 다른 한편은 인도 남부로 내려간다...
추억 걷기를 하다가 길 맞은 편의 <비카네왈라>로 가서 다양한 마실 것을 시키고 좀 쉬다가 집으로!!!
영미씨가 이쁜 손글씨로 나와의 만남에 감사하다는 편지를 써주었다. 그리고 2만엥도 같이 넣었다.
2월에 떠날 적에 내가 100불을 주었더니 큰 가방에 한가득 먹거리를 사왔기에 이번 스리랑카 갈적에는 잔돈으로 50불만 주었었다... 그랬는데 이렇게 돈까지 놓고 가다니... 그리고 손편지에 사랑이 넘친다...
귀국하는 날 새벽에 엄청난 비와 천둥 번개로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오후에는 날이 개여서 잘 갔다고 도착해서 연락이 왔다. 일본에서도 공기좋은 해변근처에서 살고 있으니 참 잘되었다. 덕분에 여러 구경도 하고 갈 곳도 많아서 좋구나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