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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과 함께 온 귀한 친구

반가웠어요!

by kaychang 강연아

2025.12.4(목)서울에 첫눈 온 날인데 멀리 인도에서 친구가 찾아왔어요.


코로나 팬데믹이 맺어준 소중한 인연인 영미씨! 작년 재작년 오고 가는 길이 엇갈려서 거의 이년만에 델리가 아니라 서울서 상봉했습니다. 마침 첫 함박눈이 친구를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요즘 MZ세대들이 열광한다는 할머니 패션, 따뜻하고 저렴해서 막입기 좋다. 누군가 김장 조끼라고 하더라.ㅎ

소박한 우리 오피스텔 원룸에 들어온 최초의 지인이기도 하구요, 워낙 바쁜 일정에 인기가 많다보니 반나절 짧은 시간동안 우리 부부의 서울생활을 공유하면서 델리.구르가운의 추억을 소환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내년 초, 사카와 상이 델리 근무를 마치고 일본으로 복귀한답니다. 저는 인도로 돌아가면 인도 전역을 여행하면서 재미있게 보내라고 얘기했습니다. 저녁 약속이 있다해서 배웅하려고 나간 참에 우리는 첫눈이 살살 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귀한 손님인 것 맞지요? 하늘도 우리의 만남을 축하한다고 생각했는데 한,두어시간 뒤 바깥이 깜깜해졌어요. 천둥, 번개와 함께하는 함박눈은 최초인 것 같아요. 삽시간에 눈님이 온 산과 거리를 뒤덮고 있잖아요? 얼른 옥상으로 올라가니 장관이 펼쳐집니다.

창밖으론 보름달이 휘엉청하고 눈 길에 미끄러지지 말라고 지자체에서 불을 많이 밝혔다.

작년 남산에 가서 첫눈을 맞이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귀가길, 버스를 한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결국에는 포기하고 걸어서 내려오던 그래서 아주 강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작년 첫눈이 내렸던 날! 올해도 영미와 함께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겁니다.


델리에 살 적에 시간만 맞으면 저희 부부와 함께 시내구경과 먹거리 투어를 했는데 이번에도 종로-청계천-을지로-성수동 루트를 함께 했습니다. 그래봤자 전철타러 다니느라 무릎이 안좋은 그녀와 복숭아뼈 밑이 시원찮은 내가 쫌 힘들었지만 그래도 도심지의 성탄 분위기를 같이 느낄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평상시에는 우리 집 앞뒤의 산들을 다니느라 그리고 요즘은 복지원에서 여러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느라 연말의 기분을 느끼지 못했거든요. 곳곳에 전날 내린 눈과 함께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성탄과 연말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차밍댄스와 태극권을 시작했다.

다음 날 영미를 만나러 종각으로! 요즘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무인텔입니다. 종로에 이런 깔끔한 일인용 숙박시설이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서울시내 도처에 유사한 무인텔이 자리잡고 있다고 하는데 나홀로 여행객이나 출장자들에겐 아주 유용하겠습니다.


점심은 이른 부페를 먹기로 예약을 해둔 터! 남편이 좋아하는 구이동 애쉴리 퀸즈는 평소와 달리 사람이 드믄드믄 했습니다. 물론 좀 있으니 예전처럼 붐볐지만서도... 코너의 넓고 좋은 자리를 주어서 우리 셋은 다양한 음식을 맛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100분이라는 제한이 있어서 아쉬움을 갖고 나왔습니다.

델리에서 접하지 못하는 홍합탕, 멍게비빔밥,10여 종류의 스시, 위생적인 샐러드, 한국식 특유의 고기.야채 반찬들이 입맛을 돋굽니다. 근데 냉동망고가 아쉽습니다.ㅎ 역시 망고는 인도만한 데가 없습니다. 맛있고 다양하고 저렴하고... 한국이니 한국의 감이나 사과, 귤, 포도등이 나왔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냉동 망고스틴이 있었습니다!

빈 접시가 나오면 자리에서 벨을 누르면 로봇이 달려옵니다. 빈접시를 셀프로 옮겨치우면 끝~ 매년 로봇의 상용화가 늘어남을 보고 있습니다. 직업이나 알바가 필요한 요즘 젊은이들 해외 인력 뿐 아니라 로봇과도 경쟁을 해야하니 참 어려운 상황입니다.

참 애쉴리에 도착하기전 올리브 영에 들러서 화장품 구입을 했는데 내가 분명히 카카오페이에서 할인 소식을 들었는데 직원이 온라인 구입만 4000원 할인된다고 해서 그냥사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구입하면서 샘플로 주는 것들이 너무 약소해서 결국 취소를 했습니다. 10만원이 넘는 소비를 하면 백화점에서도 엄청난 샘플을 주고 장우산 같은 것도 주고 하던데 이곳은 소비자의 기분을 좋게하는 것을 잘 못하더라고요. 영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화장품 사주고 싶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찬찬히 찾아보니 기프트 카드로 4퍼센트 할인이 되더라고요. 기프트 카드? 전 잘 모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면 좋았을텐데 그냥 온라인 구입만 된다니 전 처음으로 올리브영에서 화장품 구입하려니 여직원에게 들어가면서 카카오페이에 대해 물어봤거든요... 사람들도 없었는데 찬찬히 가르쳐주면 나중에 고객이 될수도 있을 터인데 너무 나빴어요. 새삼 평소 키오스크에서 헤매고 있으면 알려주던 젊은이들이 고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애쉴리를 나와서 눈을 밟으며 젊음의 성지, 성수동으로! 젊은이들의 열기를 만끽했습니다.

영미는 오후에 일본 친구와의 약속이 있는데 저는 어머니 댁에 가봐야 할 것 같아서 전철을 타고 오다가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1월에 일본 귀국하면 우리가 일본으로 놀러가던지 영미네 부부가 서울로 놀러오면 될 것 같습니다. 웬지 더 가깝게 느껴지니 좋습니다.

사실 새벽 6시 40분에 준비를 해서 어머니 댁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계속 안오는 거에요. 어떤 버스를 타고 환승하려고 했는데 목동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고 그버스를 내려서 또 뭔가를 탔는데 반대편에서 타라 하셔서 반대편에서 익숙한 번호의 버스를 타다보니 집방향인 것!아침 귀한 시간에 30분 이상을 버스 3대를 갈아타면서 헤매다보니 그냥 집으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영미보러 출발을 했지요. 하도 맘을 졸이고 빙판길에 다리에 힘을 주다보니 복사뼈 밑도 아프고 그랬는데 영미를 만나다 보니 아픈 것은 사라졌지요.


어머니께서 감기에 걸리셨다니 배추국이라도 시원하게 끓여드릴려고 알배기배추 2포기 사서 들렀더니 주무시더라고요. 배추된장국에 배추전 해놓고 다음날 오겠다고 하니 감기 옮길까봐 오지 말라는...

이번 주에 꼬막을 신청해서 배달되는 것을 기다리다가 늦게 왔더니만, 이번엔 꼬막도 싫으시대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 저희가 꼬막 비빔밥 맛있게 먹었습니다. 가져가려던 우거지로 된장국을 끓이고 상추와 깻잎넣은 꼬막 비빔밥! 연근 조림까지 해서 맛있는 아침을 먹었습니다.


영미는 오늘 아침 일찍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저에게 산타처럼 정성이 가득한 선물 한보따리를 남기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사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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