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템플 스테이

순천 조계산 선암사 1박 2일

by kaychang 강연아

전라남도 순천의 선암사에서 우리 부부의 결혼 기념일을 보내고자 하였다. 마침 아들의 휴가로 같이 지내게 되어 남편이 템플스테이를 신청한 것인데 워낙 송광사라는 잘 알려진 곳에 가려했으나 우리가 가려고 했던 날에 템플 스테이가 없어서 근처의 선암사로 정했다.

알고보니 신라시대에 창건된 고찰이다. 태고종의 본산이기도 하고... 무척 규모가 크고 넓었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문화유적에 등재되었다.


새벽부터 나와서 KTX를 타고 순천역에 도착, 구글로 찾은 역전 맛집으로! 흥덕식당이라고 하는데 그냥 정식을 시켰는데 한상이 나왔다. 반찬이 모두 다 맛이 있었다. 너무 맛이 있어서 반찬도 더 시키고 밥도 더 시켜서 먹고 하다보니 버스를 놓쳤다! 조기 찌게가 시원했고 게장의 간이 슴슴하니 맛있었다. 가자미찜도 좋았는데 이것은 리필이 안되었다ㅡ대체로 간이 약간 센 편이었지만 밥도둑이었다!

다음 버스는 한시간 40분 후에 오는데... 그래서 택시를 타고 선암사로! 전라도 지역에서 포항 출신 기사가 모는 택시를 타기가 하늘의 별따기? 가는 내내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다. 포항 제철소에서 근무하시다가 광양 제철소로 내려와서 정년후 개인 택시를 몬다고... 살다보니 정들어서 순천에 눌러 앉으셨다고 하셨다.

천천히 둘러보면서 20-30여분간 올라오다보니 선암사 일주문이 나온다. 고색이 창연하다... 템플스테이 담당자를 만나니 고무신과 편한 복장을 주면서 옷 갈아입고 4시반까지 휴식이란다. 아담한 방에 세명이 커피 한잔씩 마시면서 쉬었다.

그런데 큰 충격적인 일을 만났다. 화장실을 찾다가 한글로 뒷ㅅ간라고 되어 있기에 들어갔더니 입구가 터진 칸칸이 안에 옛날식 네모난 구멍이 나있었다. 약 10미터쯤 밑에는 휴지도 많이 너브러져 있었고 쌀겨 같은 것으로 뿌려놓아 냄새는 하나도 나지 않았지만... 아, 여기서 떨어지면 어쩌나? 핸드폰을 떨구면 어쩌나? 하는 요상한 생각이 나면서 다리가 사실 후들거렸다. 일어서면 저쪽 편의 남자칸도 다 보였다... 남편에게도 알려줘서 다녀왔는데 아들은? 어디에? 빠졌나? 한참만에 나타나는데 아래쪽에서 올라왔다. 아니? 입구가 또 있나? 했더니 바로 밑에 신식 화장실이 있는 것이었다.ㅎㅎㅎ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밤에 어떻게 화장실 이용하나? 고민중이었는데 단박에 고민해결!ㅎ

하늘이 예술이다. 헬싱키의 하늘과 비견될 정도의 짙푸름을 간직하고 있다
누운 와송앞에 소원을 비는 작은 종이 있다. 동전으로 쳐서 작은 울림이 큰 울림이 될수 있게 기도를 한다.

오후에는 템플스테이 담당자께서 절 예절에 대해 강의를 하셨다. 많이 배웠다. 예불 드릴때와 식사할 때의 오가는 예절 등을 배웠다.

저녁은 여러가지 나물과 두부조림과 국, 샤인 머스켓 포도와 단술! 모든 반찬이 다 맛있었다. 간도 슴슴하니 심지어 밥도 잘되었다. 5시에 저녁을 먹고 절간돌기를 하였는데 네모난 구역마다 여러가지 이름의 크고 작은 절들이 산재하였다. 방으로 돌아와서 핸드폰 삼매경...

다음날 새벽 3시경 종이 울렸다. 남편은 새벽 예불에 참여한다고 옷을 입고 나서고 나는 잠시 누워 있다가 목욕하러 나갔다. 하늘에 별도 많고... 그런데 달이 안 보인다. 외부에 있는 목욕간은 항시 따뜻한 물이 나오니 샤워 하기에 좋다. 샴푸는 없어도 바디 워시가 있고 비누가 있어서 금방 샤워를 마칠수 있었다. 그리고 어두움이 가득한 사찰 경내를 잠시 걸어 보았다. 고무신을 신은 터라 잔뜩 돌이 깔려진 길이 울퉁불퉁하여 많이 걸을 수가 없었다. 다시 돌아와서 누워서 잠을 청했다.

새벽을 여는 스님들의 예불과 공양바치기, 청소하기등

아침은 6시에 맛있는 절음식, 맘껏 먹었다. 식사후 절 주위를 또 돌아보았다. 그리고 9시에는 차를 음미하는 시간이었다. 템플스테이 교장스님께서 야생차, 작설차를 세 번 주셨는데 차가 순하고 맛이 있었다. 인도의 강한 티맛에 익숙해져 있던 나의 입맛이 순화되는 느낌! 나중에 사려고 여쭤보니 50그램에 13만원라 하여 오메 기죽어! 했다.

자기 소개를 하는데 바로 옆에 계신 가족은 남편이 인도에 있고 중 2인 딸과 부인은 광주에 있다고 하여서 이런 인연이 다있는가 하면서 반가워했다. 스님은 태고종에 대한 이야기도 쉽게 부드럽게 얘기해주셔서 대처승에 대해 별로 좋지 않았던 내 고정관념을 없애 주셨다. 선암사는 티벳 일본 태국으로 대표되는 대승불교의 뜻을 잇는 조계산에 위치한 한국 불교 태고종의 총 본산이다.


다른 한 부부는 벌써 3번째 이곳 템플스테이를 한다면서 서울 근교에서 오셨다고 하였고 두 아가씨는 대학교 4학년 졸업을 앞두고 있고 사회 초년생이었다.


한시간 쯤 예상했는데 의외로 말씀이 길어져서 1시간 반의 말씀과 다도가 이어졌고 끝나고 우리 가족과 인도 인연의 가족은 대웅전을 가운데로 왼편 위로 올라가서 고색창연한 절을 보고 내려왔다.

11시 반에는 점심이었다.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기도 한 12월 22일은 동지여서 팥죽이 나왔다. 그런데 옆에 비빔밥 꾸미도 있기에 욕심부려서 둘다 가지고 왔다. 나물이 어찌 그리 맛있는지? 해조류 무침도 그렇고 모든 반찬들이 썸즈 업! 남편이 팥죽 먹고파 했는데 원없이 많이 먹게 되어 잘되었다. 아들은 팥죽이 싫다고 밥과 반찬을 조금.

이제는 우리가 퇴실할 시간. 1박 2일간 신었던 고무신을 씻어놓고 이불 정리하고 방도 물휴지로 닦아 놓고 옷도 벗어서 템플스테이 하는 곳으로 가져다 놓았고 마침 교장 스님께서 나오셔서 인사를 드리고 우리는 버스 타러 고고! 가는 길에 유명한 승선교 위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편백 나무 숲에 앉아서 잠시 쉬기도 하면서 1시 15분에 오는 1번 버스를 타고 순천역으로! 계속 피곤에 절어서 꾸벅꾸벅 졸았다. 워낙 여수에 가려고 계획했으나 넘 피곤하기에 여수로 가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서울행 예약!

아들이 스타벅스 2만원 권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탔다고 한턱 낸다고 하여 600미터 걸어서 이마트안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블루베리 치즈케익과 커피로 간식을 먹고 이마트의 빵과 양념 치킨, 바나나우유등을 사서 다시 역으로!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다.


인도에서도 명상을 배우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한 바 절에 오면 가르침을 배울수 있을까 기대를 했는데 그런 측면에선 이룬 바가 없다. 하지만 속세의 여러 시끄러움을 멀리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여유롭게 보낸 경험이 나중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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