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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전날

안양천변의 석양무렵

by kaychang 강연아

모처럼 문래 도서관행! 일요일인데도 도서관을 가는 착실한 사람, 나와보라고 해!ㅎㅎㅎ

내일 이사 날이어서 새벽부터 일어나 냉장고 정리와 청소를 하고 김밥을 쌌다. 짙은 녹음이 우거진 벚나무 길을 따라서 안양천변을 걸었다. 가다가 중간에 벤치에 앉아서 한가로운 일요일의 정취를 즐기면서 4개월간의 생활을 되돌아 보았다. 작고 오래된 레지던스였지만 뒷편으로 멋진 안양천이 있었다. 27년 만에 벚꽃이 피고지는 것을 보았고 장미의 화원이 색색의 장미로 눈부시던 것, 지금은 연보라와 흰 수국이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이사를 가면 제일 그리워질 것 같다...


2개의 강의를 듣고 가져간 김밥도 향기나는 차와 같이 맛있게 먹고 3번째 강의를 듣는데 앞좌석에 앉아있던 남편이 가슴을 두드린다...

아스피린 한개씩 가끔 먹자고 했건만 말을 안듣더니! 이런, 얼른 정리하고 집으로 향했다. 전에 일반 약국에서 아스피린을 사려고 두어군데 가봤으나 이윤이 안남는지 파는 곳이 없었다. 어머니께 말씀드려서 인도에서 갖다드린 아스피린 몇개를 가져온 것이 마침 있기에 집에 와서 아스피린을 주고 낮잠을 자도록 했다. 나는 남은 강의 2개를 더 듣고 마땅하게 저녁으로 할 것이 없어서 열무김치와 꽁치통조림으로 김치찌게를 만들었다. 팽이버섯을 집어넣은 것은 신의 한수, 쫄깃하니 맛있었다! 김과 김치찌게, 방금한 잡곡밥은 누가 보아도 맛있는 조합이지요!

그리고 또 옷장 정리하고 깨끗하게 청소해 놓고. 생각해보면 난 언제나 이사갈때 청소를 잘 해놓는 것 같다. 평소에는 편안하게 어지르고 살지만!


아낀다고 모아둔 비닐을 정리해서 재활용품장에 갖다놓고 해지는 안양천을 마지막으로 즐기고자 산보를 나갔다.


데크의자에 누워서 일기 쓰는 것도 참 맛이 있는 것인데..

내일부터 당장 그리워질 것 같은 아름다운 저녁 풍광이다.

아듀, 안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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