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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데이트

아, 그리운 옛날이여! 그리고 보험 설계사 시험 합격

by kaychang 강연아

인도에서 같이 친하게 지냈던 두분과 강남에서의 데이트!

10년전 사진, 음악회 끝나고 한컷

5월초에 시험을 마친후 한국어 교원 공부의 방학기간이라서 어찌 보낼까 했더니만 페이스북에서 보험 설계사 과정이 눈에 띄였다. 2주 빡세게 공부하고 보험설계사 자격증 시험을 치르면 될 듯해서 신청했더니 담당자들이 가이드를 참 잘해주신다. 강의도 잘 들었고 문제를 풀면서 적당히 지식도 쌓은 듯하지만 60점만 넘으면 된다고 하는데 어떤 문제들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자꾸 틀리는 것도 있어서 아예 답안을 외우려고 반복해서 보곤 했었다.


목요일 3시에 시험을 보았는데 내가 받은 유형은 유난히 문제를 꼬아서인지 100점 목표로 앉았건만 3분의 1 이상이 아리송한 것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고 도착하자마자 좀비처럼 넉다운 되어 누워 있었다... 시험 전 내 뒤에서 기다리던 사람에게 한 담당자가 와서는 저녁 7시쯤이면 결과가 나온다고 하였는데 저녁 내내 소식이 없어서 기분이 영 다운이었다...


어제 새벽에 일어나서 안양천으로 산보를 갔다가 황토길 걷기를 하였다. 며칠동안 계속 보슬비가 내렸는데도 부분적으로만 질게 되어 있기에 제법 걸을 만 했다.


아침 9시가 되자 카톡으로 합격을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왔네!ㅎ 전날 늦게 돌아온 남편에게 아무런 얘기도 못하고 시무룩해 있었는데 힘이 불끈 솟는다. 어쨌거나 합격소식을 들으니 한국에서의 5월을 알차게 보낸 듯하여 기분이 좋다. 그런데 무슨 교육을 들어야 한다고...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온라인으로 주말 내내 들어야 하나보다. 뭐가 진행될지 잘 알려주면 계획을 세울텐데. 일단 시험에 합격이라니 한시름 놓고!


강남으로 가는 전철로 가는 길에 지인들은 벌써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오고 간다. 아니 왜 거의 한시간이나 일찍 왔을까? 하던 차에 알고보니 전날 예약을 11시 반에 못하여 11시로 했다는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 나는 워낙 피곤했던 차라 제대로 체크를 못했던 것! 예약 장소는 유명한 한식집인지 내가 늦어지는 바람에 예약을 캔슬하고 두분이 거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스리랑카의 자연과 우리들의 이야기

쏘리쏘리로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금새 우리들은 상황을 이해하고 근처의 샤부샤부점으로! 분위기도 밝고 종류도 다양하고 우리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수다 삼매경. 십년 전에 같이 스리랑카를 다녀온 터라 더욱 정이 깊은 두분이다. 정현모는 텃밭에서 직접 키운 상추를 한아름씩 돌렸고 태빈모는 에르메스 목욕제품을 선물로 가져왔다. 나는? 폴리 스카프와 누군가 선물한 귀한 녹차 그리고 아이크림과 신협에서 준 미역과 귀여운 키링을 준비했다.


우리들은 서로 인도에서의 추억을 얘기하고 각자 해외생활에서 느꼈던 여러 각도에서의 이야기를 나눴다. 한동안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과의 교류는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고 정겹게 어루만져 준다.


고마운 인연들. 내가 시간을 잘못 알아서 늦게 도착한 터라 점심을 사려 했는데 태빈모가 얼른 점심을, 이후로 정현모가 콩다방 커피를 쐈다. 6월에는 이번에 못가본 한식집에서 내가 쏘기로 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저녁을 먹지 않아도 되었지만 상추가 먹고 싶어서 한 술 떴다. 과연 가게나 수퍼에서 사먹는 상추에 비해 단 맛과 함께 친구의 정을 새삼 느낄수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의 즐거운 만남. 나는 행복합니다!


*서로 노느라 바빠서 이번엔 사진을 못남겼네요.ㅎㅎㅎ 십년전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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